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는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의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이래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기업 ‘우버’는 기업가치 18조원대, ‘에어비엔비’는 무려 29조원 대의 거대 공룡기업으로 성장했다. 서울시에서는 이 같은 세계경제의 흐름과 다양한 도시문제의 해결을 위해 2018년까지 공유기업 300개를 지정, 육성하는 ‘공유서울 2기’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한국에 완전히 안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택시비가 비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가히 혁명적인 서비스였던 ‘우버’는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이 어느 도시보다 잘 돼있는 서울에서는 필요성이 적다. ‘에어비엔비’ 역시 집을 ‘소유’의 개념으로 보는 인식이 강한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편으로, 한국 내에서의 수요는 여행을 떠날 때 해외에 숙소를 구하려는 여행객들에게 한정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임대차 플랫폼 서비스로 시작해, 서비스가 안정 궤도에 올라선 ‘스테이즈(STYAES)’ 이병현 대표에게 ‘한국형 공유경제 서비스’의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스테이즈가 어떤 서비스인지 간략히 설명한다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천 만 명을 돌파한지 오래고, 사업, 학업 등의 이유로 한국을 찾는 사람들을 더하면 그 수는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주거용 인프라는 미비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단기 여행객 보다 중, 장기로 머물러야 하는 경우는 더욱 지낼 곳을 찾기가 어렵다. 스테이즈는 이런 외국인들에게 쉽고 간편하게 주거공간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임대차 공유 플랫폼이다. 또한 공유할 공간을 가졌다면 누구나 스테이즈의 호스트가 될 수 있다.
스테이즈를 구상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있나?
어학연수 차 중국에 머무르는 동안 중국판 모바일 배달 서비스와 SNS에 광고를 접목해 수익을 창출하는 서비스를 운영했던 경험과 귀국 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던 경험도 스테이즈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특히 중국인 친구가 한국에서 숙소를 구하지 못해 3개월 간 창문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것을 보고, 스테이즈 같은 서비스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
운영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2014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초기 비용을 물량을 확보하는데 모두 투자했지만 하루 고작 6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날도 있었다. 중국인들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게스트를 모으는 한편, 호스트는 임대업 창업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았다. 현재는 코엑스, 강남, 대학로, 신촌, 동대문, 연세대, 성균관대 등 문화와 생활,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한 수백 개의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임대차 공유 플랫폼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지 않은 한국에서 스테이즈가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방학 동안 자취방을 떠나게 되는 대학생이나 성장한 자녀가 독립해 빈 방이 남는 경우 등 필연적으로 ‘빈 공간’이 남게 된다. 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부동산으로 부수입을 올리고자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제까지의 숙박공유 서비스가 ‘세계 각지의 숙소’와 ‘여행’에 주목했다면, ‘세계인을 위한 한국의 숙소’와 ‘몇 주 이상의 체류’에 특화된 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했던 점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존 숙박업계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을 도모하는 점이 서비스를 활성화 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스테이즈 서비스 운영 시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시설’과 ‘합리적 가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제까지 숙박공유서비스는 사진만 확인하고 숙소를 예약하다 보니 실제 공간은 사진과 다르거나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고, 실제 공간에 비해 가격이 터무니 없이 책정되기도 했다. 이는 숙박공유 서비스 이용객들의 공통된 불만이었다. 스테이즈는 모든 숙소가 호텔이나 펜션을 연상케 하는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풀옵션의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루 최저 1만 5천원, 100만원 이하의 낮은 보증금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고, 주 단위 이상 몇 개월 동안의 중, 장기 체류도 가능하다.
스테이즈가 유사한 다른 서비스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스테이즈는 단순히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따뜻한 기억과 즐거운 추억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집을 찾기 힘들 경우 공항이나 지하철역까지 마중을 나가기도 하고, 주변의 맛집이나 관광명소를 추천하기도 한다. 또한 고향에 대한 향수병이나 외로움을 많이 타는 외국인들을 위해 친구들과 많이 교류할 수 있는 장소나 커뮤니티를 소개하기도 하고 스테이즈 직원들이 같이 만나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렇게 공간 이상의 추억을 공유하는 점들이 스테이즈가 타 서비스가 차별화 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테이즈의 향후 계획은?
현재 세계 41개국, 82개 도시에서 스테이즈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맞아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2015년 100억 매출을 목표로, 이용객을 늘리고 호스트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학업, 의료, 비즈니스, 관광 등으로 한국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 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추후에는 임대차 플랫폼 뿐만 아니라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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