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잡이좋소#21] 건어물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사람들 ‘바다원’
“오피스N 굿잡이 좋은 회사를 소개시켜 드립니다.” 스물한 번째 이야기_바다원
작년인가, 주말 아침에 일어나 문득 수제비가 먹고 싶어져 유명 프랜차이즈 분식집에 배달 주문을 했는데, 그 일이 어이없게도 내 식(食)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난 분명히 ‘수제비’만 주문했는데, 그 수제비 안에 무슨 이유인지 밥알이 한 숟가락 정도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닌가. 평소 음식점에서 머리카락이 나오는 것 정도는 ‘실수이겠거니’하고 넘어가는 성격인데, 수제비 안에 들어있던 밥 한 숟가락은 실수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작정하고 나쁜 짓을 한 모양새였다.
그 때 처음으로 밖에서 사먹는 음식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고, 그로 인해 요즘에는 귀찮고 힘들더라도 최대한 직접 해먹는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더불어 밥 종류, 군것질거리 등 모든 음식을 사먹게 될 때는 한 번씩 뒤적거리며 확인하는 습관까지 생겼다.
하지만 나 같은 직장인들은 현실적으로 집 밥을 먹는 것보다 밖에서 사먹을 수밖에 없는 횟수가 더 많은데, 매 번 음식을 의심하고 확인하는 것도 지치는 일이다. 흔히 말하는 것처럼 먹거리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든다면 참 좋을 텐데 말이다.
국내 건해산물 브랜드 바다원은 참 고맙게도 내 아이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내 주변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줄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를 만든다. 깨끗하고 안전한 음식을 만들면, 그 진심이 건강한 밥상으로 이어져 고객들에게 전달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바다원이 만드는 건강한 먹거리
그리고 본인들이 진심을 다해 기쁜 마음으로 만드는 제품이 고객들에게 전해졌을 때, 더욱 행복한 식탁을 만든다고 믿기에 바다원 구성원들은 늘 진정성 있고 행복한 마음으로 업무에 임한다.전 세계 모든 가정의 행복한 식탁을 위해,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의 행복을 추구하는 바다원의 건강한 회사 이야기다.
온고지신
내가 예전에 근무하던 이벤트 회사의 대표님은 자타공인 ‘이벤트 1세대’의 주인공으로, 이벤트 바닥의 흥망성사를 다 봐왔던 분이셨다. 그 분 뿐 아니라, 이벤트 업종에는 보통 젊은 세대보다는 ‘원로’라고 불릴만한 사람들이 많았다.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오래 계신 분들과 함께 일하니, 배울 점도 많았고 간접적으로나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참 좋았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요즘 애들’에 속하는 나와 그 분들의 업무 스타일, 마인드 등이 맞지 않아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다.
한 번은 대표님께 느끼는 바를 이야기한 적 있는데, 그 분들도 충분히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계시지만 오랫동안 지켜온 틀이 있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기엔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말씀하셨다.
당연히 이해한다. 하루, 이틀 만에 만들어진 전통도 아니고 그 분들도 수십 년을 고생하면서 닦아놓은 바닥이니,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래도 그 분들이 신입사원이나 대리급의 젊은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하시고, 쉽사리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해도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니 이벤트 업종이 사라지지 않고 꾸준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다원의 경영진들도 한 때 수산물 도매업이라는 업종의 한계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그 일에 종사 해 오신 분들의 경험과 안목으로 회사를 이끌어온 바다원이지만, 이제는 새로운 채널과 유통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아직 기존에 있던 것을 완전히 버리기엔 무리가 있기에, 바다원은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천천히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있는 단계다.
그래서 시행한 문화 중 하나가 바로 ‘지식 N분의 1’이다. 내부 구성원들끼리 채널, 유통 등 변화하는 시대에 반드시 알아야할 지식을 2주에 한 번씩 발표하고, 공유하는 자리다.
지금은 지식 공유 중!
그 간 가지고 있던 그들만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와 실천. 이 두 가지가 완벽히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바다원이 업계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승승장구해 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전문가로 거듭나기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쓰던 때를 회상해보면, 아직도 코웃음이 난다. 내 이력서는 수많은 자격증 덕분에 남들의 것보다 길었고, 또 화려했다. 하지만 그만큼 쓸 데 없었다. 응급처치자격증, 레크레이션강사자격증, 다도사범자격증, 병원코디네이터자격증, 한자능력검정시험 2급 자격, 그리고 남들 다 있는 그저 그런 토익 점수까지.
글을 쓰는 직업이 갖고 싶었던 나였지만, 인사담당자들이 내 이력서를 봤을 땐 ‘얘 뭐 하는 애지, 우리 회사에서 뭘 하고 싶은 거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격증은 많을수록 좋다”는 어른들과 선배들의 말씀을 내가 좀 엉뚱한 방향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실용글쓰기시험이나 한국어능력시험 같은 걸 봤으면 좀 좋았을까, 자격증이라면 그저 좋다고 따 놓기만 했나보다.
모름지기 자격증은 본인의 강점을 드러내고 증명할 수 있는 수단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나처럼 이것저것 따놓기만 하는 것보다는 전문가가 되고 싶은 분야와 관련된 공부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바다원에는 수산물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인만큼, 대외적으로도 그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 수산물 전문가 양성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 생긴 국가 인증 자격증인 ‘수산물 관리사 자격증’을 모든 구성원들이 취득할 수 있도록 회사차원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다.
전문가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자격증 공부를 하는 데 드는 돈부터 시험 응시 비용까지 회사에서 전부 지원을 해주며, 서로 시험 정보나 공부 방법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했다.
회사에서 이렇게까지 공부할 수 있게 도움을 주니, 이 분야에서의 성장을 꿈꾸는 구성원들에게는 더할 것 없이 좋은 기회일 것이다.
구성원들이 자격증을 따고 전문가로 인정을 받으면 회사 쪽에도 당연히 도움이 되는 일이기 때문에 회사도 좋고 구성원들도 좋은,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기업문화다.
모두가 일하기 좋은 회사
나는 솔직히 말해 사회에 나와 일을 하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여자라서 하기 힘든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 적은 있다.
20kg이 넘는 행사 물품을 혼자 옮겨야 할 때, 술자리가 필요한 영업을 해야 할 때, 지방 출장을 가서 숙소 배정 건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등, ‘이 업종은 나 같은 여자가 하기에는 무리인가’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종종 있었다.
늘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배려해주시고, 도와주셨기 때문에 매 번 여차저차 어려운 상황을 넘길 수는 있었지만, 가끔 몇몇 분들이 “여자들은 이런 걸 못해서 같이 일하기 불편해”라는 식의 이야기를 할 때면 고맙던 마음조차 싹 가신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상황에서 어려움을 느낄 뿐이지, 정작 주 업무가 되는 일들은 여성과 남성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능력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성, 남성을 떠나 각자의 능력과 차이를 인정하고 업무를 배분해 일을 하면 회사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이득 아닌가.
바다원이 하는 일 중에서도 배를 타거나, 현장에 가야하는 등 여성으로서는 하기 힘든 일이 꽤 있는 편이다. 하지만 바다원은 이런 성별의 차이를 과감히 인정하고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해, 모두가 능력으로 인정받는 회사를 만들었다.
일례로, 바다원의 이가영 이사님은 여자임에도 회사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
이가영 이사가 처음 바다원에 입사했을 때 관련 업계 전체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건어물 업계 중 여성에게 많은 부분을 맡기는 회사는 없었다.
바다원 이가영 이사
하지만 이가영 이사는 배를 타고 현장에 나가는 일에만 참여하지 않을 뿐, 제품 기획부터 마케팅, 그리고 제품에 관련된 세세한 부분까지 책임을 지고 있다. 이가영 이사의 섬세한 성격과 트랜드를 인지하는 능력은 오히려 바다원을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회사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이가영 이사뿐만 아니라 바다원 내에서 여성 직원들의 영향력은 꽤 강한 편이다. 편견을 깨고 여성들의 설 자리를 넓힌 덕분에, 바다원은 감성적인 스토리로 수산업계를 이끌어나가는, 제품과 콘텐츠 중심의 건강한 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성별과 나이 등 능력이 아닌 부수적인 것들의 제약이 없는 바다원, 진정으로 모두가 일하기 좋은 기업이다.
과감한 변화
건해산물 유통업체, 바다먹거리 제조회사, 수산물 도매업, 건어물 브랜드… 바다원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꽤 오래된 업종이고 그만큼 전통도 깊기 때문에, 어찌 보면 젊은 세대들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회사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바다원은 지난 2013년부터 제품 부분에서도 과감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단순히 먹기만을 위한 먹거리가 아닌, 눈으로도 즐길 수 있는 하트모양 미역, 요즘 인기몰이 중인 ‘허니버터’ 멸치스낵, 그리고 로스팅한 멸치까지, 바다원에 ‘건어물계의 애플’이라는 별명을 붙게 할 만큼 획기적인 제품들이 다수 쏟아져 나왔다.
사실 분위기, 문화, 마인드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그대로 두고, 제품에만 혁신을 가하려고 했다면 이렇게까지 긍정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을 수도 있다.
분명히 두려움이 있었겠지만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모든 면에서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또 시도했기 때문에 지금의 바다원이 있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것을 향한 변화와 시도를, 이젠 국내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뻗치고 있는 바다원, 좋은 회사로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