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포켓몬 고’ 앓이…카피캣 게임이 중국 앱스토어 1위
중국에서 VPN 우회 접속을 통해 플레이되고 있는 포켓몬 고 스크린 샷
지난 8일 닌텐도가 내놓은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Pokémon GO)’가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아직 게임이 미출시된 중국에서도 유사 게임이 앱스토어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다양한 헤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출시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포켓몬 고는 현재 트위터와 데이팅 앱인 틴더의 사용자 수를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게임 중 ‘익사체 발견’, ‘무장 강도 사건 발생’ 등 다양한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12년부터 3년간 적자를 기록한 닌텐도는 게임 출시 3일 만인 11일 기준 주가가 24.5% 급등했다.
현재 포켓몬 고가 정식 출시된 국가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로, 서버 과부하를 막기 위해 개발사인 니앤틱 측은 미출시 국가로부터의 GPS 신호를 차단한 상태다. 그러나 게임에 대한 높은 열기로 인해 중국 내 타오바오 등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에서는 게임 가능 국가의 아이튠즈 계정이 약 0.04 달러(한화 약 46 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계정을 구매한 사용자들은 VPN 우회 접속을 통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에 상세 지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앱을 설치해도 포켓몬 캐릭터를 찾을 수 없는 국내와 달리, 구글 접속을 막아놓기까지 한 중국에서는 게임이 원활하게 작동되고 있다.
씨티엘브스 고 게임의 스크린 샷
이와 같은 게임의 인기로 인해, 카피캣 게임마저 중국 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중국의 애플 앱스토어에 ‘포켓몬 고’를 검색하면 가장 상단에 뜨는 것은 ‘씨티엘브스 고(City Elves Go)’다. 이 게임은 여러 부분에서 포켓몬 고에 착안해 개발되었다.
먼저 기술적으로 씨티엘브스 고 역시 지역 정보와 사용자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주제면에서도 캐릭터를 모으고 능력치를 키워 대전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유사하다. 이 밖에도 캐릭터의 생김새, 지도 형태 등 여러 부분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씨티엘브스 고의 그래픽 디자이너는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켓몬 고의 핵심 요소인 증강 현실이 구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 핸드폰 카메라 촬영을 통해 실제 지형과 건물 등에 캐릭터를 배치하는 포켓몬 고와 달리 씨티엘브스 고는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 차이가 없다. 그러나 현재 씨티엘브스 고의 실시간 다운로드 수는 택시 앱 우버와 유명 비디오 스트리밍 앱인 아이치이를 뛰어넘은 것으로 밝혀졌다. 씨티엘브스 고 측에 따르면 앱은 하루 기준 100만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일 30~40만 명의 신규 가입자가 유입되고 있다.
닌텐도와 니앤틱 측은 아직 일본 이외에 아시아 국가 출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특히 구글에 상세 지도 데이터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포켓몬 고가 아예 들어오지 못하거나 혹은 가장 마지막에 도착하게 될 국가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은 국가 보안 등의 이유로 구글에 지도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 현재 국내의 구글 지도의 경우 SK의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포켓몬 고의 중국 진출 역시 넘어야 할 벽이 많다. 우선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구글 접속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VPN을 이용해야 한다. 구글 지도 사용이 어려울 뿐 아니라, 현재 포켓몬 고는 구글 계정을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닌텐도가 향후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인 중국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