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잡이좋소#19] 새로이 움트는 세상을 만드는, 특별한 사람들 ‘움트’
“오피스N 굿잡이 좋은 회사를 소개시켜 드립니다.” 열아홉 번째 이야기_움트
어릴 적 모 체험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출근할 때마다 왠지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묘한 감정이 들곤 했다.
그 체험관은 ‘달공장’이라는 콘셉트로 운영 중이었고, 그 콘셉트에 맞게 공장과 우주가 결합된 느낌으로 꾸며져 있었다. 우주에도, 공장에도, 크게 관심이 없던 나였지만 그 곳에 있을 때면 내가 정말 우주인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특히 별다른 마감처리 없이, 3층 높이까지 솟아있는 천장을 볼 때면 노출배관에 정말 달나라 토끼가 걸터 앉아있을 수도 있다는 상상까지 했다.
동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남아있지 않은, 지극히 현실주의자인 내가 저런 터무니없는 상상을 한 게 사실 근거 없는 행동은 아니었다. 천장의 높이가 30cm씩 높아질 때마다 창의력도 2배씩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듯이, 난 높은 천장 아래서 평소보다 수십배 이상의 창의력을 발휘했던 것. 덕분에 더 나이가 든 지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억지스러우면서도, 흘려들으면 그럴 듯한, ‘천장이 낮아서’라는 핑계를 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얼토당토않은 핑계가 통하지 않는 곳이 있다.
구성원들의 창의력을 위해 과감히 천장 벽을 없애고, 기존 높이에서 29cm나 높아진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곳,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전문기업 움트다.
움트의 특이한 점은 높은 천장뿐만이 아니다. ‘새로이 움트는 세상을 만들자’라는 뜻으로 만든 회사 이름 움트, 그 이름처럼 움트는 전에 없던 제약화장품 시장을 개척하고, 회사 운영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사무실 인테리어 부분에서도, 그리고 직원들과의 관계에서도, 평범함을 거부하고 변화와 독특함을 추구하는 움트의 독창적인 회사 이야기다.
책, 그리고 모든 것
대학교 2~3학년 재학 시절, 교내 공모전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었다. 2년 여간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많은 공모전에 참여하고, 소소하게 상도 몇 번 받으며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가 가입했던 공모전 동아리의 주요 활동은 ‘공모전’ 외에 또 있었다. 바로 ‘노는 것’이었다. 술도 마시고(이게 대부분이었다), 운동장에서 팀을 나눠 게임도 했으며, 어느 날은 갑자기 을왕리로 번개 MT를 떠나기도 했다. 만약 그 때 우리 공모전 동아리가 말 그대로 주야장천 공모전을 위해 만나고, 공모전 수상 방법만을 생각하고, 그와 관련된 것들만 목표로 했다면, 아마 나는 2년은커녕 2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동아리에서 탈퇴했을 것이다.
모든 모임이 그렇듯 아주 가끔의 일탈은 그 모임의 목적을 보다 뚜렷하게 해주며,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촉매제의 역할을 한다. 난 개인적으로 공동의 목표는 뚜렷하지만, 가끔 일탈을 즐기는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움트에도 내가 좋아하는 류의 모임이 있다. 바로 사내 독서 모임 ‘생각중’.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석으로 이루어지는 이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참석자가 모두 같은 도서를 읽고 자기 생각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생각중’은 오로지 책만 생각하는 모임이 아니라, 가끔은 볼링장에서 대회를 열거나 치맥을 사들고 야구 관람에 나서기도 하는, 액티비티한 모임이다. 이것이야말로 독서 모임 ‘생각중’이 많은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노하우가 아닐까 싶다.
만약 ‘생각중’이라는 이름 대신 독서 모임, 독서 토론 동호회 등의 이름을 붙였다면 매력이 덜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책뿐만 아니라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생각하는 모임 ‘생각중’, 이름 참 좋다.
퍼스널브랜딩
내 이름은 이윤진이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 사원, 이 대리, 이 매니저, 이 팀장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려왔다. 이직을 하거나 진급을 할 때마다 나를 부르는 말은 바뀌었고 그럴 때마다 내 이름이, 이전의 내 모습이 사라지는 것 같아 썩 달갑지만은 않았다. 내 기분 탓만은 아니었다. 외부에서 누군가를 만날 때, 그들은 나를 ‘OO의 직원’, ‘OO에서 XX일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기억할 뿐이었다. 내가 일을 잘 해서 외부적으로 성과를 내거나 인정받을 일이 생겼을 때에도, 결국 그들은 나를 모르니 모든 공은 회사로 돌아가기 마련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움트 신남철 대표님의 “가치 있는 직원이 가치 있는 회사를 만든다. 단순한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우리 직원들이 비춰지기보다는, 한 개인으로 존중받고 빛났으면 한다”는 말이 더욱 감명 깊게 다가온다.
신 대표는 그가 말한 것처럼 직원들의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쓰고 있다. 바로 위의 단락에서 이야기한 독서모임 ‘생각중’도 직원들의 역량과 개인성장을 위해 고민하던 신 대표로부터 나온 아이디어다.
뿐만 아니라 신 대표는 구성원들이 하고 싶어 하는 공부는 무조건 하게 해 준다. 읽고 싶은 책, 듣고 싶은 강의, 보고 싶은 시험에 관해서는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고, 그 지원으로 인해 직원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면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다고.
외부에 나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 “움트의 00씨는 정말 일을 잘 해”, “그 직원한테는 정말 잘해줘야 돼” 등, 회사전체가 아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인정받는 모습이 좋아 신 대표는 직원들의 성장을 더욱 장려하곤 한다. 단순히 김 대리, 박 과장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이름으로써 본인을 알리고,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움트에는 대단한 인재들이 많은 듯하다.
나누는 것의 행복
고등학교 2학년 때인가, 담임선생님의 주도로 한 달에 1,000원씩 유니세프에 기부한 적이 있었다. 당시 선생님이 워낙에 학생들과 어떠한 활동을 하는 것을 즐기는 편(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서민정과 비슷한 느낌)이었고, 나를 포함한 반 친구들은 큰돈도 아닌 겨우 1,000원이었기에 선뜻 기부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솔직히 첨에 기부를 시작할 때, ‘대학 진학 시 자기소개서에 쓸 수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혹했던 친구들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런데 1년의 기부가 끝나갈 때쯤, 우리는 하나같이 기부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었고, 추후 자발적으로 계속해서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가 후원을 했던 아프리카의 아이들로부터 종종 오는 편지, 직접 그린 그림, 그리고 자신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왜 얻는 것 없이 후원과 기부를 하는 지’ 깨달을 수 있었다. 물질적으로 내게 돌아오는 것은 없지만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줌으로써 발생하는 감정적 교류들은 감히 내가 기부하는 금액으로는 살 수 없는, 대단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움트 신 대표는 이런 뿌듯함과 따뜻함을 본인뿐만 아니라 움트의 구성원들이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러한 환경과 문화를 만들었다.
움트 구성원들은 입사 시기부터 본인 명의의 ‘후원통장’이 하나씩 생기는데,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한 달에 만 원씩, 동티모르 아이들에게 기부를 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기부하는 금액은 만원이지만 그 중 50%는 회사 차원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구성원들이 기부하는 돈은 5,000원이다. 구성원들은 한 끼 밥값도 안 되는 적은 돈으로, 보람과 남을 돕는 일에서 나오는 행복을 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움트 식구들은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장애 아동 및 상황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생활 물품을 기부함으로써, 아이들이 보다 따뜻하고 안전한 곳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이것으로도 모자라 신 대표는 종종 동티모르로 봉사활동을 다녀오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부, 후원 등을 통해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직접 실천에 옮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혹은 생각에 그치고 만다.
이런 사람들에게 신 대표는 말한다.
“많은 이들이 내가 모양새를 갖추고 회사가 커졌을 때, 어느 정도 조건이 되면 기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지금도 우리는 충분히 기부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새로이 움트는 세상을 만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특이하고 특별한 이로 기억되고 싶어 하고, 1%의 천재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모두가 마음으로, 머리로 생각만 할 뿐, 독특함과 변화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평범한 일상은 이미 우리에게 ‘안락함’이 되어버렸고, 섣불리 추구하는 변화는 그 안락함에 돌을 던져버리는 위험한 행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움트는 위험을 무릅쓰고, 기어코 변화에 도전했다. 그들은 자칫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는 천장을 뚫어 창의력을 높였고, 독서모임이지만 무조건 책 읽기만을 고집하지도 않았다. 또 회사의 대표임에도 회사를 내세우기보다는 과감히 구성원들을 앞세웠으며, 완벽히 갖춰진 상황에서만 기부를 할 수 있다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주었다.
물론 움트의 이러한 도전과 변화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국내 최초로 시도했던 제약화장품 분야의 허가, 프로모션, 마케팅 관련 업무도 결코 안정적이고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꾸준히 변화를 추구해왔고, 어려움 앞에서도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새로이 세상을 움트게 하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하지 않은 방법을 바라보며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움트, 좋은 회사로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