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357]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우리를 찾아달라.
“아는 개발자 있으시면 소개 좀 부탁드려요.”
“채용 공고를 보면 개발자만 뽑아서 취업에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취재를 하다가 자주 듣는 말이다.
단기간 성장해야 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선 멋진 아이디어와 실행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사업 초기 동력을 얻기 위해, 진행 중에 더욱 탄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개발과 관련된 인력은 꼭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기술 인력을 수급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있고, 구직자는 스타트업에 취업을 하기에 기술이나 경험이 부족하다.
이 두 측면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기업 코드스테이츠는 12주간 부트캠프를 운영해 주니어급 프로그래머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들이 지금껏 배출한 졸업생의 70%는 개발자가 돼 취업했고 20%는 본인 사업을 하고 있다. 기업과 수강생 모두를 만족시키며 이들도 점차 성장하고 있다.
‘개발자가 되고 싶은 자, 개발자를 채용 중인 기업 모두 우릴 찾아 달라’는 코드스테이츠의 김인기 대표를 만나 이들의 프로그램과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김인기 코드스테이츠 대표 / 사진 = 플래텀DB
문화관광콘텐츠를 공부한 인문학도다. 개발에 왜 관심을 가지게 됐나?
5년전 ‘나인플라바’라는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인턴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 회사에서 프로그래밍된 서비스가 주위에서 이용되는 걸 보니 신기했고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마케터라도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안다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공부를 시작했다.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봤는데 모두 성에 차지 않았다. 기본을 알려주는 좋은 자료는 많았지만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프로그램은 없었다. 학원도 고려했는데, 커리큘럼이나 방식 등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배우는 것도 생각했지만 시간과 비용을 따져보니 합리적인 것 같진 않았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프로그래밍 부트캠프’라는 게 미국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부트캠프를 마친 이들이 개발자로 일한다는 얘기도 함께 들었다. 내가 이루고 싶은 가치와 일치했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부트캠프에 입소했다. 이 기간 동안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커뮤니티를 이뤄 함께 생활하며 짜임새 있고 압축적으로 코딩을 배웠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니 다른 이들처럼 개발자로서의 취업 기회가 주어졌다. 조건은 매력적이었다. 일하며 경험을 쌓고 싶단 생각도 들었지만, 한국에서 내가 경험한 프로그램 및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더 의미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2015년 가을에 본격적으로 기업 설립 준비를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여러 멘토들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내가 경험한 부트캠프 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마음을 먹고 나니 당장 실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사업성을 검증 받고 싶은데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말그대로 ‘무작정’ 콜드콜을 보냈다. 돌이켜보면 보낸 메일도 미숙하고 당돌했다. 안 좋게 봤을수도 있다. 그럼에도 만나서 흔쾌히 만나 얘기를 들어 주고 조언해 주었다.
일례로 미국에 거주중이던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에게 연락했다. 아이디어만 있던 시기에 집 앞에서 만나 조언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권대표 뿐만 아니다. D3 jubilee 이덕준 대표님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본엔젤스와 퓨처플레이 소속 멘토들도 만났다. 그 밖에도 만나게 된 다양한 분들께서 일할 만한 장소에서부터 홍보에까지 도움을 주었다.
코드스테이츠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교육 기관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가르친다’는 개념만 놓고 보면 같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는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코딩을 배울 때, 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페어 프로그래밍(짝 코딩)을 기본으로 커리큘럼을 짰다. 문제를 해결할 때 같이 설명하고 같이 코딩하는 것이다. 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개발자를 필요로 하기에 넣은 것이다. 1기 수강생부터 지금까지 이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협업’, ‘커뮤니티’를 강조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같은 부트캠프 프로그램의 티셔츠를 입은 사람을 보면 스스럼없이 인사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부트캠프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같이 공부했던 사람들과 ‘소셜라이즈’도 많이 한다. 같이 어울리고 교류하는 장을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느낌을 한국 부트캠프에서도 살리고 싶었다.
코드스테이츠의 부트캠프는 어떻게 진행되나.
우리 프로그램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자기주도적 학습이다. 코드스테이츠의 교육 프로그램은 강의 위주의 수동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학생들이 무언가를 실제로 만들어보면서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커리큘럼이다. 현업에서 사용하는 기술들을 다루는 건 물론이고, 컴퓨터공학의 기본적인 부분인 자료구조, 알고리즘 부분도 꾸준히 학습하게 된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다. 미국에서 부트캠프를 경험할 때도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분위기가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익숙해져야 스타트업식 사고에 맞는 프로그래머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뭔가.
개발자를 생각한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생산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우리의 교육과정은 짧은 기간에 효율적으로 개발자가 되도록 돕는다고 자신한다. 코드스테이츠 커뮤니티에서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익숙해졌다면 기업에서도 환영 받을 수 있는 개발자다.
부트캠프를 수료한 졸업생들의 현황을 알려달라.
총 4기까지 34명, 프리 코스를 수료한 분은 150명정도 된다. 약 20% 정도만 부트캠프에 입소시키고 있다. 졸업한 인원 중 72%는 개발자로 취업했다. 나머지 20%는 자기 사업을 하고 있다. 열명 중 아홉 명 꼴로 개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평균2만 달러 정도인 미국의 부트캠프 참가비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코드스테이츠 부트캠프의 참가 비용도 적은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우리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데도 수강료를 지불할 수 없어서 공부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기회를 줄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 결과 취업 후 수강료 상환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가능성 있는 수강생에게 ‘Immersive course’를 먼저 수강할 수 있도록 한 뒤, 졸업 후 취업하면 연봉의 일부를 코드스테이츠와 공유하는 방식이다. 수강생의 도전이 성공이 되도록 돕고 싶어 이 제도를 만들었다. 우리는 수강생과 함께 성공 하고 싶다.
수강생이 중간에 그만두면 손해가 생기는 것 아닌가.
그것 때문에 보증금을 두고 있다. 얼마의 금액을 예치한 뒤 프로그램이 끝나면 돌려주는 거다. 중도 포기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다. 수강생의 완주를 위해 만든 제도다.
졸업생 및 수강생들의 취업을 위한 지원 활동은 무엇이 있나.
크게 세 가지를 지원한다. 먼저 기업 협업 프로젝트가 있다. 이는 수강생의 마지막 한 달 프로젝트를 기업과 매칭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에선 우수한 수강생을 미리 지켜보고 채용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수강생은 실제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피드백을 받아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다. 두 그룹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우리 졸업생을 영입한 기업들 중 꾸준히 채용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는 거다.
수강생 대부분은 국내 스타트업 및 대기업, 혹은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부트캠프를 통해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평한다. 또는 창업을 해 직접 개발을 할 수 있게 됨은 물론, 개발자와 얘기하는 데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외엔 각 스타트업에 잘 맞을 것 같은 졸업생을 소개해 면접 연결을 돕기도 한다. 학생들은 우리가 조사해 둔 기업 리스트를 보고 어떤 회사가 있는 지 알 수 있다. 스타트업은 우리가 제공한 수강생 정보를 확인한다. 이를테면 맞선 주선자을 하는 셈이다.
취업 전엔 이력서, 커버레터 작성 지원 및 모의면접 훈련도 하고 있다. 코드스테이츠에서 권장하는 이력서, 커버레터 포맷에 따라 수강생이 본인의 서류를 작성하는데, 채용연결 과정에서 수집한 회사의 과제, 면접 질문을 수강생이 미리 접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수강생이 취업할 때, 기업으로부터 충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인지도 따지나.
수강생 인터뷰 뿐만 아니라 기업 인터뷰도 진행한다. 1기 때부터 조직문화, 인재상 및 어떤 툴을 쓰는지 꾸준히 인터뷰해왔다. 이제는 데이터가 어느 정도 쌓여서 개발자의 평균 연봉이 어느정도 인지 알게 됐다. 그래서 평균 수준은 받고 일할 수 있도록 3기부터는 실질적으로 돕고 있다. 우리가 데이터를 통해 얘기하면 대부분 받아들여진다. 어떤 데는 더 높여 데려가기도 한다.
교육 프로그램과 사업 취지는 인상적이다. 다만 코드스테이츠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만으로는 크게 성장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그 관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를 프로그래머와 기업간 연결 플랫폼으로만 놓고 보면 사업적 한계는 어느정도 존재한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생각해둔 게 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동안 우린 일반인 외에도 학생 교육 시장 콘텐츠를 개발할 생각이다.
이를 테면 코딩 교육의 버티컬 영역을 만드는 거다. 학부모들에게서 문의도 온다. 우리가 대학의 대안은 아니지만 SW개발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지금 하는 것들을 단단하게 다지면서 하나씩 만들어가면 긍정적인 결실을 맺을거다.
코딩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형 기업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는데.
지금도 여러 기업에서 SW코딩교육 및 어린이 대상 부트캠프를 열거나 고려 중이다. 기업이 이 분야를 사회 공헌 영역으로 두다가 향후 영리 사업으로 전환하면 브랜드 인지도 및 마케팅, 자금력 부문에서 큰 위협이 될거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이를 통해 대중의 인식과 시장규모가 커질 수 있다.
코드스테이츠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부트캠프고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부트캠프를 만들었다. 앞으로 꾸준하게 졸업생, 수강생, 회사 관계자가 참여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수강생의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것이 대안이라면 대안이다.
대중은 누가 먼저했는지는 관심이 없다. 인지도를 높이려면 마케팅과 브랜딩이 중요할텐데.
맞다. 대중의 인식 개선 활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개발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얘기를 나누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행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컨퍼런스, 설명회, 데모데이 같은 오프라인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려고 한다. 사람들은 하나의 주제로 모이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그래서 개발자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개발자가 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커뮤니티, 스타트업이 개발자를 채용하고자 할 떄 가장 먼저 연락하는 커뮤니티였으면 싶다.
우리 미션은 ‘진짜 세상을 위한 교육(Education for the real world)이다. 앞으로도 현실에서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
개발자가 되고 싶은 자, 개발자를 채용 중인 기업 모두 우릴 찾아 달라. 목마른 이의 우물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