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뒤에 사람있어요#3]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까?
세계의 창업 중심지마다 자리를 잡고 있는 협업·지원 공간은 그 나라 창업 생태계의 현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업계 주요 행사와 인재들이 몰리는 네트워크의 요지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주요 지원 공간들이 세워졌다. 이들은 모두 5년이 채 안 된 신생 기관들이지만, 창업 열풍에 힘입어 빠르게 명성을 얻었다. 반면 이 공간을 작동하게 하는 배후(?)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공간을 채우는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 스타트업만큼이나 치열하게 일하고 있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팀을 만나봤다.
임정욱 센터장과 이기대 이사와 함께 일하고 있는 신나리, 이유진 매니저는 모든 스타트업을 골고루 공평하게 돕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기대 이사/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운영 및 스타트업 생태계 홍보
스타트업 전도사라고 불리우시던데요. 현재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홍보와 기관 운영을 맡고 있어요. 저희에겐 국내 곳곳에 스타트업 생태계를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습니다. 열심히 달리는 스타트업 관계자를 대신해 누군가는 오피니언 리더 및 대중에게 알리고 이들을 도와야 해요. 그래서 국회에 가거나 각종 매체에 기고를 하거나 혹은 강연에 나가는 등 스타트업을 열심히 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지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하반기 이슈를 말해주세요. 우선 첫 삽으로 8월에 부산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를 개최했어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기관 50여 곳이 모여 진행한 2회차 행사입니다. 120여명 정도 모인 행사라 규모는 작지만 생태계에 계신 분들이 다 모여서 얘기하는 자리였기에 영향력은 큰 편이에요. 2015년 제주도에서 진행된 첫 행사의 반응이 좋아서 다시 열었어요.
하반기엔 기업가정신 컨퍼런스와 중국의 한국인 행사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또 스타트업과 미디어의 네트워킹 자리인 프레스 데이도 곧 세번째 행사를 앞두고 있고요. 이 행사의 경우 스타트업을 알리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인데, 스타트업 취재 전문 미디어와 기업 간 만남을 주선하는 행사에요. 기자와 기업 모두에게 반응이 좋아서 다음 프레스데이도 기대중입니다.
여타 기관에 비해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인원이 많은편은 아닌데요. 어떻게 업무를 처리해 나가고 있는지요? 각자 가진 역량의 120%를 발휘해야 해서 종종 힘에 부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식 시스템을 도입해서 일을 처리해가고 있어요. 예를들어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쓰는 것만큼 불필요한 건 없어요. 담당자에게 전권을 주도 주도적으로 일하면 보고서는 생략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저희 행사는 끝나고 나면 구글독스에 저장해 놓으면 돼요. 네이버 측도 저희에게 보고서를 따로 요구하지 않고요. 연말쯤 다시 꺼내 내년도 예산 계획을 세워서 네이버에 보고하면, 한 줄 정도 간단한 답변이 올 뿐이에요.
기관이면 체계가 있을만도 한데, 개인에게 일임한다는 점이 인상 깊네요. 체계, 혹은 결재라는 건 결국 책임을 회피하는 과정밖에 안된다고 보거든요. 또는 책임을 공유하는 과정이기도 하고요. 저희 조직에선 누군가 한명에게 책임을 지게 하지 않아요. 그냥 본인이 책임 지고 일 하면 되요.
외부의 간섭이 없는 형태로 보이는데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네이버 등이 참여한 연합체입니다. 그들에게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어떤의미가 있을까요? 저희가 스타트업 생태계 규모를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면 출자한 기관들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봐요. 공익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커진다는 것은 기업도 많아지고 직원도 많아질 뿐더러 인재도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하죠. 온라인, IT영역에선 어떤 방식으로든 움직임이 일어나면 그들에게 사업적으로 유의미한 일이 된다고 생각해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요? 평소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 사업 아이디어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시거나 사업 방향에 대한 조언을 구하세요. 혹은 투자처를 찾으시고요. 안타깝게도 저희는 직접적인 도움을 거의 못 드립니다. 그 점에 대한 오해가 있어요.
디캠프나 마루180같은 폭넓은 방식의 지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스타트업을 해외로 보내는 프로그램이 몇 개 있어요. 오스트리아 빈 시와 MOU를 맺어 현지에서 사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GES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와 재팬 부트캠프도 진행해 왔죠.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어떻게 인식되길 바라세요? 스타트업들에게 해외 기회를 넓혀주는 게 저희의 미션인데요. 그 미션대로 일을 하면 좋게 봐주지 않을까요?
향후 행보를 알려주세요. 아마 조직에서 나가라고 하지 않는 이상 계속 있을 것 같아요.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이 곳을 정말 좋아해요.
신나리 매니저/ 커피클럽 및 프레스데이,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등 프로그램 진행
입사 계기와 하고 있는 일을 소개 해주세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이전에 정부기관에서 2년동안 스타트업 관련 업무를 했어요. 그런데 일 할 수 있는 영역이 좀 한정 돼있더라고요. 다방면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일 해보고 싶어 팀 합류를 결정했습니다. 올해 1월 입사한 후로 테헤란로 커피클럽과 런치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커피클럽은 어떻게 운영 되나요? 주제를 정한 뒤 적합한 스타트업을 섭외합니다. 지시 없이 자유롭게 주제를 정한 뒤 팀 내에 말씀 드리는 편입니다. 섭외하는 팀은 대개 올해 시작했거나 최근 이슈가 된 팀 위주인데, 섭외에 난항을 겪게 되면 이사님과 센터장님께 도움을 요청 하기도 해요.
합류하기 전 후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입사 전에는 막연히 스타트업과 접점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들어와보니 상상 외로 스타트업을 구성하는 다양한 분들을 직접 찾아가서 만나는 일이 많더라고요. 그러면서 생태계를 더 잘 알게 됐어요
스얼에는 보고서가 없다고 들었어요. 입사해서 정말 놀랐어요. 행사 하나를 기획하면 예산 짜고 집행 보고서는 기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그런 게 없더라고요. 규모에 상관없이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행사 퀄리티가 좋은 것은 그런 절차와 체계가 없어서라고 봐요. 소모적인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일에 집중할 수 있거든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다른 지원 기관과 구별되는 점은 뭐라고 보나요? 저희는 모든 스타트업에게 열려있어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이나 해외에도 마찬가지고요. 투자를 하지도 않고, 입주공간도 지원하지 않고, 우리만의 알럼나이도 없지만 그게 오히려 장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행사나 이벤트 등을 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을 텐데요? 행사에 미리 참가 의사를 밝혀온 분들을 포함해 1.5배에서 2배수 행사 인원을 정해요. 그런데 막상 행사 당일에 사람이 별로 없을 경우 허탈한 마음이 있어요. 오고 싶어도 인원제한 때문에 신청 못 한 분들이 많거든요. 실리콘 밸리의 한국인 같은 경우는 최소 참가 비용이 있어서 노쇼 비율이 적은데요. 그래서 유료 행사로 전환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어요.
또 저희가 행사 기획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셔서 연락오는 경우가 있어요. 행사를 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문의죠. 아직 저희 팀이 외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덜 돼있나 싶더라고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죠.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어떻게 인식되길 바라세요? 국내 스타트업의 홍보 대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저희는 스타트업을 위한 커넥션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저희를 찾아오는 대기업 및 해외 관계자들에게 국내 스타트업 현황을 알리고 있습니다. 저희가 제작한 스타트업 지도를 보여드리거나 찾는 스타트업이 어디 있는지 알려드리고 소개하는 일을 개소 이후 꾸준히 해왔어요. 정해진 하나의 역할만 하는게 아니라 전방위로 홍보하는 채널인거죠.
업무와 연관된 자기계발은 어떤 것을 고민하시나요?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어서 경제 공부를 병행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고향이 부산인데요. 부산에서 생태계 컨퍼런스를 하면서 지방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열렬한 니즈를 목격했어요. 앞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를 지방쪽으로도 전파하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이유진 매니저/ 커피클럽 및 프레스데이,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등 프로그램 진행
가장 최근에 합류한 팀원입니다. 콘텐츠진흥원과 문화창조벤처단지 등에서 콘텐츠 스타트업 지원 업무를 맡았어요. 스타트업을 폭넓게 알고 싶어서 8월에 합류했고요. 런치 클럽, 커피 클럽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 신나리 매니저와 협업해 일하고 있어요. 앞으로 진행될 프레스 데이 혹은 미니 컨퍼런스 등은 제가 주로 챙기게 될 예정이에요.
합류하기 전 후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입사 지원전 팀내 조직원이 몇 명인지 알아보니 센터장님, 이사님, 매니저 두 분, 인턴을 포함해 여섯명이더라고요. 사업이 많은데 여섯 명이 설마 다 하진 않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와 보니 다 하더라고요. 더 놀라운건 짜임새 있게 운영되고 있다는 거였어요. 센터장님과 이사님이 효율적으로 판을 깔아주시고 이에 맞춰 나머지 분들이 손발을 맞춰 잘 해주고 있더라고요.속도감 있는 환경을 체험하고 있고, 감사하다고 여기고 있어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다른 지원 기관과 구별되는 점은 뭐라고 보세요? 여기서 일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 했던 말이 있어요. 입주사도 없고 투자도 안하는 기관이니 스타트업 지원 영역을 넓히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요. 전 그점이 오히려 큰 강점이라고 판단했어요. 저희는 생태계 자체를 넓게 지원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중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봐요.
행사를 기획하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뭔가요? 미국에서 장애를 가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삶은 어떨까요? 혹은 업계의 리더들이 말하는 스타트업 생태계는요? 이렇게 흔치 않은 상황에 놓인 분들을 모셔서 강연을 열면 강연자와 청중 모두에게 유의미한 임팩트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오셔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어 가셨으면 좋겠어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멤버들은 글로벌 커넥션이라는 철학 아래 활동하고 있어요. 그게 저희 특징 중에 하나인 듯 싶어요. 이런 시도가 계속 쌓이니 정부 기관이나 해외 등지에서 저희를 더 찾아 주시는 것 같아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어떻게 인식되길 바라세요? 저희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오셔서 알럼나이처럼 생각하시고 편히 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나와 편히 협업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개인적인 계획이 있다면요? 단기적인 목표는 잘 적응하는 겁니다. 그리고 스타트업과 벤처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되고 싶어요. 경제 공부를 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고요.
마지막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합류한 것은 제 인생의 시즌3가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학 시절과 첫 직장이후 이 곳은 큰 단계의 세번째 관문이거든요. 시즌3의 포문을 연 만큼 의미 있게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