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9일 연세대학교 공학원 지하 대강당에는 ‘공유경제와 협력소비의 세상을 만나다’ 라는 제목의 강연을 듣기 위해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거기에 있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는데요.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이 강연을 듣기 전 까지는 공유경제나 협력소비에 대한 것은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냥 단어가 주는 뉘앙스로 뭔가 함께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인가 보다~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강연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진행되었는데 1부에는 초청 연사 두 분의 강연이 각각 35분씩 진행 되었구요, 2부에는 현재 준비 중이거나 서비스 중인 공유경제 벤처기업 세 팀의 5분 스피치와 피드백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초청 강연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고자 합니다.초청 강연에는 Daum의 창업자이자 현 sopoong의 대표이신 이재웅님과 미국 콜래보레이티브 펀드(Collaborative Fund) CEO 크레이그 사피로님께서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습니다.
먼저 이재웅님의 강연은 공유경제와 협력 소비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시점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전반적으로 훑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공유경제 : Don’t own. Share.
공유경제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잠시 현대 사회의 산업화 흐름을 되짚어 볼까 합니다. 산업화 이전, 사람들은 마을 단위의 공동체 안에서 가내수공업을 통해 경제 활동을 해왔습니다. 지역적으로 시장을 통해 교류하기도 했지만 지금에 비하면 소량 생산이었던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생산성도 떨어졌기 때문에 경제 규모도 작은 수준에 불과했던 시기이죠. 대신에 지역 공동체 간의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화의 물결이 밀려들고 기업이 생산의 주체가 되어 대량 생산의 시대가 막을 열게 됩니다. 규모의 경제 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기업에서 생산하는 재화의 양이 늘어나게 됩니다. 덕분에 수 많은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고 사람들의 소비 행태도 자연스럽게 대량 소비로 전환하게 됩니다. 경제 수준은 짧은 시간 동안 비약적으로 상승했고 사람들은 풍요로운 삶을 만끽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가치가 자연스럽게 물질 ‘소유’ 중심으로 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의 연봉이 얼마고,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무엇이고, 얼마나 소비할 수 있는 지를 평가 기준으로 삼게 되는 것 입니다. 그래서 기업들 역시 더 많은 재화를 만들어 더 많이 팔기 위해 분주해지게 됩니다. 스마트 폰의 교체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신 적이 있다면 이해가 더 쉽게 되실 것 같습니다. 효율성, 편리성이 강조된 시장의 지배적인 분위기와 사람들의 물질 소유에 대한 끝 없는 욕구! 이 구조 속 에서 많은 사회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물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인간성이 결여 된 사회적 분위기라던가 환경오염 문제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겠네요. 공유경제는 이런 문제에 대안적으로 접근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생산-소비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Sharing Economy – the next age of Ownership economy
이제 좀 더 공유경제에 초점을 맞추어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공유경제에 대해 사람들이 품는 질문에 대해 답을 해보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공유경제-협력소비는 개인의 사적 재산이 없는 공동소유 사회를 말하는 것인가요?
A. 아닙니다! 공유경제는 자본주의의 사적 이익 추구를 기본으로 하는 경제 활동이 맞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은 바로 재화를 ‘소유’ 할 때가 아닌 재화를 ‘실제로 사용할 때’ 진정한 가치가 발생한다고 보는 관점에서 나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자동차 백만 대가 시장에서 거래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백만 대가 사용하는 시간보다 그냥 길거리에 서 있는 시간이 더 많다면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보는 관점이죠.
이러한 관점은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를 불러오게 될까요? 일단 가장 먼저 사람들의 소비 행태가 변화게 될 것입니다. 완전한 형태의 공유경제 모델은 아니지만 이와 유사한 카풀 제도의 사례를 먼저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카풀 제도는 쉽게 말해 교통 체증이 심한 출퇴근 시간에 목적지가 같은 사람들이 한 자동차에 모여서 이용하는 제도인데요. 현재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지역별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사례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차’를 몰고 출퇴근을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목적지까지 이동할 때 ‘교통 체증 없이 수월하게 간다’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인 경제적 동물이니까요
그리고 이런 카풀 제도를 ‘서비스화’ 한 것이 공유경제 모델이 될 수 있겠네요. 얼마 전 세계적인 렌터카 기업인 Avis로 인수된 Zipcar가 바로 대표적인 카쉐어링 서비스 기업이죠. 카쉐어링은 카풀 제도 보다 더 발전 적인 개념으로, 계속해서 Zipcar를 예로 들자면 해당 회사가 소유한 차를 회원들이 이용하고 이용 거리만큼 비용을 지불 하도록 하는 서비스 입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내 차’라는 개념보다는 ‘이동 수단’으로써 이동 할 때 정체가 줄어 든다는 점이나, 주차 환경의 편의성 같은 것들을 고려하게 되었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정착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Zipcar는 회사 전용의 주차장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재웅 대표님은 이처럼 재화를 소유 하는 것 보다 사용 하는 가치를 더 중시하는 분위기가 정착하면, 사람들은 오래 사용할 수 있고 모듈화된 제품을 찾게 될 것이고 이는 결국 기업 쪽에서도 과잉 소비를 유발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더 좋고 튼튼한 제품을 만들도록 하는 동기 유발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변화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가치의 창출, 혹은 공동체의 회복 같은 문화적인 부분으로 이어지게 될 거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과거 소규모 공동체에서 이루어졌던 공유경제 모델은 경제적 비효율성이 발생하고 딱히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경제활동에 대한 동기 부여도 떨어지는 편 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인터넷 인프라망이 잘 구축되어 있고 스마트 폰과 같은 플랫폼이 대중화 된 덕분에 공유 경제 기업들이 다수의 고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람들 사이에 경제활동을 통한 커뮤니티가 부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공유경제와 협력적 소비는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와 같은 화폐 단위로는 측정 불가능한 사회적 효용적인 측면에 기여하는 발전된 자본주의 형태라고 볼 수 있는 것 입니다.
공유경제 : 욕망-소유-가치의 연결
그렇다면 공유경제 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라는 의문도 생길 수 있습니다. 공유경제 기업을 단순히 착한 일을 하는 기업이라거나 사회적으로 환원하는 기업이라는 평가는 공유경제의 일면만 평가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서 이재웅 대표님의 ‘공유경제는 자본주의의 몰가치성을 보완하고 가치 지향적인 삶에 대한 고민할 수 있는 욕망과 소유, 그리고 가치를 연결하는 경제 모델’이라는 설명을 차용하고 싶습니다.
물론 공유경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 현재 제조업 중심의 사회 흐름이 그렇게 쉽게 공유 경제로 전환 될지도 의문이고, 기존 기업(혹은 제조업 중심 국가)들의 반발도 있지 않겠냐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현재 Ford와 같은 제조업 기업 역시 카쉐어링 서비스에 맞춘 새로운 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물론 몇 년 안에 변화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가치적으로 본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소유 형태의 경제 모델은 는 점점 사라질 것이고, 그런 추세이다” 라고 답변해주셨습니다. 이는 강연 마지막 슬라이드의 “changing the world to the better place, changing behavior of people” 라는 문구가 더욱 와 닿는 답변 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진 크레이그 사피로님의 강연 내용은 자전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공유경제 모델의 기업들의 발전 모습과, 또 미래의 자라나는 공유경제 기업들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가치의 전환 : ‘협력’은 희생 정신이나 유약함이 아닌 적극성, 성공이라는 뜻으로 읽혀야 한다.
크레이그 사피로님은 자신은 미국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대학을 가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했으며 그래서 진로를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형적인 안정된 직장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고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이야기로 운을 떼셨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결국 리스크를 안고 창업을 하게 되었고 그 선택에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이셨습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Collaborative Fund의 영감은 자신의 할아버지께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가게를 운영했었다는 자서전의 내용으로부터 얻게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미국 사회 역시 재화의 소유가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라고 여기는 전형적인 소유경제(Ownership Economy) 사회였기 때문에 협력(Collective)에 대한 이야기는 희생을 요구하고 유약함을 보인다는 뜻으로 통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Collaborative Fund의 설립 배경에는 이런 인식 변화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과 협력이란 단어를 적극적(aggressive)이고 성공(successful)을 나타내는 단어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깔려있었다고 설명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경제적 이익을 가져오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불러올 수 있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 가지 메시지 : ‘도전하라.’, ‘성공을 확신하라.’, ‘다른 이의 가려운 부분을 찾아라.’
1. 열정을 가지는 일에 도전하라.
크레이그 사피로님의 첫 번째 메시지는 바로 열정을 갖게 되는 일에 도전하라는 것 이었습니다. 뻔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러한 마음 가짐은 안정적인 것에 길들여지는 것과는 대치되는 삶의 모습이며, 항상 스스로가 열정을 갖는 일이 무엇인지 자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 이 열정을 갖고 대대적인 성공을 도모하라.
많은 창업가들이 본인들의 가능성을 과소평가 해서 스스로의 잠재력을 억누르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의 열정을 가진 태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라고 조언했습니다.
3. 모두의 이해관계와 관심사를 조정하는 능력을 길러라.
오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메시지는 바로 많은 사업가들이 직면해 있는 가려운 부분들을 찾아서 긁어줄 수 있다면(Scratch somebody’s itchy) 이는 동시에 사업 기회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짧은 예시로 37시그널의 창업자 제임스 프리드와, 트위터의 창업자 에반 윌리엄스의 경우를 언급했습니다. 두 가지 사례 모두 자신의 가려운 부분, 혹은 관심사가 다른 사람에게도 해당했기 때문에 성공한 경우라고 설명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 가지 사례에서 크레이그 사피로님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이런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찾아내 시원하게 긁어준 덕분이었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1. Motorola – Proteus – FOX TV
크레이그 사피로님이 처음으로 창업한 Proteus사는 모바일 기능 회사였습니다. 스포츠 경기에 실시간 투표를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개발했는데 사내에서 반응이 괜찮게 돌아와서 이것을 사업화 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하네요. 곧 이어 100만 명의 사람들에게 홍보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위해 아무런 약속도 잡지 않고 무작정 FOX TV쪽으로 연락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크레이그님의 제안을 들은 FOX TV측으로부터 자신들에게 광고 수익을 올려줄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고려해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 회사로 바로 모토롤라를 떠올렸고 크레이그님은 두 회사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처음 양쪽에서 돌아온 반응은 ‘말도 안 된다(crazy)’ 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이 때 성공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이 두 회사의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찾았고, 성공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열정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2. GOOD magazine
그 이후 미디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 두 번째 창업이었는데, 그 당시 크레이그님은 가치의 전환이 일어나는 사회에 대한 관심이 보이는 시점이라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GOOD 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당시에 GOOD에서는 비영리 단체들이 하는 일을 무료로 게재하고 있었고, 크레이그님은 잡지사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우편을 보내 구독자를 늘리는 방법은 효과가 매우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새로운 방식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고객들의 구독료가 전부 비영리 단체를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되는 환경을 만들어 두면 구독자들이 자신의 구독현황을 주변에 공유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입소문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고 하셨습니다. 프로테우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잡지사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찾아내서 믿음을 갖고 도전한 결과 성공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실제로 유투브를 통해 공개한 GOOD 사의 광고 영상을 통해서도 구독률도 많이 올라가는 효과를 보았고, 자신이 예상하지 못했던 효과로는 비영리 단체들이 해당 잡지를 홍보해주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인 잡지사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재는 1500만불의 수익을 내는 회사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크레이그님은 이러한 사례들이 가치 전환에 대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소개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습니다. 영리를 위해서 하는 일이지만 기술을 통해서 성공하고 또 그것이 사회적인 가치에 기여한다는 점이 정말 좋다고 덧붙이셨습니다. 또한 Kickstarter 와 같은 사례를 통해서도 미국 사회와 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일면을 볼 수 있으며, Collaborative Fund에서는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를 통해 협력적인 지혜, 지식, 자본,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사회 전반에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마무리 하신 뒤 질의 응답시간으로 넘어갔습니다.
이날 오고 간 질의 응답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Q1. 공유경제에서 신뢰성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1. 신뢰는 공유 경제의 가장 큰 도전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가와 후기를 통한 방법입니다. 이베이에서 상품을 살 때 사람들이 평가나 후기를 읽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 Q2. 공유경제나 협력소비와 관련된 좋은 아이템을 발견했는데 이것을 한국에서 인큐베이팅하여 진출 하는 것과 혹은 미국에서 직접 인큐베이팅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맞다고 보십니까?
A2. 익숙한 지역사회에서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해결 과제들이 이 지역에서 먼저 시작되었기 때문에 본인의 열정과 지식을 기반으로 이곳의 시장 환경에서 어떤 어려움들이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글로벌로 진출해도 늦지 않는다고 봅니다.
- Q3. 처음 투자금을 모은 방법과 투자 기업을 선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3. 일단 이재웅 대표님과 같은 분들을 설득했습니다.(웃음) 제가 굉장히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실리콘 밸리에서 일을 하고 살았었다는 것인데, 그때 저는 굉장히 많은 유사 사업의 창업자들을 만났습니다. 유투브, 에이웰, MIT의 미디어 랩, 밋업, 오픈 테이블의 창업자들이 모두 저의 초기 자금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저의 첫 사업이었던 모바일 기술 회사(프로테우스)를 매각하고 나서 개인적으로 연간 2개씩 투자를 해왔었는데 3년 반정도의 투자 경험을 통해 투자의 가장 기본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돈을 많이 잃었기 때문입니다. (웃음)
투자 기업 선정 기준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투명성입니다. 창업을 할 때 창업가가 얼마나 열려있는지를 많이 봅니다. 협력의 핵심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창의성입니다. 지금까지 디자인에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공학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디자인의 역할도 크다고 봅니다. 세 번째는 오늘 말씀 드렸던 것처럼 관심사 조정 능력입니다. 신뢰성은 투명성에 포함된다고 보아서 이것을 꼽고 싶습니다.
이 외에도 가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경제적인 성공을 이끄는 요인으로 꼽는 두 가지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첫 번째는 그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얼마나 큰 지에 대한 것 입니다. 프로테우스의 사례를 예로 들자면 실시간으로 TV에 투표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지 않다면 효율가치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두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그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돈을 낼 의지가 있느냐 입니다. 이는 큰 소비자군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 Q4. 말씀하신 내용이 기존에 벤처가 창업을 해서 마켓을 찾아내고, 니즈를 충족해서 성장해 나간다는 방식들과 유사한 내용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공유경제나 협력적 소비라는 부분이 대량 생산이 체제와는 다른 마켓 트렌드를 반영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관점이 옳바르게 이해한 것이 맞는지, 기존에 존재하는 벤처 형태와 차이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4. 실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시적, 거시적 차이가 있겠지만 가치의 전환이라는 변화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넷플랙스 DVD 랜탈 서비스의 예를 들고 싶은데요. 그들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고객들이 영화에 대한 접근성만 있다면 딱히 영화를 소유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답변 했다고 합니다. 이는 DVD 생산량 자체는 줄어들지만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증가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즉, 예전에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비하는 지가 멋짐의 척도였다면 지금은 얼마나 덜 소비하는 지를 가지고 판단 할 수 있다는 생각의 변화가 젊은 사람들로부터 나이 많은 세대까지 번지고 있다고 봅니다.
- Q5.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에도 투자하실 의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5. 있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것도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기 위해서 입니다. 공유경제는 현실적으로 제한된 자원, 인구의 증가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입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남미, 전 세계가 공유 경제를 통해 자원을 공유하는 방법을 찾을 것 입니다. 무엇보다 Collaborative Fund에서 한국에 투자하는데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아마 여기에 있는 저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세바스찬(재미교포)을 설득하는 일일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이를 설득하는데 성공하신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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