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잡이좋소#17] 사람의 가치를 중시하고, 모두를 진심으로 대하는 ‘인크루트’
“오피스N 굿잡이 좋은 회사를 소개시켜 드립니다.” 열일곱 번째 이야기_인크루트
좋은 회사를 탐방하고 연구하길 좋아하는 우리들, 지난주 역시 누군가에게 제보를 받고 HR 전문 기업 인크루트에 방문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인크루트 담당자에게 연락을 하고 방문했더니, 직원들이 회사 로비에 모두 모여 있었다.
난 우리를 반기러 나온 줄 알고 잠깐 감동했는데, 그들은 우리한테 전.혀. 관심이 없었다. 유일하게 우리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는 담당자에게 물으니 ‘지금은 사무실 올림픽 중’이라고 하더라. 수박씨 많이 뱉기, 입으로 숟가락 물고 탁구공 옮기기, 인간 줄 만들기 등, 마치 대학교 MT 현장을 방불케하는 게임에 구성원 모두가 집중하고 있었다.
최근 대한민국 취준생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던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친하루’ 등 감동 영상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가 아는 인크루트의 이미지는 뭔가 잔잔하고 고요한 것이었는데 반전이었다.
반전매력 가득한 인크루트 구성원들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몇 컷 찍어댔는데, 이 역시 게임에 열중하느라 아무도 신경을 안 썼다. 관심이 고파지는 순간이었다. 당황스러웠지만 특종을 건진 기자의 마음이랄까, 반전을 겪으니 더욱 신이나 아예 자리를 잡고 인크루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따뜻하고 잔잔한 이미지 뒤에 발랄하고 열정적인, 그리고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인크루트의 반전 있는 회사 이야기다.
재미있는 일터, ‘잼터’
앞에서 말했듯이 유일하게 우리의 존재를 인지해주셨던 담당자에게 요청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우리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방금 본 그 광경이 어쩌다 오늘 처음 벌어진 것인지, 아님 오늘이 아닌 다른 날에도 이런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였다. 대답은 간단했다. “네, 종종 해요.”
지난 2014년, 인크루트가 ‘재미있는 일터 만들기’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발단이다. 인크루트 특성상 도시락을 싸오는 멤버가 많다보니 테라스를 이용해 상추를 심고 수확해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상추데이’를 만들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반응이 좋아 11가지 잼터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 재미있는 일터, ‘잼터경영’의 탄생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들이 추구하는 ‘재미있는 일터’란 단순히 하루를 재미있게 보내다가 퇴근하는 회사가 아니다. 구성원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격려와 협력을 바탕으로, 일하는 재미를 느끼는 곳이다. 단지 말로만 ‘재미있는 회사’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정말 구성원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까 모두 끝없이 고민에 빠진다고 한다. 하지만 업무를 제쳐두고 전 직원이 이 고민에만 매달릴 수는 없으니 ‘잼잼이’라는 TF팀을 만들어 놓았다.
2014년부터 시작된 그들의 활약으로 신입직원 환영회, 로또빙고, 직원캠핑, 전사마라톤참가, 호프데이, CEO Lunch Box Day(대표님과의 점심식사), 풍선 멀리 보내기, 계동 올림픽, 단체경기관람, 간식이나 도시락을 나눠주는 기빙데이, 사무실올림픽 등 11개의 재미있는 운영프로그램이 탄생했다.
때마침 우리가 방문한 날이 사무실 올림픽과 기빙데이 제도를 시행하는 날이라서 그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사실 많은 회사들을 접하면서 ‘정말 저런 제도를 시행 할까? 일이 바쁘다보니 만들어만 놓고 안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종종 품었는데, 인크루트는 실제로 TF팀까지 꾸려 그 제도들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다.
좋은 직장 문화 전도사(?)로서 우리가 목격한 잼잼이들의 노력은 더할 나위 없이 우리를 뿌듯하게 했다. 참고로 그 날 기빙데이를 맞아 직원들에게 나눠준 인크루트보틀을 몇 병 챙겨온 사실도 굉장히 뿌듯하다.
이름과 의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다. 그 중에서도 위의 구간은 온갖 칼럼, 에세이, 심지어 방송에서까지 각종 상황 묘사를 위해 수도 없이 활용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나는 쓰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인크루트의 ‘이 문화’를 설명하기에 이보다 적절한 인용은 없을 것 같아 뻔함과 식상함을 무릅쓰고 가져와봤다. 시의 내용처럼 인크루트 식구들은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보다 뜻 깊고 소중한 것으로 만드는 독특한 취미가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취준생들의 취업선배를 표방하는 ‘김공채’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가상이지만 상황설정, 성격부여를 해준 것도 모자라 그 이름으로 블로그까지 운영 중이다. ‘김공채’라는 직설적인 이름 덕분에 취준생들이 방문을 안 하고는 못 견디는 파워블로그로 발전했다고.
인크루트 구성원들은 회의실에도 이름을 지었다. 각 회의실에 정직, 열정, 고객중심, 혁신, 일과사람연결 등의 이름을 붙여놓고 각 방에서 회의할 때마다 ‘일과 사람을 연결해서 이롭게 한다’는 비전과 ‘정직, 열정, 고객중심, 혁신’이라는 핵심가치를 마음에 되새기곤 한다.
인크루트 구성원들의 의미부여와 이름에 대한 집착은 무생물 및 사물에서 그치지 않는다. ‘대리님, 과장님’ 등의 직급 대신 ‘OO님’이라고 꼬박꼬박 이름을 불러 구성원들 사이의 친근감을 높이고 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냥 그런 존재가 아니라 하나, 하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들로 여겨 이름을 불러주는 인크루트 구성원들. 그들의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가 괜히 생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문화 덕분에 그들 스스로도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는 게 아닐까.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
예전에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법한 규모가 꽤 큰 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회사 자체가 크고 사업체도 여러 군데로 나뉘어 있어서 다른 사업체 사람들과의 연대감 같은 건 크게 없었고, 한 건물에 근무하더라도 같은 팀이 아니면 교류가 거의 없는 편이었다.
한 번은 각 사업체 사람들이 중간 지점에 모여 회식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도 정말 뻘쭘한 시간이었다. 처음에 만나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나눈 후 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고, 그나마 대부분의 구성원들을 알고 있는 부장님 한 분이 2차를 가자고 제안하자 다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빠져나와 결국 우리 팀원들끼리 맥주 한 잔을 더 하고 헤어졌던 기억이 있다. 그 회식을 마지막으로 그 때 만났던 사람들을 볼 일도 없었고, 이제와 생각해보니 아직까지 그들의 이름도 모른다.
회사 측에서는 종종 회식이나 단합대회 등의 이유로 다른 팀과의 교류를 추진하긴 했지만, 그 자리에서 역시 같은 팀끼리 뭉치는 게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모두가 ‘딱히 다른 팀의 구성원들과 친해질 만 한 명분’이 없었다.
인크루트의 경우, 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하기 때문에 다른 업종보다 더더욱 다른 부서 사람들과 마주칠 일도 없고 당연히 친분을 쌓기도 어렵다. 그래서 인크루트는 ‘학습조’라는 명분을 만들어 각자 다른 일을 하는 구성원들이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학습의 기회까지 제공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학습조는 인크루트에 있는 총 5개의 본부 중 2개 이상의 본부 구성원들이 합심해 만드는 스터디그룹으로, 5개월 동안 조원들이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공부를 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경영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내는 방식이다. 각 학습조가 낸 아이디어가 모아지면 경연대회로 이어지고, 여기서 1등을 하면 100만원을 현금으로 주는 이벤트까지 연다.
처음엔 서먹하고 어색하던 조원들도 함께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같은 목표를 위해 공부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친분도 쌓이고 다른 부서의 업무 및 고충을 이해할 수도 있다고 한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인크루트 식구들. ‘학습조’라는 운영체 안에서 배움도 얻고 함께 일하는 이들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있으니, 이제 본인과 회사 전체의 성장을 기다릴 일만 남았다.
사람이 있는 기업
인크루트 사무실을 방문한 지 한 네 시간쯤 지났나, 그제야 담당자와의 이야기가 끝났다. 줄곧 이야기만 한 것은 아니고 이야기를 듣다가 보여줄 만 한 증거(?)가 있으면 자리를 옮기고, 또 한창 진행 중이던 사무실올림픽도 중간 중간 구경하다보니 반나절이 지났다.
회사로 복귀하는 길, 담당자와의 이야기를 곱씹어보니 인크루트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었다. 사람을 즐겁게 하는 일, 사람을 만나게 하는 일, 사람을 성장하게 하는 일, 사람을 의미 있게 하는 일들로 그 속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이 하는 일과 굉장히 닮아 있었다. 한 사람의 본질적인 의미를 찾아주고, 그 속에서 찾은 장점으로 사람과 기업을 연결해주는 서비스.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결코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인크루트를 방문하기 전 내가 알고 있던 이미지인 따뜻함과 잔잔함은 인크루트 구성원들이 서로를 대할 때 보여졌고, 그들이 내게 보여주었던 활발하고 열정적인 모습은 다함께 힘을 내고 의지를 다질 때 나타났다.
때에 따라 가장 적절한 모습으로, 하지만 항상 진정성 있는 따뜻한 모습으로 모든 사람을 대하는 인크루트, 좋은 회사로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