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데이터 패권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 (smart wearable devices)라 불리는 ‘스마트 만보기‘들이 우리 삶을 측정하고 있다. 최근 ABI Research에서는 이러한 디바이스가 2012년 올 해 약 3천만 개가 팔렸으며, Juniper Research 보고서에서는 2014년까지 약 1조 6천억 시장으로, IMS Report 에서는 2016년까지 약 6조 6천억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체적인 숫자나 타당성에 대한 얘기는 그 범위를 어디까지로 한정 시키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피트니스, 웰리스, 헬스케어,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웨어러블 컴퓨팅과 맞물려 그 활용 범위가 매우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구매하기 어렵기도 하고, 건강에 대한 문화적 차이가 있어서 인지 이러한 ‘가젯’을 사용하려는 사람이 적은 것 같다. 나이키 퓨얼 밴드가 조금 알려져 있을 뿐,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디바이스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내 대기업에서도 LG LifeGram, SKT mind key 와 같은 제품을 만들어 홍보도 하고 프로모션도 하고 있지만 확산이 되지 않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자체 기능과 디자인(웹, 앱으로 연결되는 서비스 디자인)에서 많이 뒤쳐져 있고 데이터 분석을 통한 피드백과 동기부여의 순환 고리가 적은 것이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물론 현재 유행하고 있는 스마트 가젯 서비스 중에는 앞에서 언급한 기능들과 무관하게 유행을 하는 것도 있고, 미국의 경우 의료 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건강을 대하고 관리하는 인식이 우리와 다른 면도 있어서 직접적인 비교가 될 수 없는 점은 고려를 해야 한다.
한 가지 더 주목해 봐야 할 점이 있다. 라이프를 트랙킹하는 서비스는 크게 ‘스마트 가젯’ + 어플리케이션 결합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와 ‘스마트폰 자체 기능(GPS, 마이크, 센서 등등)’ + 어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크게 나뉜다. 그런데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 소규모의 회사들이 무한 경쟁을 하면서 이제는 각각 서비스 마다 나뉘어진 사람들의 헬스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여 몸집을 키우는 거대 공동체 조직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 스마트 가젯을 만드는 회사들과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를 하는 회사 모두 서로의 API 를 공개하여 개발자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도록 유도하면서, 플래폼이 되려는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개발능력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매쉬업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볼 수 있게 되었다.
[TweetFuel = 나이키 퓨얼 밴드 + 트위터]
[Visualize Your Health with Fitbit, RunKeeper, BodyMedia]
그렇다면 이러한 정보들은 정말 중요할까? 아니면 새로운 비즈니스로써의 활용 가치가 있을까? 사실 이러한 변화는 이제 막 진행 중이다. 소위 Qauntified Self 된 데이터가 정확하게 쌓이고 신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 간다면 응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 하다. 예를 들어, 블랙박스를 차량에 장착하면 보험료 5%를 할인해주는 것처럼, FitBit 을 아주 잘 사용하면 납입 금액이 낮은 보험상품이 나올 지도 모른다. 이미 의료 분야에서는 당뇨병 관리 서비스인 WellDoc을 사용하면 보험 회사가 매달 USD100 를 지불하는 협력 상품이 기획 되고 있을 정도로 ‘건강’과 관련된 서비스들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을 정도이다.
나와 우리 그리고 이웃의 헬스/메디컬 데이터는 단순 데이터를 넘어 그 나라의 핵심 자산의 의미로 여겨져야 한다. 바로 이점 때문에 개인 의료 정보를 디지털화 하고 공유하는 문제는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 져야 함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헬스 정보 또는 헬스 정보 같은 메디컬 정보들은 그 테두리 밖에 존재하고 있고, 이미 국경을 넘어 무한 경쟁 속에서 데이터 패권 전쟁 중인데 국내 사정은 매우 더뎌 보인다. 정부와 대기업, 거대 병원들은 공룡처럼 움직이고 있기는 하지만 ‘좋은 말’속에서 그들끼리 자본을 집행 할 뿐, 매우 느릴 뿐만 아니라 생태계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이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이 승부를 걸어 볼 수 있는 일이 많은 것처럼, Qantified Self Movement 분야 에서도 선도 할 수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빠르고 참신한 도전에 귀를 기울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