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기업가치는 시장에서 통하는 사업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특히 VC로 부터 투자유치를 하려면 객관적으로 기업가치가 얼마인지 객관적으로 정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회사의 기업가치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의 총합이라고 한다. 회계학적인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세 가지 기준이 있다. 우선 회사의 자산이다. 부동산이 있다면 전통적인 가치평가 방식에 따라 회사의 자산을 매기기 쉽다(자산가치 평가방법). 그리고 회사가 만들어내는 수익(현금흐름)이 있다. 미래의 현금흐름에 대한 현재 가치를 평가하는 거다(수익가치 평가방법). 그리고 상장되어 있다던지, 시장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동종 회사들과 상대적 비율로 평가를 하는 상대평가 기준(상대가치 평가방법)이 있다.
이 기업가치 평가법은 큰 기업에는 맞는 개념이겠지만, 막 시작하는 작은 스타트업에게는 적용하기 애매하다. 자산이라고 할만한 것도 없고, 이미 성장한 기업과 단순 비교하다는 것도, 미래 현금흐름을 근거로 드는 것도 수 많은 가정이 들어가기에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은 어떤 부분을 보강해야 VC가 납득하는 기업가치 숫자를 가질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부분이 투자자들의 욕심 포인트를 건드릴까?
권혁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부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센탑에서 스타트업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더불어 스타트업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조언을 담아 강연을 진행했다. 권 대표가 2010년 설립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총 800억 규모의 9개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중견 벤처캐피탈이다.
권 대표는 투자유치를 결혼에 비유하며 투자계획서 내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데이터를 강조했다.
“일주일에 스타트업 사업계획서를 수십개 받아보는데, 그중에 90%는 3년 뒤 예상매출이 100억이다. 단가 등 기업마다 각기 다른 조건임에도 말이다. 솔직히 잘 믿겨지지 않는다. 나 뿐만 아니라 이런식의 기업가치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믿지 않을거다. 투자자 앞에서 자사 기업가치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창업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 VC들의 중론이다. 기업가치 산정을 주관적으로 하면 곤란하다. 투자유치도 일종의 비즈니스의 단계다.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미국에는 M&A가 활성화 되어있는 반면 한국에는 M&A가 거의 없다. 이유가 뭘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창업자에게도 원인이 있다고 본다. 예를들어, 내가 대기업 신규사업 본부장이고 어느 스타트업 인수를 검토하고 제안을 했다치자. 일단 피인수 제안을 받은 기업은 기술력이든 매출이든 간에 잘 나가는 기업일거다. 하지만 그것에 고무되어 객관적이지 않은 큰 숫자를 부르면 대기업으로써는 이해가 안 갈거다. 왜 그 금액을 불렀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되어야 된다.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있고,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고, 재무재표가 이렇게 나올것이고, 기업가치 평가방법중 어떤 것을 적용해 보니 얼마정도 나오더라. 이 가격에서 사는것도 싸다’는 것을 인식시켜줘야 한다. 그런 근거가 있어야 최종 결정자에게 보고서로 만들어져 올라간다. 막연하게 금액만 부르면 국내 대기업 속성상 M&A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권대표는 우리나라 스타트업과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투자자의 욕심포인트 부분을 설명했다.
“같은 아이템임에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은 10억을 투자받고, 한국 스타트업은 1억을 투자받는 이유가 뭘까? 국내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를 보면 매출과 시간 정도만 있는 경우가 많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사업계획서는 조금 다르다. 일단 시간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에 한 고객의 평생가치를 계산한다. 예를들어 국내 스타트업은 100만원을 빌려 3년 뒤 상환하겠다는 형식이라면, 미국친구들은 투자자에게 100만원을 빌릴 때 1억원으로 돌려준다는 방식으로 계획서를 작성한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투자자들의 욕심 포인트를 잘 못 건드린다. 100만원만 빌려달라고 하면 100만원 밖에 못 빌린다. 하지만 된다는 것을 설득하고 1억으로 돌려준다고 말하면 100만원이 아니라 더 잘 되게끔 있는 것을 다 빌려줄 수 있는 것이 VC다. 이 차이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또 그는 ‘커스터머 라이프타임 밸류’를 한국 스타트업과 미국 스타트업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들었다. 커스터머 라이프타임 밸류(Life Time Value)는 어떤 특정한 소비자가 일생 동안 구입하는 그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 총액으로 본 고객의 평생가치를 말한다.
“한국 스타트업의 서비스나 기술이 더 우수할 때가 있고, 차이점도 없다고 보는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은 100억을 받고 한국 스타트업은 1억을 받더라. 사업계획서를 주욱 살펴보고 연구해보니 커스터머 라이프타임 밸류 부분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객은 평생 일한다. 직장을 옮길 뿐이지 돈을 번다. 일반적인 한국 스타트업은 방문자, 가입자, 트래픽을 강조한다. 그러면 꼬리표처럼 계속 ‘어떻게 수익을 낼건가’라는 질문을 듣게 된다. 하지만 커스터머 라이프타임 밸류로 투자자를 설득하면 그 부분이 해결된다. 이제 제품만 파는 시대는 지났다. 아무리 제조업이라고 해도 제품에 서비스가 더해져서 갈 수 밖에 없다. 서비스가 더 중요한 시대로 변화한 것이다. 고객관리만 잘 하면 그 고객은 평생 우리 고객인거다. 이런 접근방식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 쿨리지코너가 투자를 진행중인 어떤 스타트업은 이 커스터머 라이프타임 밸류를 적용해서 설명하더라. 이 회사 매출이 한 달에 1000 ~ 1500만원에, 회원이 2~30만 정도다. 커스터머 라이프 타임 밸류로 계산해보니 한 커스터머 당 8~90만원이더라. 곱해보니 꽤 괜찮은 수치가 나왔다. 투자를 결정하는데 근거가 되었다. 이런식으로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
권 대표는 “투자자는 스타트업이 제시한 기업가치 및 방향성 공식이 정확하다 생각한다면 더 적극적으로 투자에 임한다. 창업자가 적극적으로 그것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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