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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경기를 통해 본 스타트업 생태계

1. 당구(사업)를 치려면 우선 좋은 당구클럽(창업 생태계)을 찾아야 한다. 될 수 있으면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레드오션) 곧장 칠 수 있는 곳인게 좋다. 하얀색 노란색 빨간색 공과 당구큐 두 개와 어우러진, 얼핏보면 해적마크처럼 보이는 당구클럽은 현재 눈에 띌 정도로 많다. 평소에는 잘 안보일지라도 고개를 평소보다 15도 정도만 올려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처음가는 곳은 언제나 낮설다. 

2. 당구클럽은 겉으로 봐서는 모른다. 심지어 들어가서도 모른다. 인테리어가 호텔급인 곳이라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외양이 아니라 내실이다. 당구대(사업 영역)와 당구큐(비즈니스 모델), 당구공(마케팅)의 상태가 최우선이다. 여기에 당구장 주인(정부, 기업)의 서비스도 살펴봐야 한다. 과거에는 당구좀 치는 사람이 클럽을 차리는 추세였으나, 최근 추세는 서비스 마인드가 있는 점주와 당구선수(엑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매니저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얼핏 봤을때 당구대(사업영역)는 거기서 거기처럼 보이지만, 꽤나 다양하다. 4구용 당구대, 3구용 당구대, pool(포켓볼), 보크라인 당구대 등이 있다. 여기에 국내식 중대, 국제식 중대, 대대 등 크기별로도 나눌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4구용 당구대와 3구용 당구대는 쿠션의 높이와 탄력에서 차이가 있다. 더불어 당구대 바닥의 라사지도 새것이지 헌것인지 유무와 약칠을 많이 해서 미끄러운지 안 미끄러운지, 당구대 바닥이 온돌이냐 아니냐에서 다양한 컨디션을 보여준다. 경기 또한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처럼 3쿠션(앱개발)이 유행하는 곳도 있고, 북미나 대만처럼 Pool 경기가 대세인 곳도 있다.

3. 당구치는 사람들(창업자)이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당구와 관련된 파이브앤하프, 플러스투, 더블레일 등과 같은 시스템(학력, 인맥, 지연)만 숙지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감으로만 치는 것은 하수나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반만 맞고 반은 틀린 것이다. 당구는 계산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당구대는 전세계에 있는 것들 각자가 다른 컨디션이라 해도 것을 알아야 한다. 시스템을 알면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경험에 근거한 감도 무시할 수 없다. 시스템대로 쳐도 공이 안맞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시스템을 아는 것이 분명 필요하겠지만, 소위 구력(경험)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4. 자신에게 익숙한 당구클럽(창업 생태계)과 당구대(사업아이템)가 있다면 하수가 고수를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은것이 또 당구다. 단 고수와 게임을 하려면 초장에 빠른 승부를 해야 한다. 고수는 당구대 컨디션에 맞춰 자신의 당구를 칠 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들은 승부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한 큐가 있기 때문이다.  

5. 당구게임(창업)은 초구(초기 사업방향)가 중요하다. 초구는 교본에 나온대로 제 위치에만 놓고 치면 맞을 확률이 높고 다음 포지션도 좋아진다. 하지만 초구를 어려워하고 사람이 많다. 그래서인지 초구를 게임의 시작쯤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그렇게 생각해서는 보너스를 점수를 못 얻고 가는 것이다. 

당구 개인큐 / 상대와 하대로 나뉘어져 있다.

6. 당구(사업)도 개인장비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당구큐(비즈니스 모델)를 들 수 있다. 개인장비의 범위를 넓히면 광도리나 줄칼, 팁버니셔, 큐까꼬 등 큐손질공구도 개인용품이며, 선수에 따라서는 시합용 개인 당구공을 보유한 사람이 있다. 이들 용품은 대체적으로 당구클럽(생태계)에 다 구비되어 있지만, 장비병(사업 차별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디스텁트 할 수 있는 자신만의 큐를 가지고 싶어한다. 당구큐는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소위 하우스큐(보편적 비즈니스 모델)라 불리우는 3만원짜리 미만의 것에서부터, 고급큐는 1,000만원(혁신적 아이템)이 넘어가는 것도 있다. 당구장에 다 있는 것을 뭐하러 사느냐 하겠지만, 매번 당구를 칠 때 마다 낮선큐에 적응하는 기간이 분명이 존재한다. 별다른 시행착오없이 자신만의 스트록과 회전력을 무난히 구현해 주는 것이 개인큐다. 하지만 진정한 고수는 큐를 가격으로 나누지 않는다. 자신의 손에 맞는 것이면 충분하다.   

7. 앞서말했듯이, 당구클럽(창업 생태계)을 관리하는 업주(정부, 기업)는 반드시 당구(창업)를 잘 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서비스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손님(창업자)의 민원을 듣고 그것에 맞춰 영업을 하는 곳이 지속성이 있다. 작대기급 당구장 업주 중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고객을 가르치려는 사람이 많다. 취지는 옳을지 몰라도 강요해서 되는 것은 없다. 어떤 장사를 하건 간에 손님을 가르치려 해서는 안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맞다. 오지랖 넓은 주인이 고마운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부담스러운 손님도 생기기 마련이다. 시쳇말로 고객은 항상 옳다. 당구클럽은 위치(거점)나 인테리어 비품(창업지원)등이 전부가 아니다.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 마인드가 최우선이다. 당구관련 기술(엑셀러레이션, 인큐베이팅)은 선수를 매니저로 영입해 보완하면 된다. 

8. 당구장(창업 생태계)에 가는 사람 중 목적이 게임(창업)을 하는데 있지않고, 소위 즉석이라 불리우는 내기당구(일회성 단기 수익, 투자회수)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내기당구는 매 이닝 마다 금전을 전제로 한다. 당구라는 경기보다는 어떻게든 소득을 내야하는 것이다. 무리수가 생기고 본질이 모호해 진다. 감정이 격해지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사라진다. 그리 아름다워 보이는 풍경은 아니다. 이러한 풍경은 대체적으로 선수급에서 나타나기는 하지만, 당구에 입문한지 얼마 안되는 이들 또한 이 내기당구에 집착하는 것을 볼 때가 많다. 내기당구는 당구를 치는 다양한 이유의 일부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목적이어서는 본질을 잃는 과정이 되어버린다. 

당구는 시간제한이 없는 경기이자 대전상대가 있는 경기다. 자신의 수지를 빨리 치는 치는 사람이 이기고, 이겨서 게임비를 세이브해야 하는 경기다. 하지만  ‘패자는 카운터로’가 비아냥꺼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당구는 항상 이길 수 없다. 게임비를 내면서 배우는게 더 많다. 프로선수들을 수식하는 데 몇 승 몇 패나 승률(창업성공)을 따지지 않고 에버러지(창업 경험)를 쓰는 이유다.

9. 당구(창업)에 대한 정보는 여기저기 산재해 있고, 선수(동료 스타트업)들의 소식은 어느 큰대회에서 우승을 해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관련 소식을 나름 챙겨주는 죽돌이 친구가 당구클럽에 있다. 이들과 친하게 지내면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10. 당구클럽에 갈 때마다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클럽 단골손님(멘토, 엔젤, 선배 창업자)들이다. 어설픈 이들도 있겠지만, 이들 단골손님 상당수는 당구(창업)가 삶의 일부인 이들이다. 이들은 개인의 기술연마에도 부단히 노력하지만, 다른이들의 기술연마에도 관심이 많은 이들이다. 어쩔때는 지나친 오지랖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당구에 대해 논의를 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부류다. 당구장 업주는 고객 모두에게 일일이 신경을 쓸 수 없다. 하지만 당구장 단골손님들은 안면만 트면 자신의 원포인트 레슨이나마 기술 전수에 인색하지 않다. 더 나아가 인간적인 인맥이 되기도 하며, 개인장비 구비에 적절한 조언을 해준다. 

4구당구게임 동영상. 한 큐에 모든 것을 끝내기는 어렵다.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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