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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기술 없이도 누구나 드론촬영을 하는 시대가 왔다.

몇해 전 드론 서너대를 사서 취미생활을 한 적이 있다. 결론은 몇번 날리지 못하고 모두 고장이 나서 폐기했었다. 그다지 비싼 제품이 아닌것도 있겠고, 조종도 서툴렀다. 그때 느꼈던 것은 10분 안쪽의 짧은 비행시간, 그에 반해 긴 충전시간, 그리고 착륙시 충격에도 쉬 고장나는 모터의 내구성이었다. 그리고 한 동안 드론 사는 것을 포기했었다. 대중화가 되려면 그러한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근래 기자가 한 눈을 판 사이 드론이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올 준비를 마친듯 하다. 지난 5월 포브스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약 39만 대의 항공 촬영용 드론 기기가 중국 고객에게 배송된다. 내년이 되면 이 수는 3백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이며, 이때부터는 드론이 일부 애호가의 값비싼 장난감이 아닌 주류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드론 대중화의 중심은 중국이다. 작년을 기점으로, 중국은 투자 규모와 가치 측면에서 미국을 넘어섰다.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25까지 중국의 드론 기기 매출이 750억 위안(한화 약 13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오로지 민간용 드론 기기 판매량만을 따진 것으로, 드론을 활용한 서비스 시장의 규모는 제외한 수치다. 분포를 따져보면, 항공 사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전체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300억 위안(한화 약 5조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농업과 삼림 관리 분야, 보안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러한 것을 증명하듯 업계 선두기업인 DJI를 비롯해 샤오미 등 국내외 다수의 기업들이 드론시장에 뛰어들어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인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 선전 메이커페어에서는 듣도보도 못 한 드론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거기에 드론을 통한 배송도 구체적인 실험이 진행중이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 징동(京东)은 올해 6월 쑤치엔에서 테스트가 아닌 구객의 정식 주문건의 첫 드론 택배를 성공시켰다. 징동이 드론으로 배송한 화물은 실제 농촌 거주자가 주문한 상품으로, 배송에는 3대의 드론이 사용되었다. 화물의 무게는 10~15kg, 배송거리는 편도 5Km로 10분 정도가 소요됐다 한다. 배송에 성공한 드론은 자동으로 상하차가 가능한 모델이었다. 국내에서는 배달음식 주문 앱 요기요가 지난달 인천에서 ‘공식 드론 음식 배달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테스트는 주문부터 실제 배달까지 이루어진 국내 최초의 드론 음식 배달 테스트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드론 저널리즘이라는 신조어도 올해 등장하기 시작했다.

드론을 통해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앵글의 사진과 영상이 지면과 온라인, 방송영역에서 보편화되기 시작한거다. 이러한 신기술 도입에 따른 저널리스트의 역량 변화에 대한 논의도 진행중이다. 전통적인 언론 경력을 가진 인재와, 신기술에 밝은 인재의 융합이 다가올 시대의 언론인 소양으로 대두되고 있다. 근래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 예능에 드론을 활용한 영상촬영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과거에는 드론으로 촬영을 하려면 노하우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드론으로 촬영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기자처럼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접근이 가능한 시대가 온거다.

이러한 트렌드의 기반에는 기술적 진보가 있다. DJI가 22일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한 인스파이어2는 기체의 진행 방향에 상관없이 카메라를 피사체에 고정할 수 있다. 카메라를 통해 나타나는 화면에서 이동하고자 하는 지점을 터치하면, 기체가 자동으로 장애물을 피해 해당 위치로 비행한다. 기체 조종 기술인 액티브트랙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람, 자동차, 동물 등 일반적인 형태의 피사체를 자동으로 인식하며, 다양한 방향에서 추적하며 촬영할 수도 있다. 인스파이어 한 대로 상하좌우 가리지 않고 역동적인 촬영이 가능한 것이다.

DJI를 대표하는 제품군인 ‘인스파이어’와 ‘팬텀’ 시리즈의 최신 모델 인스파이어2와 팬텀4 프로가 국내에 공식적으로 선보여지는 자리에 드론을 통해 영상과 사진을 촬영하는 전문가 이현수 감독과 조성준 기자가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조성준씨는 블룸버그 통신 사진 기자이자 사진 작가이고, 이현수 감독은 tvN의 꽃보다청춘 시리즈, 1박2일 등의 항공촬영 담당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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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방송인 김진표, 항공 촬영 전문가 이현수 감독, 항공사진기자 조성준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드론이 대중화가 되는 중이다. 두 사람은 영상과 사진 등 항공촬영을 초창기부터 진행해 왔다. 언제 드론으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겠다는 생각을 했나? 

조성준 기자(이하 조) : 2004년 프랑스의 세계적인 항공 사진작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이 한국에서 ‘하늘에서 본 지구’라는 명칭의 사진전을 열었었다. 하늘에서 그런 사진을 찍는다는 것에 감탄했었다. 다만 항공사진을 찍으려면 헬기를 타고 찍어야 하는데 당시 대학생이었던 내가 꿈꾸기에는 남의 일이었다. 대학졸업후 사진기자로 활동하면서도 헬기를 탈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2013년에 우연히 한 매체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봤다. 드론이라는 것의 존재를 처음 알았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드론으로 촬영작업을 하고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조선일보가 우면산 산사태 때 드론사진을 최초로 선보였다. 그리고 2014년에 연합뉴스에서 처음으로 자체 드론을 구비해 촬영을 시도했다. 그리고 현재는 다수의 언론사에서 팬텀급 기체를 가지고 촬영을 하고 있다. 다수의 언론사에서 상용화중이다. 기술력 있는 기술자가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기자들이 팬텀이나 인스파이어급의 드론을 활용하는 형태다.

이현수 감독(이하 이) : 2010년 해외에서 부품을 사서 조립한 커스텀 제품으로 항공촬영을 시도했었다. 우연히 1박 2일 특집 때 그 제품을 처음으로 활용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직업까지 바꾸게 되었다. 5~6년 전만 해도 제품 성능도 떨어졌고 기술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저기 부딪치기도 하고 조종 미숙으로 망가지고 잃어 먹기도 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안정적으로 조종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꽃보다청춘 아프리카 편의 빅토리아 폭포 신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촬영한건가?

: 인스파이어1으로 촬영을 한 장면이다. 화면에서는 평화롭고 극적인 장면으로 보여지지만, 그것을 찍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일몰 과정을 찍어야 했기에 14시간 대기하다가 찍었다. 촬영현장이 3개국 국경이 있는 곳이었기에 촬영 허가를 받는 것도 일이었다. 게다가 출연자들이 제때에 못 온다는 소식도 있어서 촬영을 못 할줄 알고 짐도 몇번 싸고 풀고 했다. 하지만 촬영을 진행하면서 감동을 받았다. 현장의 분위기, 출연자들의 감성, 연출을 따로 하지도 않았는데도 비행동선이 기가막히게 맞았다. 연출자가 눈물을 글썽여서 나도 울컥하기도 했다.

조 기자의 사진을 보면 직부감이 눈에 띈다.  

: 드론 사진의 가장 큰 묘미는 재발견이다. 촬영하는 드론 사진 대부분이 지상에서 찍은 사진을 드론으로 재촬영 한거다. 그렇게 촬영한 결과물을 보면 지상에서 봤던 풍경과 전혀 다른 새로운 풍경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포토아이, 즉 사진적 시각이다. 그리고 직부감의 묘미를 보여주려 노력한다. 우리가 아는 시각은 수평적인데 반해 드론을 통하면 수직적 시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 그것이 직부감의 묘미다. 카메라만 들고다니면 전혀 알 수 없는 화각이다.

dji

인스파이어2 두 대로 스턴트 액션도 찍는다.

두 사람 다 DJI제품을 쓰고 있다. 이유가 있나?

: 사진 전문가이다보니 고퀄리티 사진을 추구한다. 그래서 DSLR 사진기를 장착할 수 있는 드론을 원했다. 찾아보니 당시 DJI에서 캐논 DSLR사진기를 장착할 수 있는 s1000이라는 모델이 있더라. 1500~2000만원이 들었다. 이후 인스파이어1 등 기종도 사용했다. 최근에 나온 인스파이어2를 보니 인스파이어1이 좀 초라해 보이더라. 기종 변경을 할지도 모르겠다.

: 현재 가지고 있는 드론만 16대다. 과거 분실한 것까지 합치면 30대가 넘을거다. 내가 직접 만든 제품을 비롯해 여러 제품을 써봤지만, 인스파이어만큼 자체 에러가 적은 제품은 없었다. 선택할 여지도 대안도 없기에 해외에 나갈 때는 인스파이어1을 들고 나갔다. 인스파이어1만해도 혁신이었다. 그런데 인스파이어2를 보니 쓸 것 같다.

인스파이어2  제품을 시연해 봤을텐데, 어땠나?

: 인스파이어1이 좋기는 한데, 자동차 CF나 탑기어 등 스피드있는 방송을 찍을 때 달리는 자동차를 잘 못 쫓아간다. 그래서 탑기어 촬영할 때는 기체를 10대이상 잊어먹기도 했다. 그런데 인스파이어2는 기동성 등 속도가 좋고  순간파워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높더라. 상승이나 하강에서 내려 꽂는다는 느낌도 들어서 놀랐다. 아마 앞으로 내가 찍는 영상에서 그런 장면을 볼 수 있을 듯 싶다. 센서도 안정적이다.

: 아무래도 나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보니 비행성능보다는 카메라의 퀄리티가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본다. 그래서 인스파이어2에서 눈여겨보는 것은 X4S,  X5S 렌즈, 그리고 팬텀4 프로에 장착된 렌즈의 성능이었다. 결론적으로 기존제품에 비해 비약적으로 화질이 높아졌더라. 해외 출장을 갈 때 드론을 잘 가져가지 않았다. 보유하고 있는 팬텀의 카메라 퀄리티는 내가 원하는 만큼이 안 나왔고, 인스파이어1을 가져가자니 카메라 가방만 두 세개가 있는 상황이기에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팬텀4 프로의 카메라 성능을 경험해 보니 출장시 가져가도 될만하다 생각했다.

향후 계획을 이야기해 준다면?

: 드론은 이제 특수장비라기 보다는 일반장비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왠만큼 찍어서는 전문가의 티가 안 난다. 조금 더 다양하고, 아름답고, 다이나믹한 영상을 촬영하려 한다.

: ‘하늘에서 본 한반도’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있다. 말그대로 드론을 통해 한반도를 찍는 것이다. 9월에 싱가폴 출장에서 AP통신에 있는 북한사진 전문기자의 전시회에 간 적이 있다. 그것을 드론으로 찍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북한에 갈 기회를 얻어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

DJI ‘인스파이어2’.

팬텀4 프로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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