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330]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을 겟(GET)할 때 기억할 서비스
‘차를 구입하기 전 사용해보는 견적 비교 서비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고 혹은 자동차를 구매할 고객들이라면 이용해 볼 만한 서비스가 있다.
2015년 6월 딜러들이 직접 올린 할인가 비교 서비스에서 시작한 겟차는, 온.오프라인간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며 현재 하루 견적 요청 수 1,500~2,000건 및 총 다운로드 수 15만 다운로드를 기록 중인 자동차 O2O 서비스다. 올 상반기 누적 거래액 1천 억원을 목표로, 자동 견적 외에 금융 서비스와 무료 시승서비스 등 차량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겟차 정유철 대표이사를 만나 사용자 경험, 수익모델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겟차 정유철 대표이사
▲싸게 견적만 내주는 플랫폼이 아닌 ‘신차구매파트너’로 나아간다.
겟차의 주 타겟층이 궁금하다.
초반 서비스를 시작할 땐 체리피커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정가 얼마 짜리 차, 이 가격에 팝니다’정도의 정보만 제공했기 때문이다. 제원 공개도 다른 기업들보다 잘할 자신도 없어서 못 했다. 그렇게 일년 정도를 운영하니, 체리피커만 몰렸다. 우리가 진정으로 나아갈 길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다 보니 싼 가격보다 판매자와의 유대감을 중시하는 40대 이상의 구매자, 다른 것보다 시간을 중시하는 구매자 등 다양한 고객층이 보였다. 현재는 이들을 포함해 목표 고객을 수정하는 중이다. 더불어 어떤 차를 살 지 고민중인 최초의 고객까지 타겟층을 확장 중이다.
차에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중인데 겟차를 ‘차량 견적 플랫폼’으로만 인식하는 소비자가 많다.
고착된 선입견을 상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올해 중으로 UX 업데이트를 기획 중이다. 바뀐 UX에선 어떤 차가 필요한 지, 예산은 얼마나 준비 돼있는 지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이후 기존 요청했던 견적 외 딜러가 추천하는 차종의 견적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수입 완성차의 공식 튜닝업체가 있는데, 이 곳에서 차량을 수입해 좀 더 개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다가갈 계획을 갖고 있다. 해외 직구 개념과 비슷하지만, 워런티도 있고 A/S도 가능해 차량 고장 문제가 생겼을 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아가 서비스가 발전하려면 완성차 브랜드와도 긍정적인 시너지가 나야 할 것 같은데.
알고 있지만 현재 여건상 장벽이 있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국내 완성차가 본격적으로 온라인에서 판매되기 시작하면 오프라인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 겟차에선 그들의 마진을 건드리지 않고도 상호 윈윈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자신이 있다. 설립 초기부터 지금껏 95%에 준하는 최저가를 유지하며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이것 이상의 가치가 편의성이라고 보는데, 이 점을 강화한다면 그간 완성차 업계 딜러가 고객에게 주지 못했던 빈 곳을 우리가 매울 수 있을 거라 본다. 다만 이들과의 협업은 우리가 어느정도 브랜드가 쌓일 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경험을 최우선으로 만들어 간다.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 가치는 어디에 있나?
작년까지만 해도 무조건 가격 우위였다. 그러지 못하면 소비자가 겟차에서 차를 살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정 가격 이상의 할인율을 확보하는데 매진했고, 실제로 우리 서비스로 인해 온.오프라인간 정보 비대칭은 많이 줄어든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현재는 그게 다가 아니다. 차를 살 때를 떠올려 보자. 가격 외에 많은 것들이 구매 결정 요인이 된다. 어떤 차량을 살 것인지 판단하는 것부터, 차를 결정하면 구매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이외엔 구매 전 시승도 고려해본다. 이제는 가격뿐만 아니라, 이 모두를 아우르는 다양한 경험을 서비스를 고도화해 더욱 만족스럽게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겟차의 서비스적 혁신은 무엇인가?
기존 아날로그 방식을 자동화 방식으로 바꾸며 판매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이를테면, 전국의 최저가 및 제원 분석을 근거로 한 견적서가 요청한 고객에게 자동적으로 가도록 한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갖춘 업체는 국내 우리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이것으로 고객의 견적 요청을 실시간으로 응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자 강점이다.
또한 고객이 유입되더라도 바로 전화 상담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견적서를 보낸 뒤 구매 의사가 있는 소비자들만 응대한다. 이렇게 되면 상담이 꼭 필요한 고객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도 더욱 자세한 상담이 가능하다.
겟차에선 딜러를 직접 만날 일이 없다.
최대한 딜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려고 한다. 딜러들이 신분 노출을 꺼리기도 하고, 우리 입장에서도 소비자에게 겟차 브랜딩이 아닌 완성차 브랜드를 먼저 소구 시키는 건 지양하기 때문이다. 물론 차를 구매하고 알아보는 과정에서 딜러를 직접 통해 구매하는 건 소비자의 선택이라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채팅으로 차를 파는 데 성공했다. 성공요인은 뭐라고 보나.
디지털 속의 아날로그, 폰포비아, 시간과 편의성을 적절히 활용한 것이라고 본다. 고객에게 견적서를 보내는 것까진 자동이다. 그걸 보고 관심을 가진 고객이 상담을 진행하고 싶다고 하면 채팅 상담이 시작된다. 대부분 시간에 쫓기고, 전화로 상담하는 것을 꺼리는 소비자다. 우리도 채팅 거래는 업무 내용이 고스란히 저장돼 다음 업무에 참고하기 좋으며, 심리적으로 위압감을 느끼는 고객을 끌어안을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겟차가 운영중인 채팅 서비스.
‘시승’ 서비스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보통 시승은 딜러의 여건에 따라 결정된다. 게다가 전시장 주변에서 하게 때문에 주행감과 가속감, 급제동감 등 다양한 요소를 확인해보기 어렵다. 결국 소비자들은 만족스럽지 않은 시승을 마치게 되고 차를 사야 한다는 부담감도 갖게 된다. 우린 이 부담감과 불편함을 배제한 상황에서 차를 자유롭게 몰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통 소비자들은 차량을 결정하기 전 몇 대의 동급 차종을 비교한다. 이에 착안해 복수 브랜드의 차량을 교외의 같은 장소에서 몰아보도록 하고자 계획 중이다. 당장 모든 고객에게 해드리진 못하지만, 점차 늘려 모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시승 경험이 구매 결정을 높이는 만큼, 앞으로 이 부분은 계속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다.
사후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프리세일즈-세일즈 영역에 주력하고 있어, 사후 관리 부분에 해당하는 애프터 세일즈 분야는 아직까지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집중한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고 자리가 잡히기 위해선 만족도와 끊임없는 브랜딩이 필요하다. 그 부분은 이미 구매한 고객들에게 노력해야 하는 것들이다. 고객들과 꾸준히 스킨십을 시도하며 만들어갈 계획이다.
겟차에서 차를 구매해 본 적이 있다. 구매 의사를 밝힌 이후 계약금 입금을 받는 과정 등에서 다소 거친 느낌이 있다. 또한 사기는 아닐까 걱정도 됐다. 절차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남겨진 과제다. 관련한 건의는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어서 결제시스템 등 UX적인 측면을 다듬어 나가고 있다. 신뢰감을 주기위해 팀원들이 고객을 직접 만나 출고 후기를 작성하고 있는데, 다른 방면으로도 고심 중이다.
▲쌓여가는 내부 데이터로 도화된 자동화 서비스 만든다.
겟차가 가고 있는 방향, 처음부터 생각했던 길이었나.
처음엔 말 그대로의 딜러와 구매자간 연결 플랫폼이었다. 어느날 보니 거래 대수가 심상치 않게 낮았다. 이상해서 확인을 해보니 딜러가 거짓말을 한 경우가 많았다. 일곱 대나 판 딜러가 한 대도 못 팔았다고 한 사례도 있다. 그대로두면 고객 이탈율만 높아질 것 같았다. 그 고민의 해결책으로 딜러가 견적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딜러들이 바빠 고객의 견적 요청에 빠른 대응이 어려웠다. 이게 반복되면 고객에겐 안좋은 경험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고객에게 견적을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엔 수기로, 지금은 자동으로 보낸다. 시간은 30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고객에 맞춰 서비스 방향을 수정해 왔다.
30초 견적은 어떤 기준으로 보내지나?
우선 자동차의 월별 판매 조건을 각 브랜드로 받아본 뒤, 브랜드별 지역별로 나눠 놓는다. 이 정보엔 지역별 재고 및 가격이 분류된다. 만약 수도권 지역 고객이 차량 구입을 원하는데, 타지역의 모 딜러가 제시한 차량이 가장 싸다 치면 탁송료까지 비교해 고객에게 제시한다. 이렇게 1,700여 종의 차량 정보를 보유 중이다
신차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다. 이 분야에서 강자가 되려면 매일 정보를 업데이트 해놓고 고객에게 최고의 견적을 제공해야 한다. 내부 팀원의 노고가 크다.
▲공급 장벽 낮춘 수익모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구축하기까지
처음 수익 모델은 딜러들의 겟차 회원 가입비로 시작했다.
공급 쪽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처음 가입할 시 5만원을 받는 것으로 수입원을 정했다. 사실 이 부분도 무료로 할까 했으나, 책임감 문제가 있어 부득이하게 그리 설정했다. 요즘 겟차의 비즈니스 모델엔 오토 금융 상품 수수료도 있다. 은행권에서 소비자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해주고 있어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어떤 수익화 방안을 더 고려 중인가.
어느 정도 매출규모를 달성한 후엔 우리가 먼저 완성차 업계 문을 두드리려 한다. 우리가 그들의 사업을 도울 최적의 파트너임을 어필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에게는 실거래가, 연령대, 특정 차종을 소비하는 연령대, 지역별 분포 등 다양한 데이터가 있다.
▲국내에 세계적인 트렌드를 안착시킬 것
해외 진출에도 관심이 있나.
인도네시아와 싱가폴 등지에서 이 사업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있었지만 정중히 고사했다. 국가 금융 환경 및 지리적 특성이 마음에 걸렸다. 인도네시아도 국내처럼 금융 매출 비중이 클 텐데, 우리와 다른 점은 대출 심사만 한 달이 걸린다는 점이다. 또한 섬 2만개로 이뤄진 곳이라 차량 이동을 생각하니 감이 안 왔다. 겟차를 제2의 국가에서 성공시키려면 현지 특성을 공부하고 적절한 현지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현재로선 내수에 집중해 사업을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데 주력하고 싶다.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을 온라인으로 사는 것, 단기간에 자리 잡을까.
온라인으로 사는 것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여전히 구매 전 얼굴 한 번은 보고 사야한다는 분들이 많지만, 우린 시간과 편의성을 더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더 많아질 거라 보고 있다.
회사의 중장기 목표는.
우리의 KPI(핵심성과지표)는 거래대수다. 거래대수를 늘리기 위한 모든 노력을 할 것이며, 궁극적으론 애프터 세일즈 부분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