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tartup’s story#271] 벤처하는 바보들이 만든 이사 O2O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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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준 벤디츠 공동대표

(부산행 #1) 벤디츠 스토리

작년과 올해 창조경제혁신센터, 센텀기술창업타운 등이 개소하면서 흐름에 변화가 일고 있지만,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많지 않았다. 다수가 지역 인프라에 걸맞는 제조 기업이었다. O2O 서비스는 더더군다나 보기 힘들었다. 부산을 기반으로 한 IT스타트업 벤디츠는 그래서 ‘부산스럽지 않은’ 기업이다.

벤디츠는 현재 이사 O2O 서비스 ‘이사모아’를 주력으로, 결혼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맞춤 연결해 주는 웨딩 O2O 서비스 ‘웨딩바이미’, 인테리어 O2O서비스 ‘인쇼’ 앱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이사모아는 이사 예정인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상세한 서비스 내용과 비용 등을 고려해 자체 선정한 이사업체와 맞춤 연결을 해주는 온디맨드 서비스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주택 층수, 면적, 등 정보를 입력하면 이사업체 3곳 이상에서 역경매 방식의 견적을 받아볼 수 있다. 고객이 한눈에 이사업체의 등급도 확인할 수 있다. 정보 불균형이 심했던 이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이사 O2O는 녹록한 사업이 아니다. 진입장벽이 낮지 않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네트워크가 공고해야 지역을 넘는 확장성을 가진다. 다수의 스타트업이 이 분야 진출을 검토단계에서 접는 이유이기도 하다. 벤디츠는 오프라인 실행력과 온라인 기술력이 균형을 맞추고 있는 기업이란 평가를 받으며 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이사모아는 앱 다운로드 기준으로 국내 1위다

스타트업 간 바람직한 M&A 사례 … ‘모험을 하는 바보 (Venture + ditz)’

벤디츠는 법인 설립 기준으로 만 1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업력은 그보다 길다. 작년 7월(발표기준) ‘이사모아’를 운영하는 JYC와  ‘웨딩바이미’를 만든 어뮤즈파크의 합병으로 탄생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양사의 합병은 각자 가지고 있는 역량이 다르다는 점이 한몫했다. JYC는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이 탁월했고, 어뮤즈파크는 앱을 수백만 다운로드 시킬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대중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모바일 리빙 플랫폼을 만들자는 두 대표의 가치관이 들어맞았다고 한다. M&A 이후 1년 간 벤디츠는 이사모아를 주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투자유치 등을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벤디츠는 부산 동남권 스타트업 마이크로VC펀드 ‘케이브릿지1호스타트업 투자조합’의 첫 번째 투자기업이다. 케이브릿지 이동철 대표는 “많은 O2O 서비스들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에 이사는 다른 O2O 서비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 분야이다”며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성장성이 크게 기대된다”고 벤디츠에 투자한 이유를 밝혔었다.

요가 프렌차이즈의 작은 성공, 요식업 프렌차이즈의 실패 …  빚을 갚으며 현재의 아이템을 구상. 

염상준 벤디츠 공동대표는 대학생 시절부터 10년 간 창업, 폐업, M&A, 투자유치, 엑싯 등 스타트업 생애주기 거의 대부분을 경험했다. 염대표는 요가 프렌차이즈 사업을 통해 수 억 규모의 매각 수익을 올렸지만, 이후 사업에서는 첫 사업에서 번 만큼 빚을 지며 실패했다. 하지만 빚을 갚는 과정에서 현재 사업 아이템을 발견했고 그 경험이 이사 O2O 서비스 이사모아를 탄생시켰다. 

염상준 공동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 벤디츠 오피스를 찾았다.

왜 창업을 했나? 대기업에 갈 수도 있었다 들었다. 

사업은 중독성이 있다. 사회생활 초기부터 스스로 생각한 아이디어로 벌은 돈 몇 천, 몇 억이 통장에 들어온 경험을 했다. 짜릿했다. 사업은 돈이 안 벌려도 재미있는 일이 많다. 어떤 문제를 풀기위해 시장에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소비자들이 그 것을 쓰고, 알아봐 줄 때 돈을 벌 때 처럼 기분이 좋다. 우리 개발팀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사용자의 긍정적 리뷰다. 중간에 힘들었던 적도 있었고 눈물 흘린 때도 많았지만 그런 것을 상회하는 중독성이 사업에 있다.

이사모아는 몇 번째 아이템인가? 그동안 어떤 사업을 해왔나? 엑싯(투자회수)경험도 있다. 

이사모아가 다섯 번째다. 사업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27살 때 시작한 요가 프렌차이즈 창업이다. 큰 노력 없이도 12호점까지 확장이 되었고, 매각까지 해서 몇 억 정도 손에 쥐게 되었다. 내가 잘 했다기 보다 시기가 좋았다. 이후 서울에 올라와 요식업 프렌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강남에 오피스를 꾸미고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안 좋았다. 당시 전략을 잘 세우지도 못 했고, 인재영입도 잘 몰랐다. 특히, 창업자가 겁을 먹으면 사업이 얼마나 뒤로가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결과적으로 빚이 2억 정도 생겼다. 그때가 31살 때다.

빚을 갚아야 했다. 친구의 부친이 인테리어 사업을 크게 하고 있었다. 인테리어 공사 수주를 하나 따오면 3~5% 수수료를 주겠다고 하더라. 잘 아는 분야는 아니었지만, 발로 뛰었다. 지금도 당시 돌아다닌 강남, 서초 등 지역은 손으로 지도를 그릴 수 있을 정도다. 눈만 뜨면 그쪽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빌딩 관리소마다 찾아가 영업을 했다. 그러던 차에 목동에서 이사 사업을 크게 하는 어느 대표를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이 인테리어 일을 많이 소개해 줬다. 덕분에 빚갚는 속도가 빨라졌다. 고마웠다.

그런데 그 업체의 마케팅 과정에서 눈에 띄는 문제점이 보였다. 그 업체에서 당시 홈페이지 하나를 구축하는데 7000만원 정도 들여서 했다. 그리고 사이트 운영 대행사에 호스팅비를 매달 150만원씩 내고 있었다. 또 이사 문의 전화가 많이 안 오면 2~3천만 원 더 들여서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더라. 내가 IT는 잘 모르지만, 그렇게 고가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당시 이사업체 대다수가 IT 역량 부족으로 인한 광고솔루션이 부재했다.

그 목동 이사업체 대표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주변에 수소문해서 제대로 저렴하게 만드는 곳을 연결해 주겠다고 했다. 그게 계기가 되어 이사업체 대상 IT솔루션 일을 하게 되었다. 이사 업계 대표들 대부분이 고령에 IT에 밝지 않았기에 통했다고 본다. 소개에 소개로 하나 둘 홈페이지 구축을 했고, 나름 입소문이 났다. 그렇게 100여 개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어느순간 인테리어 쪽 일보다 이것이 더 커져 있었다. 그 과정에서 CPC광고 대행, 블로그 마케팅도 병행했다. 그 즈음에 지난 사업에서 진 빚을 다 갚았다.

그 과정에서 찾은 이사업계의 문제점, 이사모아로 연결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과거 이사업체는 전화번호부나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내면 일거리가 들어왔다. 하지만 포털시대로 접어들면서 양상이 바뀌었고 이사업체들이 이 환경에 적응을 잘 못 했다.

오전 시간에 포탈에 들어가서 ‘포장이사’라고 치면 많은 이사업체가 뜰거다. 맨 위에 있는 업체 홈페이지 한 번 누르면 2,5000원 정도가 광고비가 나간다. 오후 2시쯤 클릭하면 4만원이다. 10번 클릭하면 40만 원인 거다. 하지만 10번 누른다고 전화 10통이 오지는 않는다. 대안으로 이사 프렌차이즈가 개별 이사 업체에게 광고비를 받아 수수료를 떼고 광고를 대신 해주는 형태도 있다. 포탈시대로 접어든 지난 10년 간 그런식으로 이사업체 마케팅이 진행되어 왔다. 이사업체가 전화 한 통 받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얼추 10만원 정도 소요되었다. 비합리적인 형태였고 기회가 있다고 봤다.

빚을 다 갚은 뒤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이사업체와 사용자를 연결시키는 서비스를 고민했다. 기존 이사업체가 광고에 쓰는 비용을 1/10 수준으로 낮추고 같은 효과를 얻는다면 사업으로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전 사업에서 내가 가장 못 했던 것이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과 같이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교(부산대학교)에 가서 대기업 입사를 앞 둔 후배(김태훈 벤디츠 CTO, 부산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박사)를 설득했다. 그렇게 둘이서 이사모아를 만들고 시작했다.

시장에 대한 조사를 충분히 했으리라 본다. 어디서 가능성을 봤나?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 왜 이사 O2O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보나? 

이사모아를 시작할 때 O2O라고 생각해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근래 O2O 개념이 생겼고 우리를 그 영역 스타트업으로 부르기에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그저 사업으로 가치가 있는 일이고 끌고가면 갈수록 더 많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라 봤기에 시작했다.

기존 이사 시장은 크기도 하지만 점차 더 확장되는 추세다. 이사는 연간 평균 500만 건이 발생한다. 내년에는 700만 건이 발생할거라 예측되고 있다. 성수기 월 60만 건, 비수기 40만 건 정도다. 서울은 전세 계약 기간에 맞춰 2년 마다 한 번씩 이사 시기가 온다. 부산 등 지역은 서울보다 장기계약이 많기에 3~4년에 한 번 꼴이다. 반면에 원룸은 1년에 두 세 번도 이사가 발생한다.

우리가 이사업을 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이사업체가 여전히 낙후되고 영세하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려고 시작했다. 두 번째로 경쟁자가 거의 없었으며, 세 번째로 소비자 입장에서 단골 이사업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사용자는 받은 이사 견적이 비싼지 싼지 잘 구분할 수 없다. 이사는 소비자에게 극심한 정보불균형 사업인 거다. 단골도 없고 정보도 없는 상황이기에 이사모아와 같은 모바일 서비스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많다고 봤다.

이사모아는 약 600개가 넘는 이사 업체와 제휴를 해 이사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주선이사허가증을 취득해 허가받은 이사업체 수가 6~7천개라고 추산되는데, 그중 10% 정도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대다.

기존 프렌차이즈 업체에서의 견제는 없었나? 이사모아의 시장 전략은 무엇인가?

지금은 아니지만 한때 이사모아에 가입한 업체는 명단에서 빼겠다는 공문을 보내는 프렌차이즈들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의 효용성을 아는 이사업체 대표들은 가족, 직원 휴대폰으로 연결해서 썼다.

우리의 전략은 심플하다. 우선 기존 이사업체가 쓰던 광고비용을 1/10로 낮춰주는 것이다. 그러면 업체들이 몰릴 것이라 판단했다. 두 번째로 업체용 어플리케이션에 이사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기능을 넣고 있다. 우리 서비스가 없으면 불편할 정도로 기능을 제공해 이사업체의 필수 솔루션이 되자는 거였다. 세 번째는 이사하는 소비자들의 크고 작은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이다. 소비자는 이사할 때 참 많은 문제에 당면한다. 예를들어 이사를 갈 때 주소 이전을 빨리 안 하면 우편물이 이전 주소로 간다. 우리는 휴대폰 번호를 근거로 어떤 사람이 어느 주소에서 어느 주소로 몇 월 몇 일에 이사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기업이다. 클릭 한 번으로 주소변경을 도울 수 있다. 또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간다고 할 때 도시가스 등을 따로 신청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지역 공급업체를 찾고, 신청하고, 기다리고, 설치하는 등 과정이 번잡스럽다. 이것도 이사모아를 통해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런 불편사항을 20개 정도 나열해놓고 큰 것부터 해결해 나가고 있다.

근래 안심이사 서비스를 공식 론칭했다. 안심이사 서비스의 최대 장점은 피해 보상제도이다. 이사 업체와 고객 간의 문제가 발생 시 이사모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이사 피해보상금을 최대 100만원 까지 이사모아가 지급한다. 업체 선정은 까다롭다. 이사모아에 적어도 1년 이상 제휴되어야 하며, 운수화물사업자, 화물적재보험 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사모아에서 직접 이사 업체를 방문해 이사업체 환경,차량 보유 등을 모두 파악해 지정한다. 현재는 수도권 위주이지만 전국적으로 확대시킬 예정이다.

어떻게보면 이사모아에는 빅데이터가 있는거다. 관련되어 기업과 제휴는 생각해 본 적 없나?

모 백화점에 가서 제안해 본 적이 있다. 그쪽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더라. 통신사나 금융사에도 니즈가 있다. 인터넷을 제공하는 이통사의 경우 이사를 통해 해지한 고객을 다시 잡는데 드는 1인당 마케팅 비용이 70만원이라고 한다.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모 통신사에 제안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원활히 진행되려면 일단 서비스 확장이 우선사항이다.

이사모아를 내놓았을 때 사용자의 첫 반응은 어땧나? 

처음에는 이사업체들이 이상하리만큼 안 쓰더라. 당시 간과했던 것이 이사업체 종사자 대부분이 피처폰을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휴대폰은 주요 사업 재산이라서 번호도, 기기도 안바꾸는 경향이 강했다. 영업을 위해 다섯 군데 방문하면 한 군데 정도 우리 서비스를 쓰는 빈도였다.

그러다가 선현국 어뮤즈파크 대표(현 벤디츠 공동대표)를 만났다. 어뮤즈파크는 웨딩 O2O서비스를 만들고 있었고, 분야 1위였다. 다운로드 수도 우리에 비해 훨씬 많았기에 ‘결혼 한 번 하면 이사 두 건’이란 단순히 생각으로 협업을 했다.

그러다 한 배를 타게 되었다. 처음에는 협력사 대표였다가 합병을 통해 코파운더가 된 셈이다.

당시 양사의 협업 성과가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웃음) 하지만 선대표를 만난 것이 큰 성과였다. 선대표는 30개 정도의 유틸리티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았고, 그 서비스 누적 다운로드 수가 600만이나 되었다. 그런데 수익이 많이 나지는 않았다. 당시 다운로드 수 1만 정도 밖에 안 되던 이사모아가 수익은 더 좋았다. 허심탄회하게 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합병을 결정했다. 모바일 서비스 운영은 선 대표가 맡고, 나는 비즈니스 쪽에 집중하고 있다. 김태훈 CTO를 포함해 3명이 벤디츠의 핵심이다.

M&A는 사업적 시너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사람끼리의 화학적 결합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선현국 대표를 사업 파트너로써 확신한 것은 언제인가?

앞선 사업을 진행하며 절실히 느꼈던 것이 내가 못 하는 것을 잘 하는 사람을 찾는 거였다. 선 대표를 만날때부터 느꼈던 것이 협상을 정말 잘한다는 거였다. 대기업 제휴등 미팅 때도 내가 갈 때보다 선대표와 함께갈 때 진도가 더 나간다. 더불어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감각은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 카카오와 협업을 통해 300만 다운로드를 두 번 해본적이 있다. 선 대표가 만든 웨딩바이미는 당시 1년 간 10만 명이 사용했다. 연간 32만 쌍이 결혼하는 국내에서 그 수치는 의미가 크다. 모바일 서비스를 가지고 사용자를 만족시키고 쓰게하는 측면에서 매우 뛰어난 사람이다. 반면에 나는 돈을 버는 방식은 지난 10년 간 다양하게 경험해 봤다. 그런 사업의 양 측면이 잘 맞았다 본다. 서로 잘하는 것이 확실히 다르기에 크게 부딪치지 않고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선 대표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사이가 항상 좋을 수는 없다. 이견은 어떤 부분에서 발행하나?

이사모아를 먼저 주력으로 하느냐 웨딩바이미를 먼저 하느냐를 가지고 열띤 논쟁을 한 적이 있다. 이사 분야를 잡고나면 나머지 서비스가 더 원활히 풀릴거라 설득했고, 선 대표가 결국 납득해 줬다. 현재는 이사모아에 집중하고 다른 서비스는 현상 유지 정도를 하고 있지만, 서비스가 안정화 되면 웨딩바이미와  인테리어 O2O서비스 ‘인쇼’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서비스 확장이 최우선이겠지만, 서비스 수익모델도 고민하고 있을거라 본다. 어떻게 돈을 벌건가? 

기존에 비해 1/10 수준 가격이지만, 작지는 않다. 고객 한 명 당 접근비용이 있는데, 접근비용은 월 정액제다. 소비자에게 접근할 때 지역별로 정액제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진행된다고 종국에는 무료로 하려 한다. 그리고 매월 광고비가 있다. 이사업체의 마케팅적인 고민, 고객획득 고민을 해결하는 동시에 우리도 적정 이율을 찾는 실험을 하고있다.

돈을 내는 입장에서는 소소한 것도 불만일 수 있다. 이사업체의 불만은 없었나?  

이사업체에서의 불만은 거의 없지만, 기존에 이사업체들을 통해 수익을 얻어온 사업체들의 불만은 자주 접하고 있다. 그들에게 우리 서비스가 위협으로 다가서는 듯 싶다.

현재 벤디츠가 상정하고 있는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인가? 

여전히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절반의 이사업체 대표들이다. 그들이 우리 서비스를 쓰게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벽이다.

‘케이브릿지1호스타트업 투자조합’의 첫 포트폴리오사다. 5억 규모의 투자 유치를 했다. 투자유치 과정을 이야기 해준다면?

생각보다는 편하게 진행되었다. 케이브릿지는 찾고 있던 팀이 있었고, 벤디츠가 그 조건에 적합하다고 판단한듯 싶다.

여담이지만, 서울에서 다른 VC를 상대로 IR을 진행한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이사모아에 집중하는 형태가 아니라 이사모아와 웨딩바이미 두 개를 동시에 진행할 때였다. 둘 다 잘 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는데, 납득시키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우리같은 스타트업이 둘 다 잘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 하지만 그때는 알지 못 했다.

케이브릿지가 왜 벤디츠에 투자를 했다고 생각하나? 다른 관점에서 벤디츠는 왜 케이브릿지를 선택했나? 

우리가 VC를 골라 투자 받을 입장은 아니었다. (웃음) 스타트업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케이브릿지는 성장단계의 스타트업을 찾고 있었고 벤디츠가 그 기준에 맞았다 본다. 케이브릿지 이동철 대표는이사 사업에 대해 우리보다 더 통찰력이 있다. 사업을 어떻게 키워야 되는지로 알고있고.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파트너다. 지속적으로 투자유치를 하고 사업을 크게 키울려면 초기에는 투자사의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아닌 같이 고민해줄 수 있는 투자자를 찾는 것이 맞다고 봤다. 우리가 생각하는 조건에 케이브릿지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지금도 한달에 한 두 번씩 이동철 대표를 찾아가 사업에 대한 크고 작은 이슈를 논의하고 있다.

금액적인 부분 외 케이브릿지의 네트워크를 통한 도약의 발판도 고려했을거라 본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될 거라 기대하는가?

투자사의 네트워크도 중요하겠지만, 우리가 서비스에 자신이 있을 때 자금 등 동력을 제공하거나 적절한 타이밍에 나가야 할 때를 조언해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다고 본다.

추가 투자유치는 언제쯤으로 예상하고 있나?

내년 2월이 되면 유의미한 서비스 지표가 나올거라 예상하고 있다. 설명이 아니라 숫자가 말해주는 시점이 될거다. 그 이후 준비하려 한다.

부산지역에서 O2O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유가 있나? 그리고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일단 고향이 부산이다. 대학교도 부산에서 다녔다. 김태훈 CTO도 마찬가지다. 우리 개발팀 대부분의 연고도 부산이다. 다른 도시 사정은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는 부산의 창업 인프라는 매우 좋다. 현재 우리 사무실도 꽤 넓은 편이지 않나. 서울이라면 이게 쉽겠나. 우리가 입주한 이 곳은 IT기업만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이다. 시의 지원으로 입주비용이 정말 적게 나간다. 부산은 시 차원의 지원 역시 많다.

개인적으로 부산에 있다고 해서 서울에서 미팅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KTX 타고 2시간 반이면 서울에 가지 않나. IT분야 사업을 한다고 할 때 부산이 서울과 크게 차이가 난다고 보지는 않는다. 부산에서 개발자를 구하기 조금 더 수월해지고, 서울에서 비즈니스를 하는데 크게 지장만 없다면 오히려 부산이 더 유리하다고 본다. 일단 인건비가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고, 이곳에 연고가 있다면 서울에 가서 더 받는 것보다 여기에 있는게 금전적으로도 이득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초기에 가장 중요한 고정비가 높지 않은 것도 크다.

부산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개발자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유능한 개발자 상당수가 수도권에 있다. 

이곳 토박이 입장에서 보자면, 부산이 개발자 구하기 나쁜 환경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찾아보면 개발자 네트워크는 있다. 단지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가 수도권에 비해 낮고, 네트워크가 작을 뿐이다.

몇 년 전에 비해 부산지역 창업 생태계가 무척 좋아졌다. 실감하나?

실감한다. 2년 전 부산 모바일 앱센터에서 사업할 때에 비하면 우리도, 부산 창업 생태계도 정말 많이 달라졌다. 센텀기술창업센터에서 한 달에 몇 번씩 스타트업 행사가 열릴 때 가보면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나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권혁태 대표 등 이전까지 서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스타트업 인사들을 강연과 교류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특히 부산시가 스타트업을 지원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고무적인 부분이다.

개인적인 편견일 수 있지만, 벤디츠는 부산스럽지 않은 스타트업이란 소견이다. 부산지역에 O2O 서비스는 물론이고 IT서비스 자체가 비율상 많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서울과 부산에서 IT사업을 하는 것에 차이를 느끼지는 않는다. 다만 일부 관공서에 가서 우리 서비스를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은 있다. IT한다고 하면 홈페이지 만든다고 생각하더라. (웃음) 아니라고 말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하면 말이 길어진다. 그런 측면에서 아직까지 IT 저변이 넓다고는 볼 수 없겠다.

이사모아와 유사한 서비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또 글로벌 물류 O2O 기업도 국내에 상륙해 있다. 사업 영역이 겹친다.

우리 서비스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기업이 어떻게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배달의민족이 전단지를 모바일로 옮겨왔고, 직방은 교차로나 벼룩시장 등 부동산 정보를 모바일로 옮겨왔다. 단지 잘 옮겨온 것 만으로 좋은 모바일 서비스라고 할 수는 없다. 이들 서비스는 계속 소비자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이사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큰 영역이다. 그것을 지속하고 이전처럼 큰 실수만 않는다면 정말 큰 회사, 가치있는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사업을 하면서 다수의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혹은 사업과정에서 발견한 인사이트가 있다면?

잘 모르는 업종은 하지 말아야 하고, 못 하는 것을 지금부터 배워서 잘 하겠다는 발상이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주변에서 훈수를 둘 때와 직접할 때는 다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과 잘 하는 것은 별개다. 내가 이사 서비스를 한 이유도 3~4년 동안 그 분야를 경험하며 그나마 내가 잘 아는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거창하게 인사이트라고 할 것은 아니고 잘 하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 정도가 지난 10년 간 경험을 통해 취득한 거다. 물론 본인이 잘 모른다면 잘 아는 사람과 같이하는 방법이 있겠다.

사업방향이 맞다면 제휴와 합병도 고려한다고 들었다. 

현재 우리는 직접적인 이사서비스를 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우리도 이사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장 몇 년 내는 아니겠지만.

직방이 2015년 거래건수 36만7995건을 기록했다. 올해 100만 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직방의 모수와 이사모아의 모수는 거의 같다고 본다. 충분히 커질 수 있는 토양이 있는거다. 우리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정말 서비스를 잘 하고 있는 업체를 인수한는 등 방식을 취할수도 있을거다. 하지만 아직 눈 앞의 이야기는 아니다.

올해 계획은 뭐였나?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우선 올해 전체 이사업체의 1/4 규모인 1500개 업체를 이사모아에 가입시키는 거다. 그리고 그중 10%를 유료결제고객으로 만드는 거다. 스마트폰을 쓰는 업체 대표이라면 회사 수익을 위해서라도 우리 서비스를 쓸 수 밖에 없다고 본다. 현재 가입 업체중 8~90개 업체가 적극적인 유료 회원이다. 3~400개 업체는 그때그때 충전방식으로 사용한다. 올해말까지 600개 업체가 한 달 만 원이라도 유료로 서비스를 쓰게 하는 것이 우리 목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연간 이사건수 500만 건 중 100만 건이 우리 서비스에서 일어나는 것을 마일스톤으로 잡고있다. 고객 만족도를 높여 이사외 우리가 소개하는 다른 서비스를 써도 좋겠다는 소비자 인식이 된다면 인테리어나 청소쪽으로 이어질거다. 이사라는 것은 개인의 이동이기도 하지만 한 가족의 삶이 옮겨지는 것이다. 우리가 이사와 밀접하다고 보는 분야는 인테리어와 청소, 용달이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이사보다 시장이 더 크고, 겪고있는 문제가 비슷하며 제대로 된 솔루션을 제시하는 O2O 서비스가 아직 없다는 거다. 이사모아 가입 업체 절반이 용달회사다. 우리를 통해 용달을 부를 수 있고, 좋은 경험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면 용달 시장은 손쉽게 진입하리라 본다. 그리고 평균적으로 이사 10건 중 2~3건의 청소 용역이 발생하고, 이사 10건 중 1~2건의 인테리어가 진행된다. 이사모아가 자리 잡으면 해당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소비자 평판이 좋은 청소업체를 찾아 협업을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가장 큰 재산은 야쿠르트 아줌마다. 코웨이의 자산은 코디다. 이사업체의 만족도를 계속 올리면 이사업체 대표님들이 그 역할을 하리라 본다. 사실 이사는 효율성이 높은 시점 마케팅의 도구다.

덧붙이자면, 1년 중 카드사용액이 가장 많은 때가 이사할 때다. 매년 전국민의 1/5이 이사를 한다. 우리 계획대로 된다면 다양한 기업과 협업, 협력, 제휴가 가능하리라 본다. 어느정도 KPI가 나온뒤 부가서비스들이 순차적으로 이어질 거다.

마지막으로 회사와 서비스에 대해 알리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해달라.

현재까지는 이사모아의 소비자 만족도가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미안한 부분이다. 늦어도 10월 전에 우리 스스로가 자신있는, 만족도 높고 주변에 추천할만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은 비교견적에 집중하고 있는데, 비교견적은 우리가 최초도 아니고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비교견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각각의 소비자가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형태로 서비스가 구현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것은 서비스가 완성된 다음에 공개될거다. 기대해 달라.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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