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잡이좋소#20] 차분하고 유연하게, 그들만의 도약을 꿈꾸다 … ‘SNJ’ 스토리
“오피스N 굿잡이 좋은 회사를 소개시켜 드립니다.” 스무 번째 이야기_SNJ
365일, 그 중 주말 및 공휴일과 기타 등등을 제외하면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출근을 해야 하는 법정 근무일이 약 235일 쯤 된다. 당연히, 그리고 거뜬히 1년 중 300일은 넘게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계산해보니 235일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꽤 당황스러웠다.
아마 나와 같은 당황스러움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많을 것이다. 회사에 있는 8시간은 16시간처럼, 5일은 10일처럼, 그리고 235일은 300일처럼 느끼는 게 우리 직장인들의 시간 계산법이다.
생각해보면 참 안타까운 현상이다. 7일밖에 안 되는 일주일 중 5일이나, 그리고 1년 중 반이 넘는 많은 날을 보내야하는 곳이 바로 직장인데, 그 긴 시간보다 더욱 길게 느껴질 만큼 지루한 공간이라니 말이다.
피부미용 솔루션 전문기업 SNJ는 ‘어차피 다녀야하는 회사라면, 고통보다는 즐거움과 편안함이라도 있는 게 낫지 않느냐’는 생각으로, ‘법정근무일 235일 중 200일 이상은 출근하고 싶은 회사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출근이 즐거운 SNJ 구성원들
사실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즐거운 직장문화와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회사를 다수 소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내가 만나본 SNJ의 ‘즐거움’과 그 실현 방법은 다른 회사들의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뭐랄까, 회사가 아닌 일상에서 느낄 법한 소소한 즐거움을 회사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듯 했다.
예를 들면 학교를 다닐 때 느꼈던 또래들과의 감정 교류, 가까운 사람들과의 취미 생활 공유, 회사 업무와는 별개로 자신의 꿈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 등, SNJ는 회사에서의 즐거움을 따로 만들기보다는 일상의 즐거움을 회사로 가져오는 작업 중이다.
요란하지는 않지만 결코 작지도 않은, 그들만의 잔잔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SNJ의 즐거운 회사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소리 없이 강한 ‘배려’
나는 대체로 어떤 자리를 가든 ‘외향적이다, 활발하다, 시끄럽다(?)’ 등의 인상을 심어주고 온다. 학창시절부터 늘 그런 이미지였기 때문에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웬만하면 좀 차분하고, 조용하고, 잔잔하게 바꿔보려고 노력 중이다. 100%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모습이 더 믿음직하고 실속 있어 보이는 게 사실이라서, 나도 남들한테 그렇게 보여 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 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믿음이 가고 걱정이 안되는 게 사실이다.
SNJ가 딱 그런 사람들, 딱 그런 회사였다. 처음 SNJ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 봤던 그들은 지나치리만큼 조용했고, 차분했다. 우리를 반기는 박수소리, 무언가를 준비함으로써 회사를 더욱 빛나게 하려던 직원들의 바쁜 움직임이 익숙했던지라, 약간 당황스럽긴 했다.
하지만 그들을 만난 지 한 시간 만에, 우리는 소리 없이 강한 그들의 문화를 파악할 수 있었다. 화려한 환영식은 없었지만 사무실 내에서 가장 조용하고 시원한 곳으로 우리를 안내해 주는 모습에도, 우리를 위해 정성스레 준비한 다과와 음료에도, 그리고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경청하는 자세에도 배려와 존중이 묻어 있었다.
다들 너무 조용한 분위기라서, ‘직원들끼리 친하게 지내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그에 대한 오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풀렸다. 우리와 길게 이야기를 나눈 담당자가 SNJ 내의 홍일점이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다른 직원들은 회의실 앞을 기웃거리며 여직원이 잘하고 있는지, 혹시 어려운 건 없는지 살피느라 바빴다.
인터뷰 중 물어보니 평소에도 그런 분위기란다. 딱히 말을 꺼내거나, 눈에 띄는 행동으로 챙겨주는 편은 아닌데, 평소에 홍일점인 이 직원을 위한 무언의 배려가 다들 몸에 배어있다고. 예를 들면 주로 고깃집에서 진행하던 회식을 이젠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한다거나, 1년이 두 번씩 가는 워크숍에서도 혼자 여자라는 이유로 불편하지 않게 이것저것 챙겨주고 신경써주는 배려들 말이다.
여직원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날 본 그들은 일상 속에서, 많은 대화와 큰 액션 없이 서로에 대한 애정과 친근감을 충분히 드러냈다. 정말 친한 친구와 하루 종일 아무 말 없이 한 공간에 있어도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은 것과 같은 느낌일까, 그 정도로 SNJ 구성원들은 서로가 편해보였고 자연스러웠다.
시끄럽지 않고 튀지 않는다. 요란스럽지도 않으면서 심지어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그래서 더욱 믿음이 가고 실속 있어 보이는, 본받고 싶은 사람들, 본받고 싶은 회사다.
직장인을 설레게 하는 것
학창시절 내 꿈은 방송국 PD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중학생 때인가, 존경하던 PD님을 만나러 무작정 방송국에 찾아간 일이 있었다. 물론 약속 없이 찾아간 거였고 방송국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기에, 단번에 그 PD님을 만나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 분의 프로그램 녹화날인 매주 수요일, 나는 학교가 끝나면 자연스레 여의도로 발걸음을 옮겼고 방송국 앞을 서성이곤 했다. 그렇게 무모한 객기를 부린지 몇 개월, 드디어 그 PD님을 만날 수 있게 되었고 그 분은 아직까지도 내 인생 최고의 멘토로 자리 잡고 있다. 비록 방송국 PD라는 꿈을 꿨던 것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나지만, 매주 수요일 열정과 꿈에 대한 설렘을 느꼈던 그 때가 종종 그리워지곤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는 별개로 누군가를 존경하고, 그로부터 삶에 대한 조언을 얻는다는 것은 늘 가슴 벅차고 뜻 깊은 일이다.
그래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진행된다는 SNJ의 멘토링 문화에 대해 들었을 때, 이유 없이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마 ‘수요일’, ‘점심시간’, ‘멘토링’이라는 세 단어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수요일’은 내 개인적인 키워드지만, ‘점심시간’, 혹은 ‘멘토링’이라는 단어에 설레지 않을 직장인이 몇이나 있을까.
직장인들을 설레게 하는 그 단어, 멘토
어쨌든 SNJ는 이 멘토링 문화로, 구성원들에게 롤모델이 될 만한 멘토를 초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배워 나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특이한 점은 그 멘토의 범위가 굉장히 광범위하다는 것. 멘토를 직접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 형식 외에도, 다 같이 점심을 먹으며 동영상, 책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다양한 멘토를 만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SNJ는 이렇게 자신의 꿈도 찾고 업무에의 의욕도 높일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도 유익한 멘토링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SNJ의 이러한 문화는 ‘외면도, 내면도 아름다운 사람들이 되자’는 대표님과 구성원들의 결심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미용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인 만큼,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가꿀 줄 아는 ‘진정한 프로들’인 것 같다.
새로운 출발선
어떠한 경우에서든 새로운 출발은 설레고 떨린다. 특히 학창시절, 새 학년을 맞이해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선생님을 만날 때, 그 감정을 느껴본지는 오래 됐지만 아직까지도 잊혀 지지 않을 만큼 인상 깊은 순간이다. 그렇게 새로운 시작을 할 때면, 새 출발이라는 이유만으로 어제까지는 어려웠던 무언가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예를 들면 며칠 전까지는 죽어도 안 풀리던 수학문제가 새 학년이 되어 새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쉽게 풀어질 것만 같은 그런 기분?
SNJ 식구들은 그런 새 출발의 기분을 얼마 전에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1998년 시작된 SNJ지만, 지난 2015년 5월부터 새로운 대표와 새로운 기분으로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SNJ 구성원들은 대표가 바뀌고 회사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재정립되는 것을 단순한 ‘변화’로 인식하지 않고, 새로운 ‘출발’로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구성원 모두가 그들만의 SNJ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보통 회사의 시스템과 문화, 분위기는 임원진이나 오래 근무해온 사람들이 만들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SNJ 구성원들은 모두 같은 출발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기에 조금 다르다. 그래서 대표, 직원 할 것 없이 회사에 갖춰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무언가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아직까지는 모든 게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아 구성원 모두가 조금은 벅차고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그들이 만들어 놓은 SNJ의 모든 것을 되돌아보았을 때,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뿌듯함과 ‘내 회사’라는 애착이 더 앞서지 않을까.
오래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
SNJ 장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구성원들이 계속 함께하고 싶은 대표로 남고 싶다. 언젠가 같이 일하게 되지 않더라도, 좋은 인연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리고 우리 SNJ를 만나고 싶은 사람이 많은 회사로 만들고자 한다.”
보통 그렇다. 함께 일하는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은 회사를 그만둠으로써 그 인연이 끊기기 마련이다. 나도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며 만난 사람이 수백 명도 넘지만, 이직 후 연락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몇 안 된다. 그래서 장 대표의 위와 같은 발언이 ‘회사 대표로서의 욕심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SNJ 구성원들과 대화를 하면서 장 대표의 소망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느꼈다. 구성원들의 대다수가 “SNJ에서 이루고 싶은 꿈은?”이라는 질문에 “지금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같이 하고 싶어요. 일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요.”, “각자 이성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함께 데이트를 해보고 싶어요.”, “회사 사람이 아니라 형, 동생처럼 편하게 오래 가고 싶어요.” 등 회사 일과는 별개로 구성원들 간 사적인 관계에 대한 답을 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SNJ 구성원들은 서로를 눈에 띄게 챙기거나 티가 날 정도로 친근감을 과시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속으로는 회사 동료 이상의 끈끈한 유대감을 지니고 있었다. 내면적 아름다움과 내면적 관계 형성에 더욱 신경을 쓰는 그들이기에, 보다 더 아름답고 진실 돼 보였다.
차분하고 유연한 기업문화로 그들만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내면까지 아름다움으로 꽉 찬 회사 SNJ, 좋은 회사로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