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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 VCNC대표, “성공한 서비스의 시작이 창대한 것만은 아니다”

박재욱 VCNC대표/사진=플래텀DB

“성공한 서비스의 시작이 창대하지만은 않았다. 시작을 해 소수라도 팬을 확보하며 마켓 플레이스를 돌리는 게 우선이다. 서비스를 시작해 고도화하는게 출발점이다. 디디추싱이나 우버도 미미하게 시작해 선순환 고리에 들어가서 판을 키웠다. 망한 회사가 될지 그걸 넘어선 회사가 될지는 그때가 되어봐야 알 수 있다.”

박재욱 VCNC 대표는 8일 디캠프 6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쉐어링 영역으로의 출사표를 던지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1년 VCNC를 창업해 같은해 모바일 커플 소셜네트워크 ‘비트윈’을 출시해 글로벌 2600만 건(7월 기준)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낸 바 있다. VCNC는 올해 7월 쏘카에 인수되어 자회사로 편입되었으며 박 대표는 쏘카의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임명되었다. 쏘카에 인수되며 VCNC는 쏘카의 자회사형 독립법인으로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 확장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는 VCNC와 쏘카 양사가 손을 잡고 선보인 데이터 기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의 첫 단추 ‘타다(TADA)’ 론칭을 알리고 향후 경영 전략을 밝히는 자리였다.

박 대표는 서울시 민원 1위가 교통이라 말하며 “전체민원의 38%에 달하는 불법 주정차 민원이 143만 건이나 된다. 그리고 주차 면적은 늘 부족하다. 사회적 인프라의 낭비다. 아울러 이동시간의 낭비, 운영의 비효율성 등도 크다. 주요 84개도시 차량 운행시간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실제 운행시간 비율이 4.2%인데 반해 주차되어 있는 시간 비율은 95.8%나 된다. 기술을 통해 이동 수단의 최적화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있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봤다.”라고 서비스 론칭 배경을 밝혔다.

VCNC측은 타다를 데이터와 기술기반 최적화된 이동경로, 교통약자의 이동 접근성을 높이는 플랫폼이라 설명했다. 서비스 이용 방식은 카카오 택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배차 알고리듬을 통해 배차가 되고 도착한 차량에 탑승한 후에는 목적지가 표시되고 경로도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도착 이후에는 등록된 카드에서 자동결제가 된다.

초기 서비스 라인업은 베이직과 어시스트, 그리고 플러스다. 베이직은 일반 실시간 호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모델이다. 어시스트는 휠체어 미탑승 장애인 고객, 플러스는 고급 택시 이용 고객이다. 강점은 승차거부없는 바로배차, 깨끗한 실내, 안전을 위한 드라이버 메뉴얼 등이다. 베이직은 8일부터 최대 6명이 탑승할 수 있는 11인승 RV차량으로 시범 테스트에 돌입했다.

박 대표는 기존 업계와 생상과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이동 수단의 최적화를 위해 점진적 혁신을 추구한다. 특히 기존 산업과의 협력을 도모한다. 기존 산업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타다를 통해 더 큰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우리의 중요 미션 중 하나이다.”라고 말했다.

쏘카의 카쉐어링 플랫폼 론칭은 예견된 것이었다. 올해 7월 쏘카가 VCNC 지분 100%를 인수하며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쏘카 이재웅 대표는 “VCNC의 데이터 및 기술 기반 역량은 쏘카의 혁신을 한발 앞당길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IT업계에서 촉망받는 기업이 모빌리티 산업으로 힘을 더하게 되어 더욱 기대가 크다”며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획기적인 성장과 혁신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기업들과 함께 비전을 만들고 모빌리티 산업의 생태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향후 이러한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밝혔었다.

이날 박 대표는 “타다는 수요 공급 불균형 해소, 모두의 이동권 확대, 차량 및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지향한다. 아울러 모빌리티 시장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추구하고 있다. 시장의 크기가 더 커질거라 본다.”고 전망했다.

이하 박재욱 대표, 김기년 COO(운영총괄이사)와의 일문일답.

11인승 RV차량으로 운행된다.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데.

선제적 투자다. 당장의 수익보다 모빌리티 플랫폼의 마중물을 대려고 한다. 우리 뿐만 아니라 여러 플레이어를 위한 수요와 수익 창출을 위한 시도다. 수요가 많아지면 그 부분도 자연스레 해결될거다. 사실 생각 이상의 많은 비용이 들아가지는 않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시장에 비하면 큰 지출은 아니다.

그간 모빌리티 혁신을 외치며 등장한 서비스는 많았다. 대다수가 규제와 기존 업계와의 갈등으로 사장되거나 제동이 걸렸다. 어떻게 헤쳐나갈 계획인가.

우리는 규제를 피하는 방향이 아니라, 현재 규제 안에서 합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그 범위 안에서 이동의 최적화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시작했다.

기존 업계와는 상생을 도모한다. 우린 열린 플랫폼을 지향한다. 기존 업계에 IT를 통한 더 나은 서비스, 수익화가 되는 서비스로 어필하려 한다. 택시 업계와도 협업 논의를 하고 있다. 서비스가 고도화가 된다면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오늘 시작하는 타다 베이직 오픈베타는 그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다.

국토부 유권해석은 받았나. 그리고 정부쪽과 논의는 했나.

계속 논의하고 있다. 기존 산업과 경쟁관계가 아니라는 것, 우리 플랫폼을 통해 기존 업계와 협력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큰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어떤 방식으로 이동 경로를 잡는건가. 경로 서비스를 개발한건가. 11인승 승합차로 운행되는데, 합승서비스로 고려하나.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 교통 정보와 예측정보를 통해 최적경로를 찾는다. 도로 변화와 시간대별 상황을 고려하는 형식이다. 합승서비스는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가능하리라 본다.

우버나 디디추싱, 그랩 등을 참고한 걸로 보인다. 차별점은 뭔가. 선도 업체인 카카오 모빌리티는 카카오 내비나 카카오 페이 등 여러 서비스가 접목이 되는데, 타다는 어떤가.

해외 서비스의 벤치 마크는 했다. 플러스와 어시스트를 준비한 궁극적인 이유는 다른 국가와의 연동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 어시스트는 대학시절 휠체어를 타던 지인을 생각하며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모델이다. 교통 약자, 이동 불편자의 문제를 해결해야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쏘카와 비트윈의 사용자는 젊은층이 많다. 그들의 니즈를 통해 이동수단의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결제는 PG사와 협력해 시스템 설계를 했다.

이동수단을 찾을 때 운전하려는 사용자는 쏘카, 면허가 없거나 여의치 않은 상황에 있는 사용자는 타다를 이용하게 하려 한다. 모든 이동수단을 해결하려 한다.

가격이 싸지는 않을듯 싶다. 어느정도인가. 콜밴사업자와 부딪칠 가능성은 없나. 

택시보다 20%정도 더 비싸다. 우리는 콜밴보다 고급택시 범위에서 생각했다. 서비스 제공자가 우리 플랫폼에 들어오면 더 많은 수요와 수익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적화된 데이터 알고리듬이 적용된다면 더 늘어날거라 본다.

드라이버는 어떻게 모집했나.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가.

현재 드라이버는 용역업체와 함께 소싱하고 있다. 향후 원하는 시간에 일하려는 개인사업자형 드라이버와 직접 근로계약을 하는 형태 둘다 고려하고 있다.

드라이버 관리는 어떻게 하나. 승객이 드라이버를 평가하기 이전에 검증이 되어야 할텐데.

범죄이력은 철저하게 조사한다. 운전 테스트도 허들도 높다. 통과하는 비율이 높지 않다. 얼마나 일했는지, 다른 승객 평가는 어떠한지 등이 적용되어 사용자에게 제공된다. 사용자들이 평가하면 이용자가 볼 수 있다. 테스트를 많이해서 더 세심하게 검증하려 한다. 드라이버가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어떤 경험을 이용자에게 주는지 알려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별점 등 평가가 나쁜 기사는 관리 과정에서 도태될거다. 서비스 면에서 만족도를 높이려 한다.

타다 플러스는 고급택시 영역이다. 택시업계와 협력하나. 

맞다. 고급택시 라이센스를 가진 회사들이 우리 플랫폼에 등록되어 운영되는 형태다. 우버블랙 등 형태는 운영에서 법적 이슈가 없다. 그들이 우리 플랫폼에 마음놓고 올 수 있게 수요 창출의 기반을 쌓는게 중요하다. 그래야 바로 매출이 난다. 타다 플러스는 타다 베이직을 통해 생태계를 조성한 뒤 하게 될거다.

고급택시를 타깃으로 한 이유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창출할 것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밸련싱 데이터를 모으려면 최적 경로를 설정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중형택시로 모으기는 어렵다. 고급택시는 앱미터기를 통해 가능하다.

기존 카카오 모빌리티라는 선도기업이 있다. 그들역시 서비스를 통해 택시업계에 유의미한 수익창출을 돕고있다고 주장한다. 타다는 어떤 차별화를 하려하나.

일반 택시 서비스와 타다는 비교가 어렵다. 미래에 더 많은 수요가 만들어지고 공급이 일어나야 다이닉 프라이싱(가변적 가격정책)이 발생한다고 본다. 그것이 이루어지기 용이한 것이 고급택시다. 일반택시는 당장 하기는 어렵다.

쏘카와 협업이 필수라고 본다. 인력 및 데이터 협력은 어떤 형식으로 이루어지나.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쏘카가 있지 않았으면 타다는 론칭되기 힘들었을거다. 차량 구매, 관리, 주차장 등 쏘카의 오프라인 역량이 큰 도움이 되었다. 타다는 쏘카가 구매한 차량으로 운영한다. 카쉐어링은 단순히 차량을 가지고만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쏘카의 백앤드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된다.

타다 베이직의 수요는 언제로 발생할거라 보나. 그리고 기존 업계와의 상생안은 없나.

주요 수요는 출퇴근 시간에 많을거라 전망한다. 낮시간보다는 밤시간에 더 많은 이용이 이루어질거라 보고 야간에 더 많은 차량을 투입하려 한다.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면 더 다양한 시간대에 소비자가 찾는 서비스가 될거라 본다. 콜밴이나 밴을 가지고 하는 택시 업계가 있다. 그들이 우리 플랫폼에 합류한다면 이전보다 더 잘될거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어떤 역할, 조언을 해줬나. 

본격적인 서비스 준비를 7월 인수합병 이후부터 했다. 이재웅 대표와는 플랫폼과 운영수단, 기술이 있어야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둘 다 기술로 시장의 문제를 푼다는 데 동감하고 있다.

드라이버나 기존 업계에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수익창출 외 더 없나.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그것조차 미리 예측을 못해서 제대로 못 했다. 우선적으로 드라이버에게 제공할 수 있는 파이의 크키가 중요하고 보고 있다. 그간 고객은 오래 기다렸고, 기사는 태울 사람이 없다고 말해왔다. 궁극적으로 수요와 매출의 극대화가 맞물려야 한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

차량 수를 줄이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고객이 차를 팔고 타다를 이용해야하는 이유를 말해준다면. 

차를 사야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쏘카의 차량 한 대가 8.5대를 대체하고 있다. 이것이 심화되면 공유경제로 간다고 본다. 당장이 아니더라도 시스템만 잘 돌아간다면 가능하다. 쏘카도 여기까지 오는데 7~8년이 걸렸다. 우리는 더 빨리 가게끔 노력하고 있다.

사실 서비스 형태가 새롭다는 느낌이 강하지 않다. 미래 플랫폼이라 단언할 수 있는 형태도 아니다. 판을 키워서 수익을 나눈다고 했는데, 그런 모토로 등장한 사업자 대부분이 망했다. 어떤 전략이 있는건가.

모든 서비스의 시작은 창대하진 않다고 본다. 시작을 해 소수라도 팬을 확보하며 마켓 플레이스를 돌리는 게 우선이다. 서비스를 시작해 고도화하는게 출발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모든 것을 갖춘채 시작할 수는 없다고 본다. 수요가 만들어지고 데이터가 쌓이고 최적화 알고리듬이 나와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고 본다.

현재는 미미한 것이 맞다. 하지만 디디추싱이나 우버도 그렇게 시작해 선순환 고리에 들어가서 판을 키웠다. 망한 회사가 될지 그걸 넘어선 회사가 될지는 그때가 되어봐야 알 수 있다.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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