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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영어 멘토를, 가성비 甲 영어회화 앱, ‘튜터링’

“너의 엉뚱함이 차별화된 능력으로 발휘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했으면 좋겠다”는 고3 담임 선생님의 권고에 따라 김미희 대표가 고른 학과는 광고홍보학과. 종합 예술에 가까운 광고의 매력에 빠진 그녀는 온갖 현장을 누비는 대학 생활을 보냈다.

공모전에 지원해 내리 15번을 떨어져도, 과정이 재미있기만 하면 되었다. 보통 학생 같았으면 ‘나는 안 되는가 보다’는 결론을 얻을 법한데, 그녀는 ‘어떻게 하면 탈락하는지 알겠다’고 깨달은 후 어느 순간부터 제일기획 등 유수 공모전 수상을 휩쓸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입사 후 신규사업 분야의 기획을 맡은 그녀는 ‘실패 전문가’로 성장해나갔다. 시장에 출시한 신규 사업의 90%에 가까운 실패율을 지켜보면서 그녀는 어떻게 해야 망하는지를 배웠다. 그녀가 행동하기에 앞서 항상 플랜 B, 플랜 C를 준비해두는 습관이 생긴 것도 그때 즈음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역삼동 ‘마루180‘ 내 사무실을 찾았다.

tutoring_ceo

대기업에서 나와 모험을 시작한 이유는 뭔가. 

나는 회사에서 아웃사이더였다. 지켜야 할 틀에서 벗어나는 기획안을 올려 퇴짜를 맞은 적도 있었고, “UX 디자이너가 왜 자꾸 비즈니스 모델 아이디어를 내느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답답했다. 사업 아이디어들은 계속 생각이 났고, 나는 이런 아이디어들을 회사 밖 세상에 꺼내놓기 시작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친구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몇 년간 계속했다. 그러면서 북 카테고리 앱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공모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그래도 무작정 회사를 나오기엔 겁이 났고 원래 회사에서 하던 일도 마음에 들었다. 사업은 하고 싶지만 아직 준비되어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다양한 부서를 옮겨가며 묵묵히 사업과 관련된 경험을 쌓다가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지금 서비스도 그때 생각했던 것 중 하나인가.

지금 이 서비스는 그간 쌓아놓았던 30개의 사업 아이템 중 하나이기도 했고, 5년 전 사내 공모전에 제안해보기도 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던 아이디어이기도 했다. 늘 영어 콤플렉스를 안고 살았던 ‘국내파’인지라 이런 서비스는 꼭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보관해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2014년 카이스트 MBA 과정에서 비즈니스모델 전략 수립 프로젝트를 할 때 다시 한 번 제안해보았는데 교수님과 학생들 반응이 너무 좋았고, 복직 후에는 개인 투자자로부터 투자 요청을 받기도 했다.

이후 혼자 UX 프로토타이핑을 개발해서 주변 지인들에게 보여주며 많이 물어보고, 유사 서비스가 있는지 조사해본 후 최종적으로 수익 모델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공동창업자를 만나 창업했다. 무엇보다 나는 무얼 시작할 때 플랜 B, C까지 다 갖고 시작하는 편이라서 꼭 이 사업이 안 되더라도 후회는 없겠다 싶었다. 철저히 준비하기도 했고.

실제 창업을 해보니 어땠나.

그동안은 틀에 갇혀서 모든 게 제한적인 상황에서 일해야 했었는데, 창업하고 나서 그런 것들이 풀려버리니까 너무 재미있었다. 내가 망하더라도 이런 희열을 느낄 수 있다면 손해 보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대기업에서 편했던 때가 가끔 떠오르긴 하지만 말이다.

직장인 시절 다양한 신사업 기획서와 엄청난 분량의 제안서를 썼던 훈련이 큰 도움이 되었다. 새벽에 혼자 기획서 써서 내는 건 일도 아니었다. 시장 자료를 모아둔 것도 충분했기 때문에 어디를 지원하든 90% 이상 합격했다.

창업한 지 한 달 만에 ‘롯데액셀러레이터‘에 선정되어 창업을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고, 이후 6개월 안에 ‘매쉬업엔젤스‘ 투자 유치, ‘스파크랩스‘ 8기 선정을 비롯하여 창업진흥원, 중소기업청 등으로부터 총 5억여 원의 창업자금도 모을 수 있었다.

tutoring

서비스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튜터링‘은 원어민과 회화연습이 필요한 분들을 위한 실시간 영어회화 앱이다. 사용자들은 전문 튜터와의 레슨을 통해 다양한 관심사에 관해 영어로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실력을 쌓게 된다. 화상이 아닌, 튜터링이 직접 개발한 학습자 관심사 기반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7월부터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여 솔루션의 품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앱이나 웹서비스를 개발하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중개 플랫폼의 탄탄한 운영을 위해 방대한 백엔드 시스템을 만들고 새로운 통신 기술을 적용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편, 우리는 저속인터넷 환경에서도 P2P 소통이 가능하도록 설계하여 기존 콜센터, 풀타임 튜터 운영의 오버헤드를 제거함으로써 사용자와 튜터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 반응은 어땠나. 

9월에 정식 버전을 출시한 후 현재까지 2,000여 명의 가입자가 튜터링을 사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지원해 5:1의 경쟁률을 뚫고 튜터로 활동 중인 70명의 원어민이 있다. 설문조사 결과, NPS(Net Promoter Score; 순 추천고객 지수) 94%라는 놀라운 피드백을 받았다. 기존 전화영어나 화상영어 서비스를 이용해보셨던 분은 “한 번 튜터링을 사용해보니 다시는 못 돌아갈 것 같다”고 하면서 “이런 앱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

향후 사업 계획 및 목표를 말씀해달라. 

예전에 영어 학원에서 재미없고 딱딱하기만 한 정관사, 부정관사를 배운 적이 있었다. 영어 공부는 두렵고 골치 아픈 과목이라고 느꼈는데, 이 앱을 통해 학습자들이 나처럼 이전에 가졌을 선입견을 완전히 바꾸고 싶다.

영어 말하기는 ‘사업의 과정’과도 유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문법을 완벽하게 배우고, 단어를 암기한 후에야 간신히 입을 떼는 건 실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이다. 말하면서 틀리고, 튜터와의 1:1 수업으로 매일 조금씩 향상시켜야 한다. 마치 하루하루 실패와 재도전을 통해 회사와 조직원이 함께 성장해나가는 스타트업처럼 말이다.

현재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교육 전문 기관과 협업하여 콘텐츠화하고 있다.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배움을 통해 삶에 도움을 주는 교육 회사’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초에는 중국어와 한국어 교육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원문 : [찾아가는 인터뷰 84] 다양한 튜터와 토픽 카드가 있는 가성비 甲 영어회화 앱, ‘튜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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