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4차혁명] 알리바바, ‘AI와 데이터로 도시를 바꾼다’
무기물화되었던 도시가 유기적 생명체로 진화하는 중이다. 전 세계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지난 5년 간 중국 IT기업의 화두였다. 스마트시티는 인간의 신경망처럼 도시 구석구석까지 연결된 도시를 뜻한다. 5세대 이동 통신(5G)과 IoT, 인공지능,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 빅데이터 솔루션 등 첨단 기술을 통해 도로, 항만, 전기 등 도시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근래 중국 IT, 인터넷 기업의 지향 키워드 역시 스마트시티에 있다. 이를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를 해 혁신기술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는 이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다. 스마트시티 플랫폼 ‘ET시티브레인(ET城市大脑)’을 통해 독자적인 스마트시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항저우를 시작으로 하이난, 수저우, 취저우, 마카오 등 11개 도시를 스마트시티로 변모시키는 중이다. 목표는 50년 내 전 세계 도시의 인프라가 되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올해 항저우 윈치대회(云栖大会 알리바바 클라우드 개발자 대회)에서 ‘ET시티 브레인 2.0’계획을 발표했다. ‘인공지능의 달 탐사 프로젝트’라고 명명된 2.0버전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및 인공지능(AI) 등 기술로 운용하는 도시 관리 플랫폼이자 인프라다.
알리바바 ET 시티 브레인의 테스트배드는 알리바바 본사가 위치한 항저우다. 항저우는 2016년부터 ET 시티 브레인이 적용되어 교통 체증 등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도입되어 천년고도가 스마트 도시로 변모 중인 셈이다. 이는 항저우가 2022년 아시안게임 개최지가 된 배경 중 하나이기도 하다.
What: ‘시티 브레인’ 도시가 데이터로 사고한다.
아직까지 알리바바가 ‘시티 브레인’의 명확한 시스템 구조를 대외에 공개한 것은 아니다. 공식 사이트에 게시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하자면, 시티 브레인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 공공자원을 최적화하는 구조다. 도시 운영의 부족함을 수시로 수정해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Why: 시티 브레인과 같은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
도시는 규모가 큰 하드웨어라 할 수 있다. 내부를 구성하는 다양한 시설, 자원이 구비되어 있지만 합리적으로 조율하는 통합 시스템이 없었다. 시티 브레인은 도시의 ‘대뇌’ 역할을 맡는다. 현재까지 시연된 시티브레인의 주요 기능은 4가지다. 화재나 교통사고 등 사건, 사고 발생 시 해당 상황을 빠르게 인식해 후속조치를 스마트하게 처리하는 것, 안전 사각지대를 조기에 발견해 예방조치 마련, 혼잡한 교통상황을 원활하게 바꾸는 교통시스템 조율, 그리고 대중의 수요에 맞춰 대중교통 배차간격을 조율하는 것이다.
교통은 도시의 자존심이다.
“교통은 도시의 자존심이다. 도로 위 폐쇄 카메라 데이터를 교통위반을 처리할 때에서만 쓰면 낭비이다.” 알리바바 기술 위원회 주석 왕젠(王坚) 박사
시티 브레인이 항저우에서 지난 3년 간 중점적으로 해결한 것이 교통 문제였다. 2016년까지 항저우는 중국 내 교통사정이 안좋은 도시 리스트에서 항상 10위 권에 이름을 올리던 도시였다. 하지만 시티브레인이 적용된 이후 57위까지 내려갔다.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언제, 어떤 도로에서 몇 대의 챠량이 운행되는지 파악해야 하고 시민의 이동 동선도 알아야 한다. 시티 브레인은 항저우 시와 협력해 시내 운영 중인 차량의 데이터, 외출 중인 시민의 수, 교통 안전 인덱스, 경찰 호출 건 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올해 윈치대회 현장에서 알리바바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항저우 교통 경찰 관리 센터에서 시티 브레인 2.0을 통해 도로에서 운행되고 있는 110만 대의 자동차 운행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단순히 교통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론 교통 정책 수립에까지 이 시스템이 도입될 가능성을 비춘 것이다.
상황에 따른 신호등 통제 외 시티 브레인 2.0은 신고업무까지 자동적으로 할 수 있다. 동영상 분석과 도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110종류의 교통 이슈를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시티브레인이 자동으로 처리하는 교통민원 처리는 매일 3만 건에 달한다. 이전대비 9배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아울러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시티 브레인은 200여 명 교통 경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고 발생 시 근처에 있는 교통 경찰에 연락해 바로 현장으로 보낼 수 있다. 이렇듯 항저우에서 사용중인 시티 브레인 2.0는 전체 교통 상황 파악, 교통 사건 신고처리, 신호등 통제 및 관련 민원 처리 등을 무리없이 수행하고 있다.
시티브레인의 교통문제 해결은 시작이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후샤오밍(胡晓明) CEO는 ‘향후 소방 등 도시 생활 서비스에도 응용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윈치대회 기간 중 알리바바는 시티 브레인이 이미지 인식 기술로 화재를 발견하고 소방차를 더 빠르게 현장에 보내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실제 항저우 위항구(余杭区) 소방소는 시티 브레인을 도입해서 효용성을 실험 중이다. 화재 신고를 받는 후 시티 브레인은 자동적으로 소방팀에 알려 출동을 시키고 소방차가 통과할 도로의 신호등을 통제해 현장까지 최단 거리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How: 시티 브레인 어떻게 작동하니?
시티 브레인은 머신 비전, 대규모 네트워크 컴퓨팅, 교통량 분석 등 기술을 결합해 인터넷 오픈 플랫폼에서 도시의 다차원 데이터 수집, 실시간 처리 및 스마트 컴퓨팅을 구현한다.
도시 데이터 수집에 시티 브레인은 천요(天曜), 천영(天鹰), 천기(天机)와 천경(天擎)이라 명명된 4가지 인공지능 비전 기술을 운용한다. 천요(天曜)는 도시 내 교통 사건 등을 실시간 감지하고 자동 순찰의 역할을 한다. 천영(天鹰)은 빠른 속도로 목표물의 위치를 측정해 실종 조사 및 보유불명(뺑소니)추적 등에 활용된다. 천기(天机)는 동영상 데이터 분석으로 미래 교통량을 예측해 경찰 인력 배치 및 대중교통 배차 간격을 조율한다. 그리고 천경(天擎)은 다양한 포맷의 동영상을 분석하는 등 데이터 융합을 통해 정보의 정확성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결과 도출에 필요한 막대한 연산력은 알리바바가 자체 개발된 분산 컴퓨팅 시스템인 압사라(飞天系统, Apsara)가 뒷받침한다.
현재 항저우에는 설치된 5만여 개의 도로 카메라를 통해 찍힌 영상을 24시간 빈틈없이 살피는데에 필요한 인력은 약 15만 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시티 브레인의 천경(天擎) 기술을 활용하면 16시간 짜리 영상을 1분 내에 처리할 수 있기에 시간과 인력 투입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시티브레인은 교통 상황을 파악해 8만여 개의 신호등의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지난해 윈치대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시티브레인 적용 후 항저우시 구급차의 현장 도착시간은 이전대비 7분이 빨라졌다.
시티 브레인의 발전 가능성
“50년 전에 스마트시티를 말했다면 그건 너무 앞선 이야기였을거다. 당시는 정보의 수집 및 저장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5년 이후에서야 도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게 된다. 현재는 컴퓨터 연산 능력이 좋아졌고 도로에서 교통 상황을 측정하는 카메라가 많이 설치되었다. 아울러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며 위치 추적도 가능하게 되었다. 도심 곳곳에 센서가 생긴거다. 스마트시티는 정보량이 많아야 하고 그 데이터를 잘 활용할 때 가능하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공지능 분과 수석 연구원 민완리(闵万里) 박사
시티브레인은 2016년 10월 13일, 중국 항저우에서 처음으로 계획이 발표되었다. 2017년 10월 11일, 시티 브레인 1.0이 윈치대회에서 정식적으로 공개되며 일년간 항저우시에서 테스트되었다. 시티브레인이 적용된 도로의 평균 통행 시간은 15.3% 줄어들었고, 고속 도로는 평균 통행 시간을 4.6분 절약했다. 일간 시티 브레인이 접수해 처리한 사건사고 처리는 500회 이상으로 92% 비율로 정확히 대처했다. 항저우 샤오산구(萧山区)에서는 구급차 출동 시간을 이전보다 반이상 줄었다.
올해 윈치대회에서 발표된 시티브레인 2.0은 적용범위도 넓어졌고 기능도 진화했다. 우선 시티브레인은 항저우시 총 420km2의 지역에서 적용된다. 1년전 적용 지역보다 28배가 확대된 것이다. 시티 브레인을 사용해 업데이트된 고속도로도 1,300개로 늘어났다. 동시에 연결된 동영상 카메라도 4,500개로 증가했다. 사실상 항저우 전체의 교통 상황을 시티브레인에 의지하는 것이다.
시티브레인 VS 스마트시티
“‘시티브레인’과 ‘스마트시티’는 다르다. 십수년 전부터 유행처럼 회자되던 스마트시티의 개념은 단순히 IT기술과 시스템을 도시관리에 추가한 것이다.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기 위해서 각국 정부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설비를 설치했지만 실제 효율은 높지 않았다. 그에 반해 시티브레인은 도시의 인프라 그 자체다. 도시 발전을 막는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서 해결한다. 시티브레인의 목적은 도시의 활력과 지속 가능성을 위함이다.” –알리바바 기술 위원회 주석 왕젠(王坚) 박사
항저우에서 세계로
항저우의 시범 운영은 다른 도시의 도입을 유도했다. 올해 5월부터 중국 수저우(苏州), 취저우(衢州), 마카오 등 11개 도시에서 시티브레인이 적용돼서 운영 중이거나 테스트 중이다. 교통 분야 외 의료, 환경보호, 여행관광, 보안, 도시 계획 등 7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시티브레인은 중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2018년 1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시티 브레인을 도입했다. 10개월 간의 테스트 결과 구급차의 출동 시간의 효율이 이전 대비48.9%비율로 좋아졌다. 알리바바는 향후 30~50년 내 세계 모든 도시의 인프라로 시티브레인이 자리잡을거라 자신하고 있다.
ET 브레인
시티 브레인은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지난해 말 공식 론칭한 AI 프로젝트 ‘ET브레인’의 일부다. ‘시티 브레인을 비롯해 ’ ‘ET 산업 브레인,’ ‘ET 메디컬 브레인,’ ‘ET 환경 브레인’, ’ ET 항공 브레인’ 등 모듈화된 플랫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듈은 각각 공업, 농업과 의료 분야에서 적용한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 한 사이에 세상이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