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기업을 비롯해 여러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지원, 투자하며 창업 생태계 선순환 요인이 되고 있다.
대기업 입장에서 바라보는 스타트업 성장가능성은 얼마나 있을까. 또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진정한 협업이 가능할까. 투자사 입장에서 가능성이 점쳐지는 유니콘은 어떤 분야에서 생겨날 가능성이 높을까. 스타트업이라면 궁금해 할 만한 자리가 마련됐다.
28일 시사저널이코노미 주최로 열린 스타트업포럼 2018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한화, GS홈쇼핑 관계자가 패널로 나와 노변정담을 나눴다.
(왼쪽부터) 김영덕 롯데 엑셀러레이터 상무, 금동우 한화 드림프러스63 핀테크센터장 ,양상환 네이버D2스타트업팩토리 센터장, 유승운 카카오벤처스 대표, 박영훈 GS SHOP 미래전략본부장/사진=플래텀 DB
최근 대기업, 공기업에서 엑셀러레이터 등을 준비하고 있다. 경험자 입장에서 조언한다면.
양상환 센터장(이하 ‘양’): 실제로 실행하기 전까진 잘 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포맷보단 빨리 실패하고 학습할 수 있는 조직역량이 중요하다. 우리 조직도 수없이 많은 피봇을 거쳤다. 거기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어떤 것을 시작하든 우선 도전해보는 걸 추천한다.
금동우 센터장(이하 ‘금’): 일단 시작해보는 걸 추천한다. 많은 금융권 기업에서 우리 기관에 찾아와 벤치마크를 하려고 한다. 그럴 때마다 ‘혁신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이것저것 다 따져 시작하면 경쟁사보다 늦어질 수 밖에 없다. 중간에 무너질 확률이 높은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논리적으로 진행될 수 없는 영역이다. 우선 시작해보고 진행해보며 양상을 따져보길 권한다.
초기기업 투자는 리스크가 크다. 수익성이 중요한 VC는 이를 어떻게 극복 중인지.
유승운 대표(이하 ‘유’): 많은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에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에 투자해 IPO까지 가는 데 평균 14년(한국 기준)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린 좀 다르게 생각했다. 스타트업이 반드시 IPO를 할 필요는 없다고 본 거다. 인수합병과 각종 합종연횡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봤다. 성과도 긍정적이다. 우리가 조성한 1,2개 조합은 좋은 수익이 기대된다. 초기기업 투자를 너무 어렵게 생각지 않길 바란다.
박영훈 미래전략본부장(이하 ‘박’): 투자수익률은 CVC 입장에서도 정말 중요하다. 지원하는 곳 중 ‘전략적 투자자라서 수익률 중요치 않다’는 말만 믿고 긴장 푸는 업체가 있는데, 그러면 안 된다. 항상 기본 선을 지켜줘야 한다. 그런 업체와 신의를 지키고 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기업 구조가 다르기에 협업점을 찾기 어렵다. 어떻게 극복해 왔나.
양: 대화가 가장 효과적이었다. 이해 관계자간 ‘관계’를 쌓는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하다. 기술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공감 지점이 생기면 협업, 협력이 이뤄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를 위한 많은 형태의 인적, 기술적 풀을 만들어야 하는 게 중요하다. D2는 팀마다 별도의 스케쥴을 잡아 강제적으로라도 만나게 하고 있다.
박: 기본적으로 많이 도와야 한다. 스타트업에 아무리 좋은 솔루션이 있어도 현장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협업이 중요하다. 협업을 해왔던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금: 우리은행과의 매칭데이를 주관했다. 우리은행도 우리와 같은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매칭데이를 통해 협력논의가 오가고 있다. 작년에 처음 진행되었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유: 내부 포트폴리오를 ‘패밀리’라고 부른다. 최근 2년 내 투자한 기업 대표를 한달에 한번씩 만나는 ‘패밀리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끼리 소모임을 활성화해 각자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는 요인은 뭐라고 보나.
유: 몸담고 있는 산업 크기에 따른다. 다루는 산업 크기가 크다면 기업 역시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는 반대로 아이디어와 시장 장악력이 아무리 좋아도 연간 수백 억 규모에 불과한 시장이라면 유니콘이 나올 확률이 떨어진다. 이런 관점에서 국내에선 환경적으로 금융과 게임 분야에서 유니콘이 나올 확률이 높다. 일례로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발판으로 유니콘을 넘어서는 기업이 됐다. 창업을 고려하기 전 시장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클 수 있을지를 고민하길 바란다.
국내 기술기업이 유니콘이 될 수 있을까. 조건은 어떤 게 있다고 보나.
양: 회의적으로 본다. IPO가 아니라면 정말 힘든 일이다. 기업을 구매할 바이어가 많지 않다. 유니콘이 되어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난다면 생태계에 기여하는 방법은 많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