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 투자인사이드19] 고객과 기업이 상생하는 고객만족의 극치, 크라우드펀딩
많은 기업들이 있습니다. 새로운 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하고 더 큰 기업이 돼 갑니다. 동시에 몇몇 기업은 비즈니스를 지속하지 못하고 폐업하고 맙니다. 성장하고 생존하는 기업과 폐업하는 기업의 차이는 시장에서 인정받고 성장하느냐, 즉 고객에게, 더 많은 고객에게 인정받느냐 아니면 고객들이 외면하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이러한 명제 아래 ‘고객만족’이라는 화두가 경영계를 주도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경영학 이론에서도 ‘고객은 왕’이라고 하며 무조건적으로 고객의 말을 수용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동시에 온라인, 모바일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며 서비스에서의 고객경험 (UX, User eXperience)가 중요한 화두입니다.
고객만족의 결정체는 고객을 기업 경영의 많은 영역에서 주요 파트너로 인정하고 참여시키는 것입니다. 기업 성장의 초기부터 투자할 수 있도록 해주고, 주주로 받아들이고, 이들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 이것이 바로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초기 충성 고객을 주주로 참여시키는 것입니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고객가치 증대 사례
최근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초기고객을 참여시키고 기업 경영에 활용하고자 하는 유의미한 사례가 2가지 있었습니다. 영국의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펀딩을 진행하는 스타트업 Revolut와 See.Sense가 그 것입니다.
우선 Revolut는 글로벌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VC투자도 성공적으로 유치한 경험이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입니다. 현재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데, 총 목표금액 8백만 파운드 중 1백만 파운드를 영국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Crowdcube에서 일반 투자자들 대상으로 유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투자하기 위해서는 Revolut 서비스의 이용자가 돼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고객 수를 늘리고 고객의 참여를 통해 서비스도 확장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인 만큼 고객을 투자자로 참여시키는 것이 비즈니스 확장에도 크게 기여하며 고객 중심 서비스로서의 특성을 공고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See.sense는 더 고객에 집중된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기업 탄생 초기에 Kickstarter에서 스마트 자전거를 만들기 위한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을 두번에 걸쳐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참여자가 되고 적극적인 이용자이자 전파자가 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합니다.
See.Sense의 CEO Philip McAleese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들을 응원하고 제품을 사용하는 ‘커뮤니티’를 초대해 성장의 길을 함께 걸어가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제품을 이용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투자자로 맞이해 성장의 기회를 공유하고 그 길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고객과 기업 성장의 경험을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의 존재의 전제가 ‘고객’임을 잘 알고 이들이 참여하고 활동하는 것이 중요함을 기업 경영의 과정에서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초기 고객이 초기 주주가 된다는 것의 의미
이처럼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기업의 초기 고객을 주주로 참여시키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업의 입장에서나 고객의 입장에서나 의미가 큽니다. 크게 세가지로 생각해 봤습니다.
1. 기업 성장의 열매를 고객과 공유하겠다는 의지의 표명
초기 기업은 기업가치가 높지 않고 계속 성장해야 하는 숙명을 지닙니다. 그 성장의 과정은 고객들이 선택하고 이용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널리 확산시킬수록 기업은 더욱 성장합니다. 이 때 고객이 주주가 된다면 그들은 더욱 사용하고 확산시킬 유인이 많아집니다.
이렇게 초기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투자자로 참여하여 주주가 된 고객은 성장 후 그 열매를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기업의 가치가 불분명한 초반에 참여하는 것이기에 유가증권 시장에서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입니다. 초기에 기업을 믿고 투자해준다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2. 고객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주고 참여시키는 방법
기존에는 기업들이 고객을 단순한 소비자로만 생각하고 이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물건을 사고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까를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고 개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기업의 팬이 된 소비자는 자발적으로 기업과 서비스, 제품을 알리는 마케터가 됩니다.
고객의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의견도 기업 경영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기존에도 고객의 소리를 듣는 시도는 원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방법은 콜센터나 고객만족센터 등을 통해서 고객의 불만을 듣고 이를 해결하는 사후적인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주가 되면 이런 불만 섞인 사후적인 의견이 아니라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의견을 낼 것입니다. 내가 주주인 회사가 경영이 잘 되고 성장하기를 바랄테니까요.
3. 현재를 넘어 미래를 함께 바라보겠다는 표현
고객을 일회적인 소비자로 여기지 않고 평생 고객가치를 생각하며 서비스와 제품을 기획하게 될 것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초기기업이기에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지만 응원의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수익보다 기업의 성장을 바라보고 미래에 더 큰 가치를 기대하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초기 기업들의 경우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내놓거나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를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은 하지만 직접 기업을 만들고 비즈니스화 하면서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이렇게 자신이 직접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 해주는 기업에 의한 대리만족도 가능합니다.
크라우드펀딩은 기업의 경영에 고객을 참여시키는 것
이렇게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기업의 경영에 고객을 깊숙이 참여시킬 수 있습니다. 고객을 투자자로 모집하면서 고객에게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고객을 중요시하고 참여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철학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방법이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고객을 주주로 참여시키는 것입니다.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 기업가의 창의력, 과학적 관리, 심도있고 세려된 경영 전략 등 많은 것이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결국 고객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브랜드, 기업이 되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들입니다.
고객과 기업이 상생하는 고객만족의 극치, 바로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가능합니다. 펀드를 통해 개인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참여로 상생하고 생각지 못한 방법과 방향으로 발전해나가는 초기 기업들의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을 기대합니다.
글 : 박진규 現 와디즈 전략기획팀장 / 前 산업은행 기업금융담당
와디즈는 생소한 ‘크라우드펀딩 투자’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와디즈 투자인사이드’를 신설하여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