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뒤에 사람 있어요#4] 구글 캠퍼스 서울에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까?①
세계의 창업 중심지마다 자리를 잡고 있는 협업·지원 공간은 그 나라 창업 생태계의 현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업계 주요 행사와 인재들이 몰리는 네트워크의 요지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주요 지원 공간들이 세워졌다. 이들은 모두 5년이 채 안 된 신생 기관들이지만, 창업 열풍에 힘입어 빠르게 명성을 얻었다. 반면 이 공간을 작동하게 하는 배후(?)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공간을 채우는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들, 스타트업만큼이나 치열하게 일하고 있는 구글 캠퍼스 서울 팀을 만나봤다. 구글 캠퍼스 서울 팀은 임정민 총괄의 진두지휘 아래 글로벌 네트워크를 목표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밀도 있게 스타트업을 돕고 있었다.
임정민 총괄 / 캠퍼스 운영 총괄
구글 캠퍼스 서울이 다른 스타트업 지원 기관과 다른점은 뭘까요?
한국 스타트업을 도와 생태계를 성장시키겠다는 취지는 여느기간과 마찬가지에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울이 글로벌 테크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당장 결과가 나지 않을 수 있는 여성 창업가들과 해외 글로벌 창업가들이 한국에 오도록 하는 것들에 주안점을 두고 있고요. 그리고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에게 구글의 세계적인 네트워킹을 더해 해외 각지의 VC와 지원 기관, 그리고 여타 스타트업과 연결 등을 구체적으로 돕고 있고요.
기관에서 운영하는 연간 프로그램의 특징을 설명해주세요.
저희 프로그램의 목적은 네트워킹 도모입니다. 행사를 열어 지식을 전달하고 참석자는 배워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봐요.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끼리 만나면 서로 돕거나 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다고 봐요. 또는 이미 상황을 겪어본 선배들이 후배를 돕고 이끌어줄 수도 있겠죠.
구글 캠퍼스에서도 입주 기업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하나요?
소수의 스타트업에 집중해서 유니콘을 만드는 게 아닌, 건강하게 만들어진 생태계에서 다양한 유니콘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벤트나 프로그램 등을 대부분 공개해 모든 (예비)창업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활동중인 액셀러레이터와 코워킹 스페이스, 인큐베이터와도 긴밀하게 협업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파트너와의 협업을 강조하셨는데요.
저희가 입주사 열 곳을 양성한다고 치면 혜택을 받는 곳은 열 곳 뿐입니다. 하지만 취지를 공유, 공감하는 액셀러레이터, 코워킹 스페이스와 정부 기관 등 파트너와 함께한다면 얘기는 달라져요. 열 군데 지원 기관에서 각각 열 군데 스타트업을 돕게 되면 지원받는 곳은 100곳으로 늘잖아요. 캠퍼스 서울엔 500스타트업, 스트롱벤처스 등 해외에 기반한 벤처캐피탈 사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오며 가며 많은 스타트업 분들께 멘토링은 물론, 투자를 진행하기도 하죠. 커뮤니티 행사를 다른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진행하거나 콘텐츠진흥원과 같이 하는 것 모두 이런 노력의 일환이에요.
캠퍼스 서울을 운영하며 겪은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작년에 한 행사가 끝나고 밤 열 시쯤 한 청년이 멤버쉽 가입을 원한다고 찾아왔어요. 군인 신분이라 그날밖에 시간이 없으니 꼭 하고싶다고요. 그래서 가입 해드린 뒤 잊고 있었는데, 몇일 전 열린 행사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구글 캠퍼스 서울이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공간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더 많은 분들을 모시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때가 아쉬워요. 저희에게 대관 신청이 많이 들어오는데 다 못받고 있거든요. 그리고 일을 수행할 땐 인원이 적어 힘에 부칠 때가 있어요. 특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은데 다 도와드리지 못할 땐 미안하죠. 그래서 더욱 임팩트 있고 짜임새 있게 일하려 해요.
구글 캠퍼스 서울을 이용할 분들께 말씀해 주실만한 팁이 있다면요?
멤버쉽에 가입하면 입주사 공간을 제외한 모든 공간을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어요. 멤버쉽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창업자들이 맘 편히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요. 멤버쉽에 가입하면 서울 뿐만 아니라 텔아비브, 런던, 마드리드, 바르샤바, 상파울루 등 모든 구글 캠퍼스를 편히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프로그램 중에 런치 어택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창업가들과 피자 등을 먹으며 가볍게 네트워킹하는 시간이에요. 이때 오시면 훨씬 캐주얼한 만남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캠퍼스 서울 이전에 창업과 엑싯 경험이 있는데요. 어떤 분야에 더 도전해보고 싶으신가요?
원래 개발자였지만 소질이 없는 것 같아 영업 쪽으로 커리어를 바꿨는데요. 요즘 들어 다시 개발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머신 러닝에도 관심이 많고요.
캠퍼스 서울에서 어떤 분들과 함께 하고 싶으신가요?
혼자 우뚝 선 유니콘이기 보다 다른 창업가와 서로 돕고 협력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기여하려는 창업가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조윤민 프로그램 매니저 / 캠퍼스 스타트업 스쿨, 캠퍼스 멘토링, 엄마를 위한 캠퍼스 프로그램 기획 및 실행
어떻게 합류하셨고, 하고 계신 일을 소개해주세요.
제프리(임정민 총괄)와 비슷한 시기에 함께 하게 됐어요. 오기 전엔 구글 싱가폴에 있었고 그 곳에서 스타트업 지원 업무를 맡았어요. 서울에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기관이 생긴다기에 합류를 결심했어요. 하는 일은 캠퍼스의 프로그램, 기획 운영을 맡고 있어요. 여기 오시면 저를 아마 가장 많이 만나실 거예요.
다양한 카테고리를 만들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올해부턴 3개 정도를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스타트업 스쿨, 캠퍼스 멘토링, 캠퍼스 익스체인지 등인데요. 주로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께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 스타트업의 다양성에 포커싱한 ‘엄마를 위한 캠퍼스’프로그램도 운영중이에요. 이 프로그램은 기혼 여성들의 스타트업 창업을 돕기위해 기획되었는데요. 참가자분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요.
캠퍼스 서울에서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중인데요.
숫자가 중요하지는 않겠지만, 작년 5월 개관 이후 190여개 정도 진행했어요. 커뮤니티 이벤트는 540개정도 열렸고요. 행사의 질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캠퍼스 서울이 스타트업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저희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커뮤니티입니다. 실질적인 도움, 글로벌, 다양성이 연결되는 접점을 만들기 위함이에요.
프로그램 차별화를 고민하셨을거라 봐요.
저를 포함해 모든 구성원이 어떻게 하면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될 지, 혹시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고민해요. 데모데이는 다른 기관에서도 잘 하고 있기에 저희까지 굳이 할 필요는 없겠다 생각했어요. 대신에 업무에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리쿠르팅 데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구글의 장점도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구글러들이 직접 캠퍼스에 와서 2주동안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죠. 서울 외 구글 캠퍼스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의미가 있다면 적극 활용해요. 엄마를 위한 캠퍼스는 해외에서 시작했던 프로그램인데, 우리나라에 도입되면 좋겠다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이 프로그램들 모두 반응이 좋아요. 리쿠르팅 데이에선 평균 3, 40% 채용이 진행되고 있고, 엄마들은 프로그램이 끝났음에도 주마다 모임을 갖더라고요.
보람을 느끼거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요?
참가자 대부분이 후기를 적극적으로 써주세요. 도움 됐다는 내용을 볼 때마다 더 잘해야겠단 다짐을 해요. 다만 저희 조직도 스타트업과 마찬가지여서 테스트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가 있어요. 그럴때 좀 미진한 부분이 있기는 해요. 다른 코워킹 스페이스가 가까운 곳에 많기에 적극적으로 협업을 해보고 싶어요. 다들 같은 임팩트를 주는 곳이니까요.
그간 만난 스타트업 중에 인상에 남는 팀이 있었다면요?
작년에 한국의 게임 문화를 배우기 위해 해외 스타트업이 모였는데요. 그 중 이탈리아 팀이 최근 론칭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사업화까지 이뤄내서 기분이 좋았어요.
프로그램 운영 관점에서 스타트업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올해보단 내년에 더 많은 유익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기도 하고요.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박지혜 마케팅 매니저/ PR, 소셜미디어, 멤버 커뮤니케이션 담당
캠퍼스 서울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그리고 언제 합류 하셨나요?
5년간 기업에서 국내외 마케팅 업무를 했어요. 캠퍼스 서울이 국내를 기반으로 창업자를 돕는 동시에 글로벌을 지향하는 점이 매력 적이더라고요. 제가 지향했던 바와 같아서 지원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스타트업이 있으신가요?
저희 입주사 였던 ‘멋쟁이 사자처럼’이라는 스타트업이 기억에 남아요.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며 비영리재단으로 전환해 8월 구글 임팩트 챌린지 행사에서 당당히 1위를 한 팀이에요.
마케팅 업무로 커리어를 쌓으셨는데요.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가요?
전직장에서부터 마케팅 업무를 했기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스타트업에서의 마케팅은 사뭇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로운 마케팅 영역을 좀 더 배우고 싶어요.
캠퍼스 서울에서 어떤 스타트업을 만나고 싶으세요?
사회에 큰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캠퍼스 서울에서 좋은 연사들을 모시고 양질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많이 활용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유민정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 캠퍼스 스타트업 스쿨,캠퍼스 멘토링,엄마를 위한 캠퍼스 프로그램 기획 및 실행
구글 코리아에서 구글 캠퍼스로 팀을 옮기셨다고 들었어요.
이 팀에 있기 전엔 구글 코리아에서 일반 시설 관리를 담당하고 있었어요. 구글러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팀이었죠. 1년 동안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보니 재밌고 같이 일하고 싶더라고요. 흥미가 생기던 중에 같이 해보자고 권유해 주셔서 3월에 옮기게 됐습니다.
프로그램 세부사항을 챙기는 역할을 하고 계신데요.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나요?
지난 8월 인사 담당자를 위한 스타트업 스쿨을 기획했어요. 구직자를 위한 자리는 많지만 리쿠르터를 위한 행사는 많이 없다고 생각 했거든요. 인사법이나 글로벌 스타트업 문화에 관한 토크, 개발자,마케터,디자이너 등 직군 별 채용법 등 여러 세션을 준비해서 반응이 좋았어요. 여기 오고 제가 처음 기획해 본 행사인데 뿌듯했어요.
한편으로 캠퍼스 서울에 좋은 프로그램이 많은데 모객이 안 될 때 아쉬움이 남아요.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세상이 어떻게 발전해가는지 같이 대화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나는 팀이 있으신가요?
플레이하드라는 팀이 기억에 남아요. 구글 플레이팀에서 올해 4월 인디 게임 페스티벌을 열고 이 중 상위 7개 팀이 스타트업 스쿨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그중 플레이하드의 성실한 모습에 호감이 갔어요. 그러던 중 투자 유치 소식이 들리더라고요. 열심히 하던 팀이 투자도 받고 또다른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유기적인 형태로 진행된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민정님께 캠퍼스 서울은 어떤 곳인가요?
새로운 학교로 전학 온 기분이에요. 캠퍼스 서울은 매일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매일 다른 프로그램이 있기에 항상 새로워요.
[공간 뒤에 사람 있어요#4] 구글 캠퍼스 서울에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까? ② 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