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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즈 투자인사이드⑦] E-Car Club 크라우드펀딩 후 이익 실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해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바로 이익실현 (Exit)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 자체도 좋지만, 투자의 궁극적인 목적 중 하나가 이익실현이기에 그 투자에 대한 이익을 언제,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방안은 필요합니다.

국내에서는 이제 막 크라우드펀딩을 통하여 자금조달을 성사시킨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우리보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역사가 긴 영국에서는 이미 크라우드펀딩 후 투자자들이 성공적으로 이익을 실현한 사례가 종종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영국의 Crowdcube(2011년 2월에 설립된 영국의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에서 펀딩에 성공한 E-Car Club이라는 스타트업의 사례는 크라우드펀딩 투자 이후 투자자 이익실현의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이 성공한지 2년 후 유럽기반의 세계적인 렌트카 업체인 Europcar에서 주요지분을 인수하면서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들이 이익을 실현했는데요,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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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ar Club 사례

  1. E-Car Club의시작

E-Car club은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2011년 9월에 영국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지역에서 ‘커뮤니티 기반의 시간제 전기자동차 셰여링’이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시작했습니다.

전기자동차 관련 기술의 발달, 충전 등 인프라 확대 및 환경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인해 전기자동차를 이용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여건은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자동차 소유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면서 ‘시간제 자동차 셰어링’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의 소유방식에 대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이러한 서비스는 주차 공간 및 이동 수단의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모델이라고 평가되었기에 정부 역시 선호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환경 속에서 Andrew Wordsworth와 Christopher Morris가 공동으로 E-Car club을 창업하게 됩니다.

  1.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투자 유치

설립 후 2년 남짓 된 2013년경 E-Car Club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보유 자동차를 늘리고, 자동차 공유를 위한 허브의 갯수를 확장하기 위한 자금과 각종 운영비용을 충당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체 펀딩 예정 금액은 100,000파운드(약 한화 1.7억원)이었으며,  모집 후 지분의 20%가 전체 투자자들에게 배정될 예정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조건으로 Crowdcube에서 펀딩을 시작한 결과, 63명이 투자에 참여하며 성공적으로 펀딩을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크라우드펀딩 성공 이후에도 추가 투자가 지속적으로 유치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추가 투자에도 참여했다는 점입니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의 목적이 투자한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성에 투자하는 것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켜보고 지원하며 함께 성장하려는 것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1. 2년후!!EXIT!!

2013년 크라우드펀딩을 완료한 후, E-Car Club은 지속적으로 순항합니다. 후속 투자도 유치하고 허브와 자동차 수를 꾸준히 확대해가며 성장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다 2015년 7월 유럽의 대형 렌트카 계열인 Europcar가 전략적으로 E-Car Club의 다수 지분을 인수하면서 투자를 하게 되는데, 경영은 기존 경영진이 계속하는 조건이었습니다.

Europcar의 경우는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좋은 방법이 되었습니다. E-Car Club은 렌트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Europcar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여 “전기자동차”와 “시간제 렌트”라는 기존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특화된  모델을 더욱 널리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욱이 기존 경영진이 경영을 지속하면서 회사가 처음 가졌던 사회적 가치 역시 보존될 수 있었으며 더욱 의미있는 성장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의미가 있었던 것은 초기에 투자했던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들이 수익을 실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얼마만큼의 수익을 얻었다는 수치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몇배(multiple)의 수익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수익률은 매우 좋았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공동 창업자인 Andrew Wordsworth는 그의 인터뷰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를 받은 것은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사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킬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것이 우리 회사에 투자한 많은 대중들의 지지 덕분이라는 사실에 특별히 감사합니다. 그들의 초기 투자가 없었다면 이번 Europcar의 전략적 투자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특별히 금번 투자를 통해 초기에 우리를 믿어줬던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들이 몇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이 단순히 자금조달의 수단을 넘어 회사를 함께 성장시키는 팬을 확보함과 동시에 회사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려주는 인터뷰입니다.

  1. 시사점

스타트업 창업,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성장 발판 마련, 후속투자 유치를 통한 폭발적 성장과 대기업의 전략적 투자. 스타트업의 이상적인 성장 사이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련 업계의 대기업이 전략적으로 투자하면서도, 기업의 초기 가치를 보존하려는 경영진의  경영권 또한 보장해주는 모습. 대주주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된 지분까지도 함께 인수하여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의 성공적인 이익실현까지도 가능해진 모범적인 상생 모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모형이야 말로 신성장동력을 찾는 우리나라의 많은 대기업들이 참조할 수 있는 좋은 예라고 생각됩니다. 스타트업들과의 협업과 전략적 투자를 통한 동반성장을 모색한다면 국내 산업 생태계에서  전반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스타트업의 신속함과 해당 업종에서의 전문성이 활용될 수 있도록 경영권을 보장하면서 전략적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모형.

스타트업 투자의 측면에서도 모범적인 사례로 보입니다. E-Car Club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을 추적해본 결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자의 87.5%가 Crowdcube에서 다른 스타트업들에게도 추가로 투자를 했습니다. 총 762개의 스타트업에 약 643,000파운드를 투자했으며, 평균적으로 보면 12.1개의 스타트업에, 약 10,200파운드를 투자한 것입니다. 이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축하면서 많은 곳에 소규모 투자를 한다는 초기 스타트업 투자의 방법론이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안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스타트업을 믿어준 초기 투자자는 높은 수익을, 스타트업은 대중의 지지를 얻어 성장의 발판을, 인수기업은 사업 영역의 확대를 각각 얻을 수 있는, 모두가 win-win하는 모델이 바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탄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크라우드펀딩, 상생 생태계 조성의 촉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역사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E-Car Club과 같은 스타트업 Exit 사례가 아직 흔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크라우드펀딩 투자부터 높은 수익을 취득할 수 있었던 exit까지 2년 남짓 걸렸는데, 이는 이익 실현까지 걸린 기간이 매우 빠른 경우였고 심지어 창업자들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습니다.

국내에서 시작된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아직 초창기이지만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일단 펀딩에 성공하는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후속 투자가 유치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투자자들의 exit가 관건이지만 성장사다리펀드의 k-크라우드 펀드를 비롯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이과 함께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신규 사업 발굴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성사시키는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더해진다면, 투자자들도 위의 E-Car Club 사례와 같은 좋은 이익 실현의 경험을 더욱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멋진 상생의 선순환 사례들을 많이 배출하며, 우리나라의 더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크라우드펀딩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3bc96771-d76a-4f4b-8b64-9acd9cd56fff글 : 박진규 現 와디즈 전략기획팀장 / 前 산업은행 기업금융담당

와디즈는 생소한 ‘크라우드펀딩 투자’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와디즈 투자인사이드’를 신설하여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새롭게 등장하고 변화하는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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