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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돌 프로젝트 #9] ‘중국, 얕보지 마세요.’ 짜이서울 장재영 대표

‘짜이서울’은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중국인(유커)을 대상으로 여행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2011년 2월 매거진 발행을 시작으로 여행지도, 시티투어버스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여행 플랫폼으로 발전중이다. 특히, 올해 9월에는 Nice그룹으로부터 30억 원의 투자 유치를 진행하면서 서비스 심도를 높이고 있다.

짜이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만나기 위해 중국 상하이에서 장재영 공동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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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짜이서울’이라는 서비스는 어떻게 기획하게 되신 건가요? 

제가 창업을 생각하게 된 것은 당시에 고민하던 것에서 시작되었어요. 제가 중국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중국 베이징에서 대기업 인턴 2개월을 하는 중에 생긴 고민이 있어요. 인턴 생활을 즐겁게 하지 못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거든요. ‘2개월 밖에 안됐는데도 이렇게 힘든데 나중에 정말 정규직으로 전환해서 회사를 다니게 되면 정말 힘들겠다, 큰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이런 생각이 들다 보니 직장 생활에 대한 매력을 별로 못 느꼈죠.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취업하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후회 없이 직장 생활을 하자’라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1년 늦고, 2년 늦는 것은 인생에 큰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1년간의 유예시간을 갖기로 하고 뭘 할까 고민을 했는데 창업이 제게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결심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디어가 생각 나는 대로 하나씩 하나씩 종이에 적어보니 100개 정도 되더라고요.  그중에 추리고 추려서 몇 개로 정리했고,또  그중에서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니 ‘매거진’에 관련된 아이디어더라고요. 사실 그 당시에는 매거진도 아니고 쿠폰북이었어요. 이 쿠폰북이라는 초기 모델이  확장돼서 지금의 ‘짜이서울’이 된 것이죠. 엄밀히 말하면 ‘짜이서울’은 제가 처음 생각했던 모델과는 많이 달라요.

창업을 결심하고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막막하지는 않으셨나요?

저도 초반에 많이 방황을 했어요. ‘왜 창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고요. 사업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던 시기였죠. 그래서 창업의 방향과 목적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여러 창업자들을 만나러 다녔어요. 그중에 한분의 말씀이 제게 가장 큰 자극을 주었어요. ‘이렇게 인터뷰를 다니는 것은 창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길을 뻗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든지 한 발자국 움직여라. 그 움직임이 백 마디 말을 듣는 것보다 중요하다.’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뭐가 됐든 간에 작게라도 한번 시작해보자’라고 결심했죠. 그 작은 실행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었고요. 이 작은 실행이 창업의 출발점이 됐죠.

아이디어를 고민할 때 팀원은 없었나요?

네, 혼자 했어요. 팀을 세팅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죠. 자영업처럼 사업은 혼자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영업, 디자인, 그리고 인쇄까지 다 하자라고 생각했었죠. 지금 돌아보면 제가 많이 부족했어요. 그냥 열정만 있었고 준비된 것이 하나도 없었죠. 그래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어요. 요즘은 책도 나오고, 팀원을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가이드가 많아졌지만, 당시에는 그런 정보 자체가 많지 않았어요. 그리고 저도 그다지 그런 것들에 신경 쓰지 않았었고요. 사업이라는 것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이디어만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죠.

그리고 사회 경험도 없었던 터라 어떤 아이템이 사업성이 있는지도 잘 몰랐어요. 창업자 상당수가 자신의 전문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하잖아요? 이 부분이 최근에야 공감이 되는 것이, 무슨 일이든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파봐야 뭔가 새로운 것이 보이는 것 같아요. 학생 창업이  위험할 수도 있는 것이, 이런 경험이 없기 때문이죠. 경험이 부족했던 제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참 좋았기 때문이예요. 창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한다는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제 경험에 비춘다면 ‘지금의 생활 혹은 직장의 경험을 최대한 살리고 그 속에서 아이디어를 찾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왜 하필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시작하셨어요?

대학교에 와보니 뛰어난 친구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부산에서 갓 올라온 학생이었거든요. 그러다 좋은 기회로 네덜란드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었어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영어를 못해서 그런 것 인지 아시아인이어서 그런 것 인지 무시를 한다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이후에 기회가 한번 더 있어서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갔는데요. 그때 만난 중국 친구들과 상성이 맞더라고요. 덕분에 6개월 기간 동안 자연스럽게 중국을 좋아하게 됐고, ‘아 여기다’ 싶었어요.

그리고 중국을 들여다 보니 미국이 경제적으로 대세이긴 하지만, 얼마 안가 중국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겠다는 판단도 했어요. 이런 여러 이유들로 중국을 선택했고, 그 후로 중국이라는 시장이 점점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저희가 시작한 사업을 여기까지 확장시킬 수 있었어요.

중국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한 것을 보면  맞는 선택을 하신건데요.

‘운이 좋았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어요 정말. 사업이라는 것은 결국 ‘비가 오는 와중에 양동이에 물을 담는 것’인데요. 물을 담기 위해선 우선 양동이가 아주 크거나 구멍 없이 튼튼해야 하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양동이를 놓은 곳에 비가 많이 내려야 해요. 만약 제가 한국에 오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한국에 오는 ‘중동인’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렇게까지 성장하지 못했을 거예요. 앞서 말한 비유에 빗대면 이슬비 정도 내리는 비에 양동이를 둔 셈이죠. 결국 중국 시장을 선택하고 실행한 것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죠.

그 당시에 경쟁사는 없었나요? 혹여 있었다면, 어떤 차별점을 두고 경쟁하셨나요?

잘 모를 때 저희 서비스가 최초인 줄 알고 ‘대박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업체를 설립하고 보니 20개 정도가 이미 시장에 있더라고요. 하늘아래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는 거였죠. 그런데 당시에는 중국인 보다 일본인이 한국을 더 많이 방문할 때였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경쟁사들은 우리와는 다르게 일본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들을 주로 진행했죠. 그렇다고 중국인 대상 서비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고, 2곳의 큰기업이 있었어요. 그래서 망했다 싶었죠. (웃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하나씩 차근히 준비해 나갔어요. 그땐 구성원 모두가 미친 것처럼 새벽 3, 4시까지 일을 했어요. 그 방법 외에 우리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봤고요. 그렇게 버티다 보니 시장 상황이 바뀌더라고요. ‘일본인’이 대부분이었던 관광산업에서 ‘중국인 관광’이 대세로 떠오르게 된 것이죠. 결국 지금은 그 수가 완전히 반전이 됐고요. 지금은 일본인 관광객의 몇 배 더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들어와요. 결국 시장 상황이 저희의 사업을 지속시켜줬죠.

거대한 경쟁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이겨내셨네요?

어떻게 보면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었어요. 다만 이 일에 미쳤기 때문에 뚫고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큰 기업말고도 유사한 사업모델의 기업도 많았어요. 그런데 잘 되지는 않았죠. 저는 그 차이가 얼마나 이 일에 ‘미칠 수 있고’, ‘내 일’이라고 생각하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사업이라는 것이 그냥 시장만 보고 기회만 봐서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우리가 살아남은 것은 우리가 잘해서라기보다 정말 죽을 각오로 했기 때문이에요.

짜이서울을 공동 창업했는데요. 공동창업자인 이경준 대표와는 어떻게 인연이 된 건가요? 

창업을 준비하는 중 문득 ‘내가 잘 하고 있나’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문뜩 ‘아,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큰 일은 같이 하는 것이구나’ 싶었고요. 그래서 팀원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 와중에 공동창업자 이경준 대표와 의기투합했죠. 이대표와의 인연은 2004년부터예요. 동향이고 고등학교 선배죠.

제가 창업 초기 모델을 가지고 관광공사로 아이디어를 발표하러 간 적이 있었어요. 발표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침 이대표를 만나 근황에 대해 나누다가 창업 아이템 이야기를 했죠. 근데 이경준 대표가 ‘같이 해보자’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함께 하게 됐죠.

혼자 하는 창업도 힘들지만, 공동창업 역시 쉽운 일은 아닐텐데요.

부부도 싸우는데 남자 둘이 부대끼며 하는 일에 쉽거나 항상 웃을 수만은 없죠. (웃음) 하지만 이경준 대표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믿어요. 의견이 다를 때는 있지만, 감정이 아닌 회사 발전에 필요한 부분을 위해 건강하게 부딪치죠.

주변의 많은 분들이 공동창업을 권하지 않는게 사실이지만, 투철한 신뢰관계를 기반으로한 공동창업은 올바른 시너지가 나면 여러 측면에서 혼자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이점이 있어요. 저처럼 이 기업에 진정으로 힘을 쓰는 사람이 두 명이나 있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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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과정에 대해 여쭤 볼게요. 중국 진출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창업 초반에는 저나 이경준 대표나 둘 다 중국어를 못 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그때 우리가 중국 관련 사업을 한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말이 안됐지’라고 우스갯소리로 해요. 그런데 그런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장이 크고, 기회가 다양하고, 불가능한 일도 가능한 시장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사업을 진행하면서 대표가 중국어를 하지 못하다 보니 사업의 확장과 그 속도가 늦어지더라고요. 점점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고요. 그래서 짜이서울의 전반적인 운영과 영업은 이경준 대표가 맡고 저는 중국 현지로 직접 가서 현지 시장 상황을 보고 중국어를 배우기로 결정했어요. 이전부터 중국 관련 일을 한다면 꼭 중국 현지에 머물러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방도 빼고 돈을 모아 중국 지사가 생기기도 전에 먼저 중국으로 넘어왔어요. 도착해서 한 5개월 정도는 베이징에서 집 알아보고, 중국어 공부하며 중국 진출을 위한 투자 유치도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냈죠. 당시 제 중국어 선생님이 7명이었어요. 그들과 하루에 7시간씩 중국어 공부를 했죠. 6개월 정도 지나니까 중국어가 들리더라고요. 그 덕분에 지금은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소통이 가능해졌어요.

돌이켜 생각하면, 결코 현명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봐요. 대책 없이 온 것이기도 했고요. 똑똑한 사람이라면 철저히 준비하고 들어왔겠죠. 그런데 저는 준비 없이 마음만 갖고 넘어왔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정말 많았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은 최소한의 준비라도 해놓은 후에 현지에 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중국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같은 동양권의 나라이지만 한국과는 여러모로 달라요. 우선 시장의 크기가 현저히 차이가 나요. 그렇기에 성공한 기업이 갖는 파이의 크기가 한국에 비교했을 때 월등히 크죠. 그만큼 한 분야에서 얻을 수 있는 성과가 다른 것이죠. 그렇지만 그 성과 만큼 실질적으로 필요한 비용이 한국에 비해 적어도 10배 이상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보고요.

더불어 돈과 사람이 몰리기에 시장 활성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고요. 가속도가 붙으니 발전과 혁신이 자연스레 따라오는 중이죠. 예전에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서비스 카피해 중국 시장에 적용해 개발했다면, 이제는 중국 자체적으로 개발한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 무서운 생각도 들어요. 한국에서는 중국을 한국의 공장으로 낮게보는 시선이 있지만, 나중에는 한국이 중국의 공장이 될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요. 그래서 더욱 깨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시대적 분위기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죠.

중국인들은 한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런 말을 하기에 조금 조심스럽지만, 중국인들은 한국시장을 크게 주목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봐요. 일단 시장규모로 봤을 때 크지 않죠. 설문조사를 하면서 파악한 것으로는 중국인들이 한국을 오는 것은 쇼핑이나 미용을 하고 싶어서 오는 것도 있지만, 가장 가까운 외국이 한국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크다는 것이었어요. 중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가고 싶을 때, 일본은 비자가 잘 안 나오고 동남아는 휴양하러 많이 가고, 쇼핑이나 뭔가 구경하기 위해서 찾는 곳이 한국인거죠. 한국이 낭만적이고 발전이 돼서 온다기 보다 가까운 해외국가여서 오는 것이 크다고 해요.

중국에서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요?

중국 시장 내에서의 짜이서울의 역할은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조율을 하는 역할이예요. 그리고 중국에서 중국 직원들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고요. 중국 시장 내에서는 한국기업으로 중국시장에 접근하는 것보다 이곳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들의 관점에서 다가가는 것이 더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제 고집과 방향을 최소화하고 중국인 직원들의 말을 최대한 경청하려고 하죠.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예비창업자, 중국에 진출하려는 스타트업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저도 아직 부족해서 조언을 드리는 것 자체가 어색해요. 그나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많이 부족한 저 같은 사람도 했는데 다른 분들이 못할 건 없다 정도예요. 그리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한번 시작해보는 것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거예요. 지금이니까 실패할 수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기왕 하시는 거 ‘왜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고민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부분은 철학적이고 고리타분한 고민 일수도 있겠지만 이 것이 제대로 정립이 돼 있다면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큰 원동력이 될 거라고 봐요.

그리고 중국 시장에 관해서는 딱 한 가지만 말씀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철저히 중국에 현지화’가  되어야 해요.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 문화를 습득하고 중국인을 이해해야 해요. 그게 첫 출발점이 될 것이에요.

원문중국을 얕보지 마세요. 짜이서울 장재영 대표님

희망돌프로젝트 공동기획자 / 희망돌 프로젝트는 한국,중국,미국의 청년 창업가들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예비창업자들과 공유하는 프로젝트 입니다. 막막한 창업 준비에 조그마한 디딤돌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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