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친환경, 하자센터, 노란들판, 아낌없이 주는 나무, 코자자, 품앗이 파워, 어떠한지, 떡찌니, 몽땅, 에듀케스트라, 국악나무, 둘러앉은 밥상, 대지를 위한 바느질 등의 명칭을 들어본적이 있는가? 책제목에 가까운 이 키워드들는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유망 사회적기업들의 명칭이다.
근래들어 사회적 기업에 대해 자주 언급이 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 혁신기업들이 무엇을하는지에 대해서는 인식의 저변이 넓은편이 아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해 교과서적으로 설명하자면 ‘사회적 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 기업의 중간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우선으로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 및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지역사회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지역사회 공헌형, 일자리 제공형, 사회서비스 제공형, 일자리 제공 및 사회서비스 제공의 혼합형, 사회적 목적의 실현여부를 고용과 사회서비스 제공 등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기타형 사회적 기업 등이 있겠다.
예를들자면, 지난 10월 초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비 코프(B Corp) 인증을 받은 국내 기업 소셜벤처 딜라이트는 대학생 3명이 창업한 사회적 기업으로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 취약 계층을 적극 고용해 보급형 보청기를 만드는 기업이다. 2007년 우리나라 사회적기업 1호로 등록된 (재)다솜이재단은 사회서비스 확충과 여성친화적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되어 무료 간병서비스 봉사단(교보다솜이간병봉사단)과 유로 공동간병서비스(다솜이케어서비스) 및 노인요양서비스(다솜누리 요양센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재활용품을 수거해 판매하는 기업인 ‘아름다운 가게’는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이다. 각설하고.
지난 11월 8일과 9일 양일간 SETEC(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1관에서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과 서울사회적기업협의회 공동 주관으로 ‘2012사회적기업 박람회’가 열렸다.
‘나누는 삶, 함께하는 경제’라는 모토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앞서말한 사회적기업 즉 소셜비즈니스 기업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사회적 기업의 콘텐츠 체험기회 및 채용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개최된 행사였다. 더불어 사회적 기업이 가지고 있는 사회혁신 아이디어 공유, 제품판매 등이 이루어졌다.
행사 양일간 진행된 <포럼>에서는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시장조성 기여 및 사회적기업간 공동마케팅 역량을 제고하는 ‘공공구매 정책 워크숍’과, 전 세계 및 한국의 윤리적 패션 동향과 환경과 교육, 네트워크 및 패션전시기획에 대해 이야기 하는 ‘윤리적 패션 포럼’ 두 개 섹션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메인무대에서 진행된 <혁신기업 쇼케이스>는 서울시 5대 전략분야(복지도시, 경제도시, 문화도시,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시민이 주인되는 도시)에 대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기업을 선정하고 지원하고자 추진한 행사이다. 행사에는 트리플래닛, 살기좋은 마을, 집밥, 트래블러스맵, 빅워크, 대지를 위한 바느질, 우리가 만드는 미래 등 예선심사를 통과한 25개 기업들이 Ted형식의 PT를 진행하고 시민들이 직접 현장에서 사업성을 판단하여 모의 투자를 실시하는 구조로 진행되었다.
혁신기업 쇼케이스는 Ted형식을 취했지만 시민들의 선택방식은 진품명품 선정에 가까웠다. 시민들의 투자금액은 평균 6억에서 최대 8억 수준의 금액이 책정되었고 ‘트리플래닛’이 가장 많은 금액의 모의투자를 받았다. 박람회 현장에서의 쇼케이스 성적은 최종심사에 반영될 예정이다.
<사회 서비스 정책 소개관>은 서울시정 소개관, 해외 사회적기업관, 중간지원기관 참여관, 홍콩 사회 서비스 위원회로 구성되었으며, 서울시와 지원기관의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방안과 홍콩을 비롯한 해외 사회적 기업의 운영사례가 소개되었다.
또한, <오픈 스페이스>에서는 사회적 기업가 창업팀에서 준비한 다양한 공연과, 사업모델 및 주력상품을 소개하는 발표의 자리 등 다채롭고 폭넓은 무대행사를 통하여 박람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번 사회적기업박람회는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가진 소셜비즈니스를 소개하는 자리이자 미래기업들을 알리는 행사로써 의미가 있었다. 강병호 서울시 고용노동정책관은 이번 ‘사회적기업 박람회’ 개최를 발판삼아 향후 협동조합과 마을기업을 아우르는 사회적경제 박람회를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다만 이번 박람회는 서울소재 사회적기업에 한정되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차기 대선후보들의 경제정책에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 공유경제를 실헌하는 ‘착한기업’들의 활성화가 있는만큼 향후 서울시 외 소재한 혁신기업들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은 투명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단적인 예로 지난 2011년 11월 시범적으로 시행(자율형 권고사항)되고 있는 사회적기업 경영공시제에 따라 등록된 기업 수가 손에 꼽을 정도인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불어 정부지원을 염두에 둔 명목상 사회적 기업들과 국가 지원비만을 노리는 전문 ‘꾼’들도 상당수다. 하지만 구더기가 무서워 장 못담그겠는가.
실업문제를 창업으로 해결하려한다는 비판여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으나 이들 사회적기업들은 몇 해 전부터 정부주도하에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그 시도야 어쨓든간에 이들이 가진 사회적가치마저 폄하될 이유는 없을것이다. 이번 사회적기업 박람회 현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잘 짜여진 이벤트나 부대행사보다는 각 부스마다 새겨진 사회적 기업들의 회사명이었다. 소셜비즈니스의 가치가 담긴 이 명칭들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바라건데 이들 모두 성공적으로 이 땅에 뿌리를 내려 정부지원이 없어도 오래도록 ‘자생’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회적기업들이여 흥하라!”
혁신기업 쇼케이스 중간에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는 ‘헥스’팀. 이들도 엄연히 사회적 가치를 실현중인 혁신기업이다.
이미영 사회적기업협의회 공동대표가 2012 사회적기업박람회 폐회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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