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406] 사용자가 극찬하는 해외여행 가이드앱
‘트리플’은 근래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이자 동명의 해외여행 가이드앱 서비스이다. 정식 출시 8달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넘겼으며 사용자로부터 ‘여행책이 필요 없는 앱’, ‘배낭여행자의 마음을 대변한 앱’ 이란 호평을 받고있다.
팀 구성도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국내 유명 플랫폼을 경험한 실력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을 이끄는 건 NHN 전 대표인 최휘영씨와 김연정씨. 두 사람은 네이버에서 함께 일을 한 사이다.
‘고객이 알아주는 진정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비전’이라는 김연정 대표를 만났다.
김연정 트리플 공동대표/사진=플래텀 DB
▲네이버, 카카오 출신 실력자들이 모여 팀을 이루다.
NHN을 이끌었던 최휘영 대표가 공동대표고, 국내 유명 IT기업 출신들이 몸담고 있다. 화제성을 갖췄는데 대외적으로 알리진 않았다.
바로 그 이유다. 서비스가 나오기 전 ‘이름’만으로 유명세를 타는 게 부담스러웠다. 2016년 3월 회사 창립 후 팀을 꾸리고 서비스 개발에만 열을 올렸다. 지난해 5월 베타 버전을 출시했고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때까지 홍보 활동도 자제했다. 우리가 세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함이었다.
트리플은 무슨 뜻인가.
중의적이다. 우선 여행을 뜻하는 ‘트립’에 가치를 더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여행하는 사람들인 ‘트립 피플’을 뜻하기도 한다.
초기 팀빌딩은 어떻게 했나.
카카오에서 신규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다 퇴사했는데, 내 생각에 동의해 합류를 결정한 팀원이 몇 있다. 그들도 새로운 걸 만드는 데 관심이 많았다. 팀을 만들던 초반에 큰 힘이 됐다. 현재는 45명 정도 된다. 처음엔 시니어급 경력직이 많았다. 한 명이 두 사람의 몫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연 이후엔 신입사원도 합류하고 있다.
총인원의 40%가 개발자다.
여전히 부족하다. 여행을 좋아하고 해외 공간 관련 정보 데이터에 관심 있는 인재라면 문을 두드려주시길 바란다. 새로운 길을 가는 중이니 함께 한다면 재밌을 거다. 개발자 뿐만 아니라 전 영역에서 팀원을 찾고 있다.
▲출시 8달 만에 100만 가입자 넘겨…연내 목표는 500만 다운로드
이 서비스는 왜 시작했나. 여행을 좋아해서인가.
사실 여행 관련 일을 하고 싶으면서도 하기 싫었다. 좋아하는 게 여행인데 잘 해낼 수 있을 수 있을 지 걱정도 되고, 일이 되면 진정한 휴식이 아닐 수 있을 수도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는 재밌다. 지인과 가족에게 도움 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이 영역에서 하나라도 의미있는 것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100만 다운로드가 쉬운 건 아니다. 마케팅 비결이 뭔가.
기본적으로 페이스북과 구글애드 등 광고/마케팅 채널을 활용했다. 관건은 타깃에게 정확히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우리 타깃은 2,3개월 안에 여행을 가고자 하는 대중이었고, 원하는 키워드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집중했다. 그 결과 올 1월부터는 오가닉 이용자도 늘기 시작했다. 우리 예상보다 3달 더 빠르게 100만 다운로드에 도달했다. 입소문이 많이 난 것도 주요한 원인이라고 본다. 이 기세를 몰아 여름엔 대규모 마케팅을 실시할 생각이다. 연내 500만 다운로드가 목표다.
예상 시기보다 빠르게 도달한 근본적인 이유는 뭐라고 보나.
트리플을 만들 때 한 손에 쥐어서 쓸 만한 ‘그립감’이 좋은 콘텐츠를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기획했다. 여행자는 핫플레이스나 음식점이 보이면 최대한 검색해서 메뉴 및 리뷰를 찾아본다. 이 시간을 줄여주고 싶었다. 더불어 다음날 날씨 정보나 특정 위치에 가면 근처 음식점 등을 알람으로 추천해 주기도 했다.
한번 여행을 다녀온 유저가 다음 여행을 등록하는 빈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된다. 만족감이 높다는 반증이라고 판단 된다. 그들이 사용해서 리뷰도 남기고 실제로 입소문을 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여행할 때 우리 서비스를 쓰면 가이드북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저가 만족할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1차 목표를 달성했다. 향후 보완할 점은 무엇인가.
우리가 오픈하지 못한 도시 정보다. 사용자로부터 열어달라는 요청이 많다. 일례로 블라디보스토크는 요즘 여행객들 사이에서 뜨는 지역이다. 다만 정보를 얻기 쉽지 않다. 이 지역에서 서비스를 해달라는 요청만 4,500건이 넘는다. 대응을 빨리 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아직까지 여력이 되지 않는다. 자신이 가려는 도시 정보가 없다며 1점을 주는 사용자도 있다. 아쉽지만 그만큼 서비스를 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조언으로 알고 서둘러 보완하고 싶다.
참고로 하반기엔 채팅도 가능해진다. 한국인이 주로 찾는 지역부터 열릴 예정인데, 커뮤니티 느낌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500만 다운로드는 쉬운 도전이 아니다. 계획이 있나.
서비스가 좋아서 자연스레 바이럴 마케팅 되는 게 가장 좋겠다. 그 외엔 콘텐츠랩 비보와 최근 업무협약을 맺었다. 여행 관련 팟캐스트 등 여행을 주제로 한 콘텐츠 제작을 같이 하게 된다. 인지도 있는 콘텐츠 기획사이기 때문에 바이럴 마케팅과 더불어 200만 다운로드를 기대하고 있다. 그 즈음에 맞춰 대규모 마케팅도 한다.
최근엔 관광청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 관광청에선 각 국가, 도시에 방문하려는 여행자 맞춤 마케팅을 하고 싶어한다. 함께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 같다. 유저와 더 자주 만날 계획이다.
▲충성 고객을 모으는 관건, ‘콘텐츠’
처음 가보는 여행지를 현지인처럼 다닐 수 있게 하고 싶다고.
트리플을 쓰면 바우처를 준비할 필요 없이 어디서든 앱 내에서 해결 할 수 있다. 현지인처럼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여행을 자주 가는 사람들일수록 꼼꼼하게 확인해서 다니지 않는다. 책자를 보며 찾아 다니기 보다 쉽고 간편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다.
정보는 어떤 식으로 수집했나.
인터넷 DB를 수집하고 공개된 API를 활용한다. 오프라인 가이드북도 찾아보며 정보를 다듬는다. 모은 DB 수는 현재 약 65만 건 정도 되는데, 그 중 20%는 숏헤드(short head) 콘텐츠다. 이 정보는 오탈자부터 이미지 검수, 메뉴, 가격 정보를 우리가 직접 제작한다. 유저도 직접 사진을 올리고 리뷰를 올릴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가공된 콘텐츠가 있어야 원활히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봤다.
트립어드바이저와 차이점은 뭔가.
영어 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국가 사용자에게 더없이 좋은 서비스다. 내년부턴 중국, 일본 등 비영어권 국가로도 서비스를 넓힐 계획이다.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 커머스만으로는 유저 충성도가 생기지 않는다고 봤다. 일본 여행 갈 때 A기업에서 샀다고 싱가폴 여행갈 때도 반드시 A 업체에서 사는 건 아니다. 때마다 더 싸게 파는 곳을 선택한다. 때문에 우리는 유저가 여행 동선에서 도움이 되는 앱을 만드는 거다. 한번 그렇게 도움이 되면 다음 여행에도 트리플을 쓸 거라 봤다. 근간엔 다른 곳엔 없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고객의 만족도와 직원의 보람을 동시에 높이는 진정한 플랫폼 될 것
손도 많이 가고 자본도 많이 드는 일이다. 스타트업이 하기에 힘든 영역인데.
맞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쌓는 건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렇기에 대부분 여행 스타트업이 커머스를 선호한다.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하기 힘든 분야다. 역설적으로 ‘니치’시장이 아닐까 싶다.
기업이 추구하는 바는.
하나로 충분한 여행 플랫폼이 되는 거다. 카카오, 네이버, 쿠팡 등 플랫폼 경험자가 모여 있는 곳인 만큼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동시에 IPO하는 게 꿈이다.
어떻게 수익을 내고 있나.
수익모델을 넓혀가는 중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여행자의 동선마다 필요한 상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사실 여행은 그 자체로 소비다. 여행을 하기 위해선 상품을 사야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점을 주목했다. 여행자가 일정을 등록하면 떠나기 7일 전에 와이파이 라우터 구매 알림 및 여행자 보험 가입 여부를 묻는다. 놀이동산에 가는 사람에겐 티켓을 보여준다. 이러한 액티비티 상품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과 제휴해 아웃링크를 걸어 고객이 구매토록 한다.
호텔 예약도 가능하다. 지난해 12월에 오픈한 이 기능은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종류의 방을 보여준다. 동시에 풍부한 콘텐츠를 보유한 게 우리의 장점이다. 아이들과 묵기 좋은 호텔, 역 혹은 리무진버스를 타기 가까운 호텔 등 조건 검색도 가능하다. 아울러 예약한 호텔의 조식시간과 체크인/아웃 시간도 보여준다. 배낭여행객의 경우 호텔보단 다른 형태의 숙소를 원하는 비율이 높아 ‘에어비앤비’와의 제휴도 고려 중이다. 항공예약 또한 올해 말부터 가능해지도록 준비 중이다.
우린 여행자 동선에 맞춘 상품을 선보이며 여행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수익도 그러한 연장선에서 창출할 계획이다.
트리플의 완성도는 현재 어느 정도라고 보나.
20%정도다. 자유여행을 원하는 이들의 니즈를 어느정도 소화하고 있지만 모든 이들의 희망사항을 완벽히 대응하고 있진 못 하고 있다. 고객 의견을 들으며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려 한다.
내부에서 예상하는 장애물엔 무엇이 있나.
글로벌 숙박예약 서비스에 국내 기업이 많은 고객을 빼앗긴 상황이다. 이들 업체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것에 걱정이 있다. 하지만 해봐야 알지 않겠나. 결국 서비스는 고객이 결정하는 거다. 제대로 만들어 판도를 바꿔보고 싶다.
설립 3년차 기업가인 동시에 아이 둘의 엄마다.
배우자, 며느리, 엄마로 산다는 건 기획자가 되기에 주요한 소양이라고 봤다. 실제로 다양한 위치와 상황을 경험하는 동안 안목이 넓어졌다. 동시에 일은 끝이 있고, 양육은 그렇지 않으니 할 만 했다.
창업은 아이를 키우는 것 만큼 힘들다. 어렵지만 보람도 크다. 전직원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달리는 느낌이 좋다. 모든 직원의 커리어에 ‘트리플’이 자랑스러운 포트폴리오가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 더욱 노력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