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도시’로서의 선전을 느끼고 싶다면 방문해야 할 곳들
“사람은 옷 입기 나름이고, 말은 안장 달기 나름이다(人靠衣服 馬靠鞍)”
중국에서도 디자인의 중요성은 점점 강조되고 있다. 샤오미의 디자이너 출신 공동 창업자인 류더는 “중국은 대 소비 시대에 접어들었고, 이에 따라 더 나은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중국의 산업 디자인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디자인 중심적 사고는 정부 당국이 각 시(市)를 육성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선전(深圳)은 중국 정부가 대륙의 디자인 허브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투자해온 도시다. ‘메이드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크리에이티드 인차이나(Created in China)’로 진화해나가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이 도시 곳곳에 심어져 있다. 디자인 도시로서의 선전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몇 곳의 장소를 소개한다.
1. 시 정부가 직접 포상금을 지원하는 각종 글로벌 디자인 컨퍼런스
2004년 선전 시 정부는 ‘창조적 디자인 자본(Capital of creative design)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후 4년 뒤인 2008년, 선전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중국의 첫번째 ‘디자인 도시’가 됐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렸던 선전은, 그 생산 역량을 지렛대 삼아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성지로 재탄생했다. 도시는 물건의 내부 부품 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외피까지도 빠르게 모방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디자인은 양보다는 질로써 평가되는 항목이고, 독창성 없이는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웠다. 이를 위해 시 정부는 ‘디자인 자산’을 만들기 위한 장기적 노력을 시작했다.
올해로 6년째를 맞는 ‘선전 국제 산업 디자인 전시회(이하 SZIDF)’는 그 노력의 증거다. 이는 선전시가 주최하고 선전 산업 디자인 협회(SIDA)가 주관하는 중국 최대 산업 디자인 박람회다. 작년 11월에 개최된 5회 행사에서는 35개 지역 기업과 기관, 18만 명의 방문객이 자리를 빛냈다. 행사에서는 AI, 유전공학, 드론, 가상현실 등 최첨단 IT 기술과 결합한 7천 여종의 디자인 신제품이 공개되기도 했다.
2017년 4월 말 처음으로 열린 일주일 간의 ‘선전 디자인 위크(이하 SZDW)‘ 역시 당국이 디자인 커뮤니티를 육성하기 위해 설계한 큰 행사다. 디자인 위크에서 시 정부는 후원자 역할을 맡았다. 해외 디자이너와 중국 디자이너 간 국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개최의 목적이다. 작년 제 1회 행사에는 그래픽, 제품, 패션, 공간 디자인 관련자 약 10만 명이 참여했다. 개최 장소 이외에도 선전 내 16곳에서 45 개의 다양한 디자인 이벤트가 열리며 디자인 축제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SZIDF와 SZDW 두 행사 모두 디자인 어워드를 함께 개최하는데, 이때 수여하는 상금의 일부를 시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2. 디자인 + IT 산업 클러스터 ‘선전 F518 창의원’
선전 F518 창의원(深圳F518创意园, 이하 F518)은 시 정부의 산업디자인 육성 의지에 발맞춰, 실제 선전의 창업계와 투자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지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F518은 중국의 투자사인 선전창의투자집단(SCIG, Shenzhen Creative Investment Group)가 2007년 3억5천만 위안(약 590억 원)을 투입해 만든 산업 클러스터다. 낙후된 피혁공장지대 14만㎡와 18개 동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내부 공간은 150여 개 기업 의 사무공간, 창작자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장, 공연장 등 6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단체로 방문할 경우 전체 공간의 중간 쯤 위치하고 있는 SCIG의 사무실을 찾으면, 담당자로부터 짧은 공간 안내를 받을 수 있다.
2017년 기준 입주 기업은 149여 곳. 디자인 30%, 스마트 하드웨어 22%, 모바일 게임 10%, 인터넷 비즈니스 15%, 콘텐츠 창작이 13% 비율이다. VR, AI와 같은 기술 중심 회사도 여러 곳 입주해 있는데, 이 공간 내에서는 디자인 기업과 기술 기업 간 교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간 협업 사례도 적지 않다.
선전창의투자집단 판칭칭 매니저는 “F518은 중국 IP산업을 육성하는 곳”이라면서, “이곳을 거쳐 간 기업 중 성공사례가 다수 나오며 입주를 희망하는 대기 기업만 100여 개 사가 넘는다”고 귀띔했다.
*주소 : 9th Floor,Friendship Base,Xixiang Road,Baoan,Shenzhen,Guangdong Province,China (深圳市宝安区宝源路 F518时尚创意园 创展中心)
*연락처 : +86 0755-29518518 / info@scig.com.cn
3. 중국 최초의 디자인 박물관 ‘디자인 소사이어티’
중국 최초의 디자인 박물관인 디자인 소사이어티(Design Society)는 선전경제특구 서쪽의 서커우(Shekou) 항만에 위치해 있다. 각국의 고급 레스토랑이 밀집되어 있는 상업 지구인 해상세계(Sea World)의 중심에 있는 이 박물관은, 국유 기업인 차이나머천트그룹(China Merchants Group)이 투자해 설립했다.
아마도 중국에서 가장 많은 수출입 업무가 이루어졌을 서코우에 지어진 박물관답게, 디자인소사이티는 여러 면에서 다국적이다. 먼저 이 건물은 일본의 유명 건축가인 후미히코 마키(Fumihiko Maki)가 설계했다. 건물은 764,000 평방 피트, 6층 규모로 만들어졌다. 내부는 V&A 갤러리, 파크 뷰 갤러리, 선전 UCCN 교류 센터, 서코우 개혁 개방 박물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런던의 유서 깊은 빅토리아앤드앨버트 박물관(V&A)과 협력하고 있으며, 현재 V&A로 부터 도착한 250개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디자인 소사이어티의 책임자인 올레 부만은 “선전은 중국 현대 미술의 발상지이며, 이곳에 세워진 디자인소사이어티는 단순한 박물관도, 상점도, 기록 보관소도 아닌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주소 : 1187 Wanghai Road, Shekou, Nanshan Shenzhen China
*영업 시간 : 일요일 – 목요일 10:00 ~ 22:00 / 금요일 – 토요일 10:00 ~ 22:30
*연락처 : +86 0755-26671187 / info@designsociety.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