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 B컷 스토리 #14] ‘잠시 멈춤’의 미학을 알고 계신가요?’ – 마음보기
언제부터인가 ‘힐링’은 우리 삶에서 애용되는 단어가 됐다. 그 뜻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바쁜 사회 속, 나 자신에 대한 질문과 고민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분명히 필요한 단어다. 우울과 불안, 공황장애 등 몇 년 전만 해도 낯설게 느껴졌던 단어들이 이제는 익숙해졌다. 시대마다 사회의 모습을 비추는 병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세대의 병은 마음의 병이 아닐까.
작년 여름,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으로 723%를 달성한 마보(mabo)는 바쁜 현대인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잘 챙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 서비스이다. 구글에서 시작된 ‘SIY'(Search-Inside Yourself)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국내기업에 도입하는 동시에, 마보 앱을 통해 명상의 대중화를 꿈꾸는 마보지기 유정은 대표를 만나 마보와 명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음보기 앱(이하 마보)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마보는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마음을 챙기도록 도와주는 국내 최초 마음챙김 유도명상 앱이다. 늘 마음이 분주한 현대인들에게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마음 속 근육을 기르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이들이 현재를 조금 더 충만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들이 지금의 마보 앱을 탄생시켰다.
마보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재작년 11월, 구글캠퍼스에서 매월 하고 있는 창업자들을 위한 명상모임인 ‘g-pause’모임을 이끌 때였다. 우연히 참가자 중 한 분이 목소리 녹음을 요청하셨다. 처음에는 꽤 당황스러웠다. 알고 보니 혼자 하는 명상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이었다. 기존에 있는 명상 앱들은 영어라서 명상보다는 리스닝 공부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호소하셨다. 녹음을 해주시면 간단히 재생이 되는 앱을 만들겠다는 제안도 함께 해주셨는데, 그 때 나는 그분의 손을 덥석 잡았다.
평소 기업들을 대상으로 명상관련 강의를 하다 보면, 명상 방법에 대한 문의가 쇄도한다. 그럴 때마다 영어로 된 명상 앱을 알려드리곤 했는데, 문득 그것이 명확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위한 명상 앱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했는데, 작년 초에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왜 갑자기 제대로 만들고 싶어졌는가.
‘명상’에 대한 대중들의 선입견을 없애고 싶었다. 돌이켜보면 명상을 알기 전의 나 또한 선입견이 매우 강한 사람이었다. 명상을 하려면 산 속에 들어가거나, 조용한 곳에서 가부좌를 틀어야만 하는 줄 알았었다(웃음). 개인적으로 시중에 나와있는 명상 앱들도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 많았다. 그래서 이와 비슷하게 시작한다면 오히려 그 선입견을 깨는 것이 아닌, 더 높이 쌓는데 일조하는 꼴이 되버릴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마보를 만들 때 가장 신경썼던 것이 ‘명상앱 같지 않은 명상앱’ 구현하기 였다. 앱을 켰을 때 ‘저 사람, 도 닦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보다는 ‘예쁘다. 편안하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이 거듭될수록 정말 잘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났다. 그래서 전문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음향 엔지니어와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진정한 마음챙김과 명상이란 무엇인가?
삶을 바라보는 태도다.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알아차리는 연습이다. 인간관계를 포함한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각자 가지고 있는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진정한 마음챙김은 지금 이순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림으로써 과거의 습관에서 벗어나 가장 현실적이 되는 것이다. 나와 세상에 대한 선입견과 이미지의 색안경을 벗어던지고 바라보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이 마음챙김이라면, 이것을 연습하는 것이 명상이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이 연습들은 우리 일상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아침에 샤워하면서도, 출근길에도, 사무실에서도 우리는 명상을 할 수 있다.
마음보기, 명상 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로 와디즈와 함께한 계기가 있는지.
사실 와디즈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게 된 계기는 홍보의 목적이 컸다. 펀딩으로 큰 수익을 창출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홍보와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서 너무나 감사하다. 펀딩을 시작하기 전에는 마보의 다운로드 수가 500건에 불과했는데, 펀딩 후에는 2,000건이 넘었다. 작년 6월에 알파버전, 8월에 베타버젼을 내놓기까지의 약 두 달간 500명이 다운로드를 했는데,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하는 40일 동안 1,500명의 유저가 생겨서신기했다.
사실 더욱 감사한건 IOS앱 론칭이다. 먼저 개발된 안드로이드 앱은 유저들이 무료사용기간을 거쳐 구매를 했지만, IOS 유저들은 개발 전부터 높은 구매의향을 보였다. 펀딩을 처음 시작할 때, IOS유저 100명이 펀딩하면 개발선언을 했었는데 4~50분이 펀딩해주셔서 미리 개발결정을 했었다.감사하게도 펀딩 막바지에 100명이 넘는 IOS 유저들이 펀딩을 해서 공약까지 달성하게 됐다.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무엇인가.
실제 유저들의 이야기를 가까이 들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유저들과 소통하면서 내 결심과 제품에 대한 애정 모두가 단단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우리는 콘텐츠 앱이기에 콘텐츠(명상)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가장 필요했다. “이런 앱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앱이 한국에도 있다니 너무 좋아요.” 와 같은 피드백은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확신을 줬다.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생산자로서 수익을 창출해야겠다는 마음이 사라질 때도 많았다. 정말 돈이 문제가 아니라, 단 한 사람이라도 내가 만든 앱을 통해 가치를 받는다고 느낄 때, 마보에 대한 확신은 물론 개인적으로 너무 행복함을 느꼈다.
우리의 미래에서 마보는 어떤 역할을 하고싶나.
우리가 정말 바라는 것은 명상의 대중화다. 마보도 그 과정에서 한번은 꼭 거쳐가야 할 과정이고 싶다. 지금까지의 명상은 현실과 멀리 동떨어져 있었다. 마음챙김과 명상은 마음 속 근육을 키우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기 위한 것이다. 마보는 명상의 올바른 문화를 널리 알리는 명상문화 플랫폼이고 싶다. 마보 2.0, 3.0 버전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 창구들을 만들어 혼자 하는 명상이 아닌, 함께하는 명상문화를 만들고 싶다.
아직까지 명상을 낯설어 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힐링’이나 ‘치유’라는 말은 그다지 마음보기와 명상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명상은 무언가를 일시적으로 낫게 만들고 고쳐주는 것이 아닌, 순간순간 있는 그대로 나의 감정과 생각을 바라보고 스스로 성찰을 통해 더 행복하고 온전한 삶을 살려는 마음가짐이다. 고통이나 고난을 피하는 연습이 아니라 인생의 고통이나 고난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기 위해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운동인 것이다. 운동을 할 때 우리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운동방법을 배우기 위해 헬스장으로 향한다. 마보는 내 마음을 위한 개인 트레이너다. 다만 운동도 한번만 가면 잊어버리는 것처럼, 명상을 한번 했다고 명상을 완료한 것이 아니라는 점 알아주셨으면 한다. 마음챙김이 무엇인지, ‘잠시 멈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려면 꾸준히 내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이야기 해야 한다.
명상의 가장 큰 장점은 혼자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꼭 마음보기 앱이 아니어도 좋다. 언제 어디서든 나 자신과 세상을 차분히 바라본다면, 조금씩 우리 모두가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글 : 유지석 現 와디즈 컨설팅/크라우드산업연구소 연구원
와디즈는 생소한 ‘크라우드펀딩 투자’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와디즈 투자인사이드’를 신설하여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