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55km에 달하는 세계 최장 해상교량 강주아오(港珠澳大桥 Hong Kong-Zhuhai-Macao Bridge) 대교가 10월 23일 개통한다. 개통식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9년 12월 착공한 대교는 해상 35.6㎞, 해저 구간 6.7㎞로 길이로 약 14조 원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되었다. 대교는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를 Y자 형태로 연결했다. 강주아오 대교는 해상 교량 구간과 해저터널 구간이 두 개의 인공섬을 통해 연결되며, 16급 태풍과 규모 8.0의 지진을 견딜 수 있으며, 120년간 사용이 가능하게 설계되었다. 안전 등 이유로 당초 완공 시기보다 1년여 가량 늦어졌다.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 운수업계는 정부로부터 개통 일시를 통보받은 상황이다. 국경을 넘어야 하기에 홍콩과 선전 양쪽에서 번호판을 부여받은 차량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주아오 대교가 오픈하면 3시간 30분인 세 지역 운행시간이 30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광둥과 홍콩, 마카오는 근접해 있는 지역이자 산업 측면에서 각각의 강점이 있다. 홍콩은 금융과 서비스 분야의 선도 도시이며, 선전으로 대표되는 광둥은 첨단 기술과 혁신의 상징이다. 마카오는 경쟁력 있는 스마트 제조 공정을 갖추고 있다. 이 장점을 합하면 이상적인 경제권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강주아오 대교 건설로 인한 경제 유발 효과는 3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년 간 광둥성·홍콩·마카오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발전시키는 ‘웨강아오 대만구(粤港澳大湾区) 발전 계획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왔다. 웨(粤)-강(港)-아오(澳)는 각각 광둥성, 홍콩, 마카오를 지칭하는 말로 만으로 연결되는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를 통합하는 경제권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계획은 지난해 7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광둥성-홍콩-마카오 지방정부가 공식 서명을 하며 구체화 되었다.
중국 리서치기업 아이메이(艾媒)는 ‘2017~2018 중국 웨강아오 대만구 연구보고서(2017-2018 中国粤港澳大湾区专题研究报告)’를 발표해 웨강아오 대만구 지역경제 GDP가 현재 1조3800억 달러가 넘었으며, 샌프란시스코만(1억4500억달러) 뉴욕만(8200억달러)을 뛰어넘는 수치라고 밝혔다.
광둥-홍콩-마카오 세 개 지역을 이으면 뉴욕만, 도쿄만보다는 크고 샌프란시스코만과는 면적상 거의 같다. 샌프란시스코만 지역과 유사점은 몇 가지가 더 있다. 광둥성 성도 광저우는 샌프란시스코와 유사하며, 선전과 홍콩은 오클랜드, 산호세와 도시 성격이 비슷하다. GDP는 낮지만 인구수는 더 많다.
인프라도 마련되고 있다. 강주아오대교에 이어 광저우, 선전, 홍콩을 잇는 고속철도도 지난달 개통되었다. 이러한 거리의 압축은 세 지역을 보다 더 밀접한 경제권역으로 묶으며 기업에게 큰 기회로 작용할 거라는 관측이다.
이전까지 ‘중국의 실리콘밸리’라는 수식어는 ‘선전(深圳)’에 붙어다니던 수식어였다. 하드웨어와 창업 분야에서 선전은 가장 유력한 도시임에는 틀림없다. 1000여 개가 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가 있으며 완성단계의 성숙한 산업 생태계를 갖춘 도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 부분에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었다. 이에 중국은 홍콩, 마카오와 선전을 포함한 광둥성 도시를 통합하는 완벽한 경제 생태계를 조성해 대국굴기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세계 경제를 이끄는 주도국으로 나아가려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다.
웨강아오 대만구 발전 계획은 시작단계다. 국가 주도로 지역을 통합하고 인프라를 조성한다고 해서 반드시 경제가 활성화되지는 않는다. 광둥성·홍콩·마카오 지역이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되려면 젊은 인재의 유입과 그런 인재를 양산할 수 있는 교육 등 다방면에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이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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