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마케팅을 시작한다면 … 영화 ‘아메리칸 셰프’를 보라
영화 ‘아메리칸 셰프 (Chef, 2014)’
아이언맨 감독인 존 파브로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2014년 작 아메리칸 셰프(원제 ‘Chef’)는 어느 유명 쉐프의 좌절과 재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 줄거리는 단순하다. 일류 레스토랑의 셰프이지만 메뉴 선택권에 제한이 있는 칼 캐스퍼(존 파브로 분)는 유명음식평론가이자 블로거인 램지 미첼(올리버 플랫 분)가 자신의 요리에 혹평을 내리자 그날 가입한 트위터를 통해 평론가와 설전을 벌인다. 이들의 온라인 설전은 핫이슈로 등극하고 칼이 레스토랑에서 나가는 빌미가 된다. 섣부른 온라인 이슈 대응으로 실직자가 된 것이다. 이후 칼은 버려져있다시피 한 푸드트럭을 정비해 쿠바 샌드위치 푸드트럭(엘 셰피)에 도전해 미국을 일주하는 일정에 돌입하고 이 과정이 화제를 모으는 동시에 뜻밖의 인물의 도움으로 재기를 하게 된다. 이 영화는 한인 푸드트럭 쉐프 로이 최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영화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칼 캐스퍼의 추락과 재기가 모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칼은 자신의 요리에 혹평을 내린 평론가와 트위터를 통해 욕설에 가까운 실랑이를 벌이다 추락하지만, 푸드트럭을 통해 미국을 일주하는 과정과 일정이 소셜 네트워크에서 화제를 모으며 재기 발판을 마련한다. 소셜네트워크가 양날의 검이 된 셈이다.
아메리칸 셰프는 특정인물의 좌절과 재기, 소원했던 가족의 재결합 등 전형적인 가족 드라마 형식이지만, 영화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소셜네트워크 활용에 대해 잘 설명해 놓은 홍보영상이기도 하다. CG로 표현된 파랑새가 날아가는 장면이나 활용법 설명, 가족간 유대관계의 재설정 역시 1초 동영상이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한다.
영화에서 소셜네트워크 활용은 미숙한 칼 대신 10세 아들 퍼시(MJ 안소니 분)가 진행한다. 칼에게는 낮선 소셜 네트워크지만 이 어린 꼬마에게는 생활이다. 퍼시는 홍보나 마케팅을 의도했다기보다 습관과 재미로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바인, 1초 동영상 등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을 활용해 푸드트럭에 어떤 메뉴가 있는지, 어디로 갈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사람이 만드는지를 온라인에 공유하고 이는 입소문을 타면서 화제가 된다.
물론 현실에서 이렇게 바이럴이 잘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을 쓸 수도 전담 인력을 둘 수 없는 스타트업에게는 소셜 마케팅의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는 교과서적인 영화라는 소견이다.
더불어 칼의 푸드트럭을 스타트업 영역으로 대입하면 재미있는 관계가 형성된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칼과 함께 푸드트럭을 시작하는 이전 직장의 동료가 코파운더 역할이라 치면 칼의 재기를 돕는 투자자는 칼과 온라인 설전을 벌였던 음식평론가 램지다. 셰프자리에서 쫓겨나는 빌미를 제공한 평론가와 종국에는 파트너로 관계가 재설정된 것이다. 램지는 영화 초반 칼의 개성없는 음식(사업 아이템)에 혹평을 내렸지만, 푸드트럭을 통해 판매하는 쿠바 샌드위치에서 사업성을 발견해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스타트업에 있어 투자자는 멋진 조력자로 비취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투자대비 빠른 회수율을 고려하는 직업이다. 당연하게도 인간관계보다 사업성이 있을 때 수표에 사인을 하는 유형의 인물인 것이다. 영화에서 칼의 투자자인 평론가는 칼의 요리에 신랄한 비판을 하다 피봇(사업 아이템 변경)된 아이템에 극찬을 넘어 자신의 지갑을 연 인물이 된다. 대척점에 서 있던 인물에서 조력자로 관계가 바뀐 것이다.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료가 된 것으로 냉정하게 말해 투자자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관계 시작이 거칠었기에 서로 껄끄러운 관계지만 사업적으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기에 파트너가 된 것이다. 투자자를 설득하는 가장 큰 무기는 사업아이템과 사업에 대한 창업자의 인사이트가 가장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겠다.
영화 이야기 하다 멀리왔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는 잔잔히 흐르는 소품형식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기승전결이 명확하다. 더불어 영화 포스터에 들어간 문구처러 ‘빈속으로 보면 안 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감독과의 인연으로 특별출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스칼렛 요한슨, 더스틴 호프먼을 보는 것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