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insight인터뷰

[투자人사이트] “영남권 스타트업에 경험과 노하우 전달하는 투자사 될 것”,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 이동철 대표

10년간 투자자로 살아온 이동철 대표는, 올 1월 부산 및 영남권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이하 케이브릿지)’를 설립했다. 투자 지역을 국한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벤처 업계의 눈으로부터 다소 소외되어 있던 부산 지역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겠다는 계획에서다.

마침 부산은 시의 주도로 창업 생태계가 막 태동하고 있는 참이다. 부산시는 올해 부산 지역 기술기반 스타트업에 집중투자하기 위해 52억 원의 엔젤 펀드를 조성하고, 창업 생태계의 중심지가 될 센텀기술창업타운(CENTAP)을 설립하는 등 초기 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케이브릿지는 지난 3월 170억 원 규모의 ‘케이브릿지 1호 스타트업 투자조합’을 결성한 뒤, 벤디츠, 렌고 등 다양한 부산 소재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이어왔다. 현재까지 12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그중 절반이 영남권 기반의 스타트업이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투자처를 물색 중이라는 이동철 대표를 만나 영남권 스타트업 생태계와 투자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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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투자자로 살아왔다고.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과 벤처 기업에서 일했다. 벤처 기업에 있던 시절에 회사가 지금의 블루런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VC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게 그때다. 이후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MBA 과정을 이수하면서 벤처캐피털 업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한화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 심사역으로서 첫걸음을 뗐고, 이후 인텔캐피탈·메가인베스트먼트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올해 1월 케이브릿지를 설립했다. 펀드는 3월경에 조성했다.

10년간 벤처 투자 업계에서 일하면서 어떤 변화를 느꼈나.

10년 전의 ‘초기 기업’은 성격이나 규모 면에서 지금의 것과 달랐다. 대부분 제조 업체인 경우가 많았고, 기본적으로 자본금과 경력을 꽤 갖추고 시작하는 회사가 많았다. 또 삼성·LG와 같은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기업에 많은 투자가 쏠렸다. 그렇다 보니 투자 패턴이 다소 획일적인 면이 있었다. 현재의 ‘초기 기업’은 훨씬 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이르는 말이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더 다양한 분야와 단계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본다. 서로에게 기회가 많아진 거다.

케이브릿지는 부산 및 영남권 지역 스타트업에만 투자하게 되나.

그렇지 않다. 전국의 모든 스타트업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다소 소외되어 있던 영남권 지역에서 더 많은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자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한 기업당 3~5억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특별히 영남권에 초점을 맞추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3월에 펀드를 결성하기 전에, 모태펀드에서 120억 원의 출자를 받고자 하는 과정에서 부산시와 만나게 됐고, 논의 끝에 부산시가 출자자로 참여했다. 우리 역시 시리즈 A 단계 이전의 초기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었고, 영남권에서도 충분히 많은 투자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현재까지 12개 기업에 투자를 했는데 그중 반 정도는 부산 소재의 기업이다.

투자자로서 평가하는 부산의 창업 생태계 수준은 어떠한가.

부산 지역 스타트업을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것은 반 년이 채 안 됐다. 일단 영남권에도 좋은 회사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 간 편차가 아주 크다고 느낀다. 서울 기업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편차가 크지 않다.

시 차원에서의 지원 수준은 어떤가.

지원은 굉장히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시가 특히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시 단위에서 노력하니까 협업 공간들도 많이 설립되고 있고. 다만 서울과 같이 기업들에게 정보가 바로바로 전달되는 편은 아닌 거 같다. 현재 관련 정보 채널들이 개발되고 있는 과정이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제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도시다. 관련 스타트업이 시너지를 낼 기회가 많을 것 같은데.

우리도 펀드 기획 단계에서는 그렇게 예상을 했다. 부산은 기본적으로 제조업이 발달했고, 지금은 상황이 어렵지만 조선이나 해양 플랜트 분야에도 특화된 도시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인 제조업과 잘 연결될 수 있는 IoT 관련 산업은 잘 육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 외로 산업용 IoT 분야를 다루는 기업을 발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분야에 있어서는 우리가 기업을 육성하는 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엑셀러레이팅을 직접 하겠다는 이야기인가.

우리가 직접 하기에는 인력과 자금이 부족하다. 현재 부산 현지에 다양한 엑셀러레이터가 생겨나고 있다. 이들과 협업하여 기업을 육성하고, 기존의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활동하시던 분들도 지역을 넓혀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들과 협력해 우리 포트폴리오사에게 후속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첫 번째 투자 기업으로 이사 O2O 기업 ‘벤디츠’를 선택한 이유는.

경험적인 면과 팀 구성 덕분이었다. 일단 이 팀은 현재 존재하는 전국의 7천 개 이사 업체 중 600개 정도를 다 만나고 다녔다. O2O 사업은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 양측이 많이 들어와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이사 O2O 사업의 경우에는 특히 좋은 이사 업체를 많이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이들은 전체의 약 10% 이사 업체가 자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득해냈다. 그런 경험적 역량이 중요하다고 봤다. 팀 구성도 좋은 편이다. 벤디츠가 부산대 출신 2명이 창업한 팀과 서울 출신 창업팀이 합병한 회사다. 각각이 온오프라인 사업, 개발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좋았다.

투자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달라.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수치나 수익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향후 투자 단계마다의 마일스톤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테면 ‘이번 투자금을 다 소진하고 다음 투자를 받을 때까지 우리 팀은 어떤 지표,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하고 있어야 한다.

초기 기업의 경우 그 지표를 무엇으로 설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회사마다 다 다르다. 수익, 사용자 수, 다운로드 수, 재사용률 등 그 회사의 아이템과 산업 분야에 따라 각기 다른 지표를 설정해야 한다. 사실상 포트폴리오사와 정기 미팅을 가질 때, 가장 많이 나누는 이야기가 지표에 관한 거다. 그 회사에 적합한 지표를 도출을 유도해주는 게  우리의 일이다.

벤디츠의 경우에는 실제로 서비스 제공자인 이사 업체의 수와 결제 빈도, 견적 의뢰 건수가 높아지는 것이 중요한 회사다. 그런 지표를 가지고 목표를 세워야 한다. 매출이 한 번에 커지길 기대하기보다는, 성장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에 국내에도 큰 규모의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 회사들이 모두 매출을 잘 내기 때문에 투자를 유치하는 게 아니다. 사회, 구조적인 혁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케이브릿지가 좀 더 많은 관심이 있는 산업 분야가 있다면. 

사실 창업투자사에 오래 있다 보면 굉장히 넓은 분야에 대해 얕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깊이가 없는 게 단점이다. 예전에 심사역으로 있던 시절에는 혁신적인 하이테크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태양광, LED, 바이오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매 투자 때마다 공부도 많이 했다. 하지만 현재 이 스타트업 펀드의 경우에는 의사 결정을 빨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투자 금액 단위 자체도 작기 때문에 지금은 하이테크 보다는 모바일 서비스 전반에 더 관심이 많다. 하이테크 분야에 대해서는 추후에 팀을 보강하여 본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VC 간 경쟁도 치열하다. 케이브릿지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먼저 빠른 의사 결정 속도가 강점이다. 현재 나와 1명의 파트너, 총 2명이 만장일치제로 투자 결정을 하고 있다. 모든 과정을 최대 한 달 내에 끝마치려고 노력한다. 또 영남권 지역 스타트업에게는 최대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고자 한다. 부산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의 경우 실제 VC를 만날 기회도 적을뿐더러, 투자 이후 과정에 대한 지식도 적다. 그래서 좀 안 하던 짓도 많이 한다. 사업 계획서 같은 경우도 다른 VC 만날 때를 대비해 수정하라고 조언도 하고, 보완점도 솔직히 말해주는 편이다. 투자 과정, 밸류업(Value up) 과정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현재 매쉬업엔젤스, 본엔젤스와 같은 국내 유수 초기 엑셀러레이터, 벤처투자사와 공동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인적인 연고가 없는 스타트업의 경우 어떤 방법을 통해 케이브릿지 혹은 대표님과 만날 수 있나. 

현재 부산시를 통해서도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 또 부산 팁스타운인 ‘센탑’에서 다양한 스타트업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그런 기회로도 부산권 스타트업을 많이 만난다. 현재는 페이스북 페이지만 개설되어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회사 홈페이지를 만들 계획이다.

케이브릿지의 올해 내 단기 계획과 중장기 계획을 말씀해달라. 

하반기에는 속도를 조정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펀드를 조성하기 이전부터 계속해서 만나왔던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서두른 면이 있었다. 하반기에는 6~7개 다양한 서비스 회사에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말했던 IoT 관련 기업들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 내년 쯤에는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고 싶은 희망도 있다. 지금 상황을 봐서는 가능할 것 같다.

케이브릿지를 어떤 투자사로 만들어나가고 싶은가. 

다양한 특색을 가진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 현재는 초기 스타트업 펀드만 운용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해외투자(Cross Border deal)를 할 수 있는 글로벌펀드도 조성해보고 싶다. 나와 파트너가 모두 프랑스에서 MBA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유럽 쪽과 연계하는 작업도 재밌을 것 같다. 물론 수익이 잘 나야겠지. 안 그러면 LP들을 모집하기 힘들 테니까. 원래 스타트업 펀드는 실적 내기가 어려운데, 현재 투자한 포트폴리오사 중 몇 군데는 잘 되리라는 자신감이 있다. 늘 재밌고 다양한 기회와 기업을 찾아가는 회사가 되고 싶은 것이 우리의 소망이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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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영양가 있고 재미있는 스타트업 이야기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argot Jung is a Editor of Platum. She is covering the startups and also an member of the startup. She writes about news of startups and IT trends in Korea and China. She’ll do her best to convey information that can be helpful to entrepreneurs in a easy to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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