브랜드에 대한 마케팅과 제품 자체에 대한 마케팅… 어떤 전략이 더 좋을까?
회사에서 차로 퇴근하다보면 판교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올라갈 때 양재 IC를 지날 때 보이는 옥외배너광고들이 몇개 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양재 IC를 지날 때 부산에서 서울 방향으로 가는 쪽에서 보면 왼쪽으로 삼성전자 광고가, 오른쪽으로는 LG전자 광고가 보인다. 왼쪽의 삼성전자 옥외배너광고에는 삼성 갤럭시라고 쓰여있고 오른쪽의 LG전자 옥외광고에는 LG G3라고 쓰여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라는 스마트폰의 브랜드를 광고하고 있고 LG전자는 G3라는 스마트폰 자체를 광고하고 있는 것이다.
광고의 관점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서 생각이 다를 수가 있다. 제품 자체에 중점을 두고 마케팅을 한다면 LG전자의 광고처럼 제품 자체의 모델명에 광고 포인트가 다 가는 것이 옳을 수 있다. 하지만 제품 자체보다 브랜드를 통해서 제품에 대한 포괄적인 마케팅을 원한다면 삼성전자의 광고처럼 브랜드를 계속 알리는 광고가 옳지 않을까 싶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 시리즈 뿐만이 아니라 갤럭시 탭, 갤럭시 노트 등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의 고유 브랜드로 갤럭시를 지속적으로 밀고 있으며 한국 시장 뿐만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갤럭시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지고 덩달아서 제품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LG전자는 확실히 옵티머스 G 이후로 G pro, G2, G3 등 옵티머스가 아닌 G 시리즈들의 성과가 좋다. 그래서 G 시리즈의 최신 버전인 G3를 저렇게 전면에 내세우고 광고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저렇게 G3만을 내세우게 되면 나중에 G4가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G3 광고들을 모두 내리고 G4로 바꿔야 할까? 만약에 LG G3 옥외 광고판이 저거 하나라면 모를까 여러개가 된다면 교체비용도 만만치 않을 듯 싶다. 국내 스마트폰의 신제품 출시 주기를 고려한다면 적어도 6 ~ 8개월에 한번씩 교체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제품 자체의 마케팅에는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긴 안목으로 봤을 때에는 그닥 좋은 방법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미국의 이름있는 IT 업계들의 CF 방식을 보면 제품 자체에 대한 CF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제품의 브랜드 향상에 관한 CF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많이 하는 것을 보게 된다(물론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그렇다). 애플이나 MS, 구글과 같은 회사들은 회사의 이미지, 그리고 제품 브랜드의 이미지에 대한 광고가 더 인기가 높다는 생각이 든다. 삼성도 기업의 이미지, 제품 브랜드의 이미지 향상을 위한 광고 전략을 많이 사용한다. 덕분에 적어도 삼성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삼성에 대한 이미지는 좋게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뒤로 한 채 말이지. 제품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브랜드 가치 향상에 중점을 두는 전략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LG전자의 LG G3 옥외 광고를 보면서 G3가 아닌 그냥 G series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LG가 스마트폰의 브랜드에서 옵티머스 브랜드를 밀다가 그냥 G 시리즈로 브랜드 이름을 바꿨으면 그것에 맞춰서 지속적으로 꾸준히 브랜드를 밀고 나가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G pro, G2, G3, G 패드 등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LG는 G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스마트 디바이스 브랜드로 밀고 나갈 생각인거 같은데 그렇다면 그것에 맞는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옥외 광고도 그것에 맞춰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분명 제품 자체를 위한 마케팅도 필요하다. 이번에 삼성전자는 갤럭시 알파, 갤럭시 노트 4, 갤럭시 노트 4 엣지 등 다양한 신상품을 출시했다. 그와 동시에 제룸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반에는 갤럭시라는 삼성전자의 스마트 디바이스 브랜드 전략이 그 밑에 깔려있고 그 위에 제품에 대한 마케팅이 함께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LG 전자 역시 G3가 잘 나가고 있다면 이것을 계기로 G 시리즈에 대한 브랜드 전략을 확실히 세우고 그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그 위에 제품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LG G3 옥외 광고를 지나가다 보면 아프리카 TV 옥외 광고도 보인다. 아프리카 TV는 그 자체가 브랜드다. 만약 LG전자와 같은 전략으로 아프리카 TV 광고를 만든다면 저렇게 아프리카 TV라고 쓰지 않을 것이다. 아프리카 TV의 BJ 누구.. 이런 식의 광고가 나가지 않을까? 하지만 아프리카 TV를 저렇게 노출시킴으로 그 안의 BJ들도 함께 자연스럽에 마케팅이 되는 것이다. 저 광고판을 보고 모바일이나 PC를 통해서 아프리카 TV에 접속을 하면 그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방송을 보게 될 것이고 그것은 곧 BJ들에게도 마케팅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 마케터도 아니고 마케팅 전문가도 아니고 개발자이자 기술기획을 하는 사람이지만 늘 지나가면서 보다가 왠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리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