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보상을 통한 운동과 다이어트
한 해가 시작되면 대부분 사람들은 가족의 건강을 빌고 개인적인 새해 목표와 각오를 다진다. 여기서 빠지지 않는 것이 금연, 금주, 다이어트 일 것이다. 이 세가지는 ‘스트레스’와 함께 서로 매우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서 동시에 관리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일단 주위에 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지속적으로 ‘체크’하는 노력이 그 첫걸음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쉽지 않다. 내적 동기든 외적 동기든 직접적인 계기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사람의 행동을 유인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현금은 항상 강력하다. 펜실베니아 대학 캐빈 볼브 박사 (Dr. Kevin Volpp)는 2009년 한 의학 저널(The New England Jouranal of Medicine)에 흥미로운 내용을 발표했었다. 미국 GE(General Electric)사가 자사 직원 878명을 대상으로 금연 실험을 실시한 결과, 현금 USD750(2009년 당시 환율로 약 100만원) 보상을 받은 직원은 현금 보상을 받지 않은 직원보다 금연 확률이 3배나 높았고, 그 중 약 15%는 1년 후에도 금연을 유지했다는 내용이다. 많은 불만과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매월 카드 빚을 털어주는 고마운 월급이 마약이라고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모바일이 일상화되고 있는 요즘 비슷한 현금 유인으로 운동과 다이어트를 해 보면 어떨까?
GymPact은 일주일에 헬스클럽에 몇 번이나 나갈지 목표를 정하고 달성이 되지 않았을 때 자신이 설정한 현금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된다. 신용카드와 페이팔을 통해 세팅할 수 있으며 GPS를 통해 미리 인증된 헬스클럽에서 30분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 또한 Runkeeper와 연동하여 데이터를 공유/활용 할 수 있어서 실 내외 나의 운동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범용성도 지니고 있다.
국내에서는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아 새로운 헬스클럽을 등록하고 인증 받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고, 여러 가지 꼼수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소액의 현금 베팅을 통해 주위 사람들과 재미있는 게임처럼 내기를 해가며 자존심을 자극하는 유인 책은 지금까지 나온 다른 헬스/피트니스와 달리 좀 더 직접적이고 강해 보인다.
하버드를 갓 졸업한 공동 설립자 Yifan Zhang과 Geoff Oberhofer는 “GymPact의 목표는 사람들이 운동을 열심히 하도록 하는 것 보다는 일단 헬스장에 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한다. “행동 경제학을 공부하며 영감을 얻어 기획했다”고 얘기하지만, 지역에 기반한 전국 규모의 헬스장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려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만든다.
일단 DietBet에서 선전하는 몇 개의 문구가 인상적이다.
“소셜 다이어팅(Social Dieting)”
“참여자의 90%가 몸무게가 감소”
“게임에서 이긴 사람의 평균 몸무게 감소 약 4kg”
미션을 설정하고 그것에 동의하는 참여자들이 돈을 모아 성취하는 사람이 돈을 가져가는 게임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방식이다. 함께 베팅하여 쌓인 금액도 몇 십 만원에서 몇 천 만원까지 상당히 큰 금액들이다. 일부 큰 금액이 걸린 게임에서는 살이 빠진 것을 신뢰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부작용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노하우와 고충을 나누고 소통하여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사실 우리는 위에서 소개된 두 가지 서비스 말고도 ‘현금 보상’에 기반한’ 이벤트들을 흔하게 접한다. 단기적이지만 확실히 효과가 있는 유인책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반면에 어떤 서비스에 대한 직접적인 현금이나 직접적인 재화로 보상을 하는 것은 지속적인 충성도(loyalty)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높이는데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어느 한 쪽이 항상 옳은 방법이고 나머지 한 쪽이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개별 컨텐츠나 전략에 맞게 병행될 수 밖에 없는 점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이런 상반된 요소들이 잘 융합되어 긍정적 가치로 승화시켜 나가는 모델이 계속 시도 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행동과 관심이 모바일을 통해 쉽게 움직이면서 트랙킹되고 활용되면 행동 변화를 유도한 더욱 참신한 서비스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