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 100점 만점에 55점
초기 기업일수록 스타트업 생태계를 긍정적으로 느끼는 경향이 지속됐다.
13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6‘에 따르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분위기는 3년 연속 100점 만점에 55점 근처를 머물고 있으며 창업 1년 미만의 초기 기업일수록 스타트업 생태계를 더 긍정적으로 느끼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또 창업자의 31.3%가 해외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지난해와 비교해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정보기술과 지식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창업자, 스타트업-대기업종사자, 대학생 등의 스타트업생태계에 대한 인식수준을 파악하고자 진행됐다. IT/지식서비스 창업자 177명, 대기업 재직자 50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00명과 정보기술/지식서비스 스타트업 재직자 200명이 오픈서베이를 통해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작년에 발표된 ’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5’의 경우 지난 1년간 누적 조회수 1만 2천 여건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응답자들은 작년, 재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를 55점 근처로 평가했으며 창업 초기 기업일수록 생태계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년보다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의 분위기가 좋아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작년과 동일하게 ‘사회적 인식 개선’과 ‘창업 기업인 역량 강화’가 1, 2위를 차지했다. 분위기가 나빠진 이유로는 ‘정부의 인위적 정책 실패’, ‘벤처캐피털의 미온적 지원’, ‘창업 기업인 역량 미비’등이 꼽혔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부 역할에 대한 평가는 초기 기업일수록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있어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기반자금 확보/투자 활성화’, ‘온라인 상거래 법령 등의 규제완화’와 ‘사회적 인식개선’이 차례로 꼽혔다.
작년 대비 해외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비율은 감소했으나, 작년에 해외진출 선호 국가 3위에 머물렀던 중국이 올해 1위로 상승했으며 동남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소폭 감소했다.
3년 연속 미국 진출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창업자들은 국내에서의 내실과 역량을 다지는 것만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해외시장 진출을 당장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창업자들은 스타트업 활동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정부 기관으로 창업진흥원을 꼽았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서울산업진흥원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공동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과 SK가 3위, 4위로 꼽혔다.
창업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창업지원센터로는 각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1위를 차지했으나, 입주/활용 선호도 면에서는 구글 캠퍼스 서울이 1위, SK플래닛의 상생혁신센터가 2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3위를 차지했다.
투자를 받을 때 초기 기업일수록 투자사의 평판을 중요시하며, 3년 차 이상의 기업은 자금 이외의 지원(네트워크, 멘토링, 구인 등)을 중요 고려 요소로 선정했다. 특히 초기 투자유치 선호도에 있어 한화 S&C의 드림플러스가 1위에 선정되었으며 더벤처스와 본엔젤스 파트너스가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먼저 떠올리는 벤처 캐피털과 벤처 투자유치 선호도 양 부문에서 소프트뱅크벤처스 코리아가 1위를 차지했다.
대기업 재직자중 직접 창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수준은 39.6%로 작년 대비 3.7% 감소했다. 대학교 졸업 예정자가 창업을 고려하는 수준은 올해도 확연히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창업을 고려하는 대기업 재직자와 대학교 졸업 예정자 모두 29.3%는 IT/지식서비스 창업을, 그중에서도 IoT와 콘텐츠 및 미디어/소프트웨어 개발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을 고려하는 대기업 재직자의 비율(25.8%)은 이직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40.8%)의 비율보다 낮았으며, 이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2015년에 비해 다소 침체되어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취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경우는 그 이유로 ‘빠른 성장으로 인한 성취감’을 1위로,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 를 2위로 꼽았다. 하지만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취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한 경우는 ‘급여 등 복리후생 감소’, ‘낮은 고용 안정성’ 등을 이직을 망설이는 이유로 꼽았다.
대기업 재직자는 스타트업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회사로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을 꼽았다. 그밖에 쿠팡, 옐로모바일, 토이스미스, 게임코치, 다방이 순서대로 꼽혔다. 대학교 졸업 예정자는 쿠팡, 토이스미스, 배달의 민족, 직방과 피키캐스트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스타트업으로 꼽았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오픈서베이의 김기재 본부장은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가 3년 연속 진행되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자리 잡게 됐다”고 말했다.
임정욱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글로벌하게 스타트업 열풍이 불고 있고 한국에서도 창조경제와 관련된 많은 정부지원 프로그램이 늘어났는데, 이에 비해 아직 스타트업 생태계 관련자들의 체감온도가 그렇게 높아진 것 같지 않다”며 “무엇보다 스타트업으로 대성공을 거둔 사례가 더 많이 늘어나야 스타트업 생태계에 직접적인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