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판] 이충복, 2016 LG U+컵 3쿠션 마스터스 우승 … 세계 3쿠션 고수들의 결전 성료
서울에서 펼쳐진 세계 3쿠션 탑랭커 선수들의 향연은 이충복(세계랭킹 23위)의 우승으로 귀결되었다.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열린 ‘2016 LG U+컵 3쿠션 마스터스’가 성료되었다.
대회에는 10명의 국내 선수와 6명의 해외선수 등 국내외 탑랭커들이 출전했다.
지난해 우승자 강동궁을 비롯해 국내 1위 조재호, 세계주니어선수권 3연패에 빛나는 김행직, 구리 세계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국내선수 중 유일하게 4강에 든 고등학생 조명우가 출전했으며, 세계 3쿠션 4대천왕으로 불리우는 작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토브욘 브롬달과 프레드릭 쿠드롱, 다니엘 산체스도 참가해 열전을 벌였다. 다만, 4대 천왕 중 1명이자 전 대회 준우승자인 딕 야스퍼스는 참가하지 못 했다.
이번 대회는 4개 조별리그를 통해 승점이 가장 높은 한 선수가 결선라운드에 진출해 최종 우승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대회 첫 날 부터 이변이 시작되었다. 4대천왕 두 명이 포함되어 죽음의 조로 불리우던 B조에서는 김행직과 이충복이 다니엘 산체스와 토브욘 브롬달을 꺽어 이변을 연출했다. 세계 1위와 5위 랭커를 만나 승리를 따낸 두 선수는 대회 2, 3일 차에도 선전을 이어갔고 승점이 같았던 세 선수 중 애버리지가 가장 높았던 이충복이 최종 결승 라운드 진출자가 되었다. 브롬달은 3일차 마지막 경기에서 대회 하이런(18점)을 기록했으나 애버리지에서 이충복에 0.043 차이(이충복 1.688, 브롬달 1.645)로 고배를 마셨다.
A조에서는 쿠드롱, 김형곤, 김재근 세 선수가 3일 마지막 경기까지 치른 끝에 김형곤이 결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A조 허정한은 경기 3일째 되는 날 프레드릭 쿠드롱을 맞이해 3점이 넘는 애버리지로 대회 베스트 게임(13이닝)을 만들어 내는 등 분전했지만 앞선 경기에서 2패를 안아 지난 대회에 이어 결선 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다.
C조 경기에 나선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선수 조명우는 이집트 사메시돔과 베트남 트란 쩐 뀌옛 찌엔, 미국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 을 맞아 분전했지만 구리 3쿠션 월드컵 4강의 기세를 이어가지는 못 하고 연패를 안고 결선 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다. C조 1위는 구리 3쿠션 당구 월드컵 준우승자인 트란 쩐 뀌옛 찌엔이 애버리지 2.4를 기록하며 3승을 차지해 여유있게 결선라운드에 진출했다.
한국 탑랭커 4인이 한 조를 이룬 D조야 말로 진짜 죽음의 조였다. 전대회 우승자인 강동궁은 첫 날 난조를 보이며 홍진표에게 패했으나 둘째날과 셋째날 최성원, 조재호를 꺽으며 2승을 기록했으며, 대회 첫 날 조재호를 상대로 베스트게임급 경기력을 선보인 최성원은 셋째 날 홍진표를 꺾으면 애버리지에서 우위에 있기에 4강에 갈 수 있었다. 결국 복병으로 분류되었던 홍진표가 강동궁과 조재호, 최성원 등 국내 탑랭커 3인을 내리 잡아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홍진표는 트란 쩐 뀌옛 찌엔과 더불어 예선 라운드 유이한 무패를 기록했다. 한편 같은조에서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국내 랭킹 1위 조재호는 내리 3패를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냈다.
준결승 최대 격전의 주인공 이충복(사진 위)과 홍진표(사진 아래) / 이충복은 결국 우승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11일 4강 토너먼트에는 이충복, 김형곤, 홍진표 등 한국 선수 3인과 구리 세계 3쿠션 당구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근래 국제 3쿠션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쩐 뀌옛 찌엔의 접전이었다.
쩐 뀌옛 찌엔은 4강 첫 경기에서 김형곤을 만나 8이닝부터 치고나가 비교적 여유있는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김형곤은 게임 막바지에 경기력이 살아났으나 중반 난조로 연속 이닝 공타를 기록하는 등 평소 실력을 보여주지 못 했다.
이충복과 홍진표가 만난 4강 두 번째 경기는 난전이었다. 브레이크 타임까지는 홍진표의 우세였으나 경기 후반은 박빙으로 흘렀다. 양 선수가 난조를 보인 가운데 이충복이 경기 종반 과감한 샷을 선보이며 기어코 역전해 40점을 선점했다. 홍진표는 중반 난조와 더불어 후구에서 초구 배치를 놓친것이 아쉬웠다. 경기시간 2시간, 무려 40이닝 까지 가는 혼전이었다. 이로써 파이널 무대에는 이충복과 쩐 뀌옛 찌엔이 서게 되었다.
쩐 뀌옛 찌엔과 이충복의 결승전은 세계랭킹 15위와 23위의 대결이자 공격력과 경기운영의 싸움이었다. 더불어 지난 9월 구리 세계 3쿠션 당구 월드컵에서 쩐뀌엣 찌엔에게 패배(40 : 30 / 25이닝)한 이충복의 리벤지 매치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충복의 리벤지 매치는 성공적으로 진행되는듯 보였다. 경기 초반은 이충복의 우세였다. 이충복은 7이닝에서 경기 하이런 14점(20:6 리드)을 기록하며 기선 제압을 했다. 준결승 혈전 후 20분이 채 안 되는 휴식시간을 가진 이충복이었지만 지친 기색없이 전 경기의 흐름을 결승전까지 이어갔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 무패를 달리며 가장 높은 득점력을 선보였던 쩐 뀌옛 찌엔은 결승전의 부담 때문인지 초중반 몸에 힘이들어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21이닝 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이충복이 경기후반 10이닝 가까이 급격히 난조에 빠진듯한 상황이 연출되었고 쩐 뀌옛 찌엔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10여 점의 점수를 극복하고 턱 밑까지 따라 붙은 것이다(21이닝 31:30). 하지만 역전까지 이끌지는 못 했다.
이충복은 본인 의지대로 샷이 안 되는 상황임에도 한 점 한 점 추가하며 마지막 점수로 가는 길을 열었고 36이닝 만에 기어코 40점을 선점했다. 결국 이충복은 무대에 마지막에 남는 자가 되었고 7000만원 상금의 주인공이 되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에도 이충복의 큰 세리머니는 없었다. 그저 상대 선수와 악수로 대신했다. 본인 스스로 경기내용이 마음에 안든 듯 했다.
이충복은 승자 인터뷰에서 “근래 3년동안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큰 시합에서 운좋게 우승했다. 앞으로 선수로써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렇게 LG U+컵 3쿠션 마스터스는 2회 연속으로 국내 선수(2015년 대회 강동궁 우승)가 우승하며 마무리 되었다.
한편, LG U+컵 3쿠션 마스터스는 세계당구연맹(UMB) 공인 경기가 아니기에 세계 랭킹 포인트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상금 규모만으로 지난해부터 주목을 받았던 대회였다. 이번 대회는 지난 대회보다 상금이 늘어 우승자에게는 7000만원, 2위 에게는 3천만 원, 공동3위에게는 각 1천만 원 상금이 수여되었다.
이번 대회 준우승자 트란 쩐 뀌옛 찌엔
공동 3위를 기록한 홍진표(좌), 김형곤(우)
2016 LG U+컵 3쿠션 마스터스 전경기 전적
8일
-A조 :
- 김재근 (무) vs 프레드릭 쿠드롱 (무)
- 김형곤 (승) vs 허정한 (패)
-B조 :
- 김행직 (승) vs 다니엘산체스 (패) / 19이닝 / 40 : 35
- 이충복 (승) vs 토브욘 브롬달 (패) / 15이닝
-C조 :
- 사메 시돔 (승) vs 조명우 (패) / 28이닝 / 40 : 20
- 쩐 뀌옛 찌엔 (승) vs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 (패)
-D조 :
- 최성원 (승) vs 조재호 (패) / 14이닝 / 40 : 27
- 홍진표 (승) vs 강동궁 (패) / 35이닝 / 40 : 39
9일
-A조 :
- 프레드릭 쿠드롱 (승) vs 김형곤 (패) / 40 : 38
- 김재근 (승) vs 허정한 (패) / 40 : 32
-B조 :
- 토브욘 브롬달 (승) vs 김행직 (패) / 25이닝 / 40 : 28
- 이충복 (승) vs 다니엘 산체스 (패) / 23이닝 / 40 : 36
-C조 :
- 쩐 뀌옛 찌엔 (승) vs 조명우 (패) / 17이닝 / 40 : 16
-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 (승) vs 사메 시돔 (패)
-D조 :
- 홍진표 (승) vs 조재호 (패) / 20이닝 / 40 : 26
- 강동궁 (승) vs 최성원 (패) / 24이닝 / 40 : 29
10일
-A조 :
- 허정한 (승) vs 프레드릭 쿠드롱 (패) / 13이닝 / 40 : 14
- 김형곤 (승) vs 김재근 (패) / 25이닝 / 40 : 32
-B조 :
- 토브욘 브롬달 (승) vs 다니엘 산체스 (패) / 22이닝 / 40 : 34
- 김행직 (승) vs 이충복 (패) / 26이닝 / 40 : 28
-C조 :
- 페드로 피에드라부에나 (승) vs조명우 (패) / 22이닝 / 40 : 28
- 쩐 뀌옛 찌엔 (승) vs 사메 시돔 (패) / 17이닝 / 40 : 31
-D조 :
- 강동궁(승) vs 조재호 (패) / 21이닝 / 40 : 34
- 홍진표 (승) vs 최성원 (패) / 31이닝 / 40 : 34
11일 (결승 라운드)
-준결승
쩐 뀌옛 찌엔 (승) vs 김형곤 (패) / 22이닝 / 40 : 24
이충복 (승) vs 홍진표 (패) / 이닝 / 40이닝 / 40 : 37
-결승
이충복 (승) vs 쩐 뀌옛 찌엔 (패) / 36이닝 / 40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