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447] 환경 문제와 지역 상생 둘 다 잡는다.
해마다 13억 톤의 음식 폐기물이 발생하고 처리비용으로 1조 달러(약 1,115조 원)가 투입된다. 환경 문제도 발생하지만 경제적 손실 또한 만만치 않다. 이에 세계 곳곳에선 이 문제를 줄여가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 미로가 선보인 ‘라스트오더’는 당일 판매가 되지 안으면 버려질 수밖에 없는 음식을 할인가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마감할인 커머스 플랫폼이다. 오프라인으로만 거래되던 마감세일을 모바일로 구현했다. 위치 기반 서비스여서 고객 주변 가게의 마감세일되는 음식 품목을 쉽게 알 수 있다. 업주 입장에선 환경 문제 감소에 동참하는 동시에 매출 증대의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 고객의 입소문과 주변 상인의 동참 덕에 올해 8월 50개로 시작한 점포는, 어느새 415개로 늘었다. 현재는 1인 가구, 신혼부부와 학생이 많이 사는 서울 관악, 마포, 동작 지역에서 활발히 운영되는 중이다.
내년 하반기까진 서울/경기, 3년 내엔 전국구로 확장해 지역 소상공민을 돕고 환경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오경석 미로 대표를 만났다.
덴마크 스타트업 ‘투굿투고’ 서비스를 벤치마크했다.
어떤 서비스를 만들지 고민하던 때에 독일로 출장을 갔었다. 그 때 ‘투굿투고’를 써봤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다. 귀국해서 관련 서비스 유무를 찾아봤는데 없었다. 한국에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내가 하자 결심했다.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했을 당시 관련 시장에 없었던거다.
이 사업은 전적으로 ‘세일즈’가 중요하다. ‘삼김구출대작전’이라는 서비스가 있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삼각김밥을 대상으로 마감할인을 해주는 앱이었다. 편의점 점주를 설득하는 것, 유통망을 구축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들었다. 자연히 브랜딩 하는 것도 힘에 부쳤을 거다. 비슷한 서비스가 여럿 나왔지만 결국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
라스트오더는 식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한다.
빵과 떡은 당일 만든 것을 판다. 그 외 음식은 주문이 들어오면 만들어진다. 어차피 매장은 당일 소진될 분량을 감안해 식자재를 준비한다. 그러다 몇 인분 정도 남으면 이를 정가보다 30% 할인해 파는 거다. 매장 마감 시간 30분 전에만 오면 된다.
근본적으론 마트와 백화점 마감할인 판매와 다를 게 없다. 정확하게 어떤 틈새를 파고든 건가.
식당에서 당일 만든 음식 및 식자재는 소진이 안 되면 버려진다. 이는 사업자에게는 매출 손실, 사회적으론 환경 오염으로 연결된다. 이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백화점과 마트 등 대형 유통망은 마감세일을 해왔지만, 소상공인은 고정적으로 하지 못했다. 대형 쇼핑몰에 비해 돌발적이고 간헐적으로 이슈가 발생해서다. 소식을 알릴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라스트오더는 이를 모바일 플랫폼에 옮겨 소상공인을 대형화 시킨 거다. 오후 5시에 일괄적으로핫딜이 열린다. 식당마다 마감 시간이 달라 시간대별 먹을 수 있는 식당과 음식이 달라진다.
오투오 서비스는 대부분이 강남서 시작하는 경향이 있었다. 라스트오더는 관악구를 테스트베드로 정했는데.
통계를 보면 관악구는 외부 지역민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학생, 신혼부부, 1인가구가 타깃이기에 관악구가 적합하다고 봤다. 현재는 관악구 접경지대로 확장했다.
제휴매장만 415개다. 3달 전 대비 8배 넘게 확보했다. 세일즈를 잘 하는거다. 비결이 궁금한데.
비즈니스 접점을 찾고 전달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다. 그 결과 8월 80개로 시작해 현재 415개 업장으로 늘었다. 우리가 다 한건 아니다. 업주들이 소개해 줬고 고객이 입소문도 많이 내줬다.
쉽진 않았다. 셀 수 없이 거절 당했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찾아가 인사했다. 관악구에서만 몇 달을 돌았다. 아래에서부터 꾸준히 늘리는 게 우리 전략이었는데, 그렇게 하자니 시간과 비용이 너무 들 것 같았다. ‘탑다운’방식을 썼다. 소상공인협회를 찾아가 비전을 전달했다. 우리의 진심이 통해 협회 차원에서 도와줬다.
업주로부터 일정 구독료를 받는 수익모델이다.
업주와 가맹계약을 맺는다. 형식은 업주가 하루 2개씩 고정상품을 등록해주는 거다. 업주 입장에선하루 1,2개정도만 올리면 되니까 부담이 적다. 월 이용료는 3만원으로, 3개월, 6개월, 12개월 가입할 수 있도록 조치해뒀다. 마감할인만 하는 업장 외에 타임커머스를 이용하겠다는 업주는 월 5만원을 내면 된다. 다만 업주입장에서 이미 30% 할인해서 파는데 거기에 10% 수수료를 더 받는 게 부담이 될 수다 생각한다. 그래서 수익모델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고구마, 귤 등 식품은 배송이 가능하도록 구축할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배송쪽을 테스트 중이다.
우리의 수익모델 근간이 될 수도 있기에 신중하게 접근 중이다. 배달팀 구축이 관건이다. 지금 단계에선 어렵다. 이 때문에 우선 혼자 해보려고 한다. 배달이 추가됐을 때의 거래량, 필요한 인력 등을 추산해볼 요량이다. 그렇다고 배달업으로 가는건 아니다. 우리가 중개플랫폼인 건 변함 없다.
서비스에서 중요한 것은 리텐션 비율이다.
이탈이 거의 없다. 다만 라스트오더는로컬기반 사업이다. 고객 인근 가게가 노출되는 거다. 그러면 평소 몰랐던 가게를 알 수도 있다. 잠재고객을 모을 수 있는 효과도 있고, 맛있으면 재방문 하는 고객이 생긴다. 업주와 고객 모두 우리가 서비스를 만든 취지대로 만족을 느끼면 기분이 좋다.
음식 소진이 빨리 되는 유명 맛집은 참여하지 않을 것 같다.
영업력에 달렸다고 본다. 참고로 현재 생어거스틴도 함께 하고 있는데,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방문하면 절반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검증과정을 거쳐 맛집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여러 이커머스 기업이 타임세일 형태로 시작해 지금은 일반적인 커머스 사업을 한다. 플랫폼과 입점 업체 모두에게 무리가 갔기에 접었던 것 아닐까.
보통 타임커머스는 업주가 손해를 보며 팔아야 한다. 그에 비해 우리는 하루가 지나면 버려지는 모든 음식이 특가 대상이다. 버리면 0원일 음식을 정가의 70%만이라도 보전하게 하는거다. 우리와 손을 잡은 대부분의 업주도 그 부분에 공감하고 있다.
업주 입장에선 매장의 홍보가 잘 안 된다 판단하면 구독을 중지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의 특가, 베스트상품 등을 기획해 메인에 올려뒀다. 호응이 별로인 제품을 전면배치해 시선을 끌도록 조치한 것이다. 대체적으로 반응이 좋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깃고객이 선호하지 않는 품목이 있기는 하다.
원래 지상파 스포츠PD였다. IT 분야 사업에서 힘든 것은 없나.
모든 게 힘들었지만, 개발 문제로 부딪힐 때가 특히 어려웠다. 당시 외주 개발자와 일을 했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개발을 배웠다. 프론트 쪽에서 기본은 하는 정도다.
처음엔 개발을 간과했다. 기획, 영업, 마케팅이 우선이고 앱 기능 자체는 간단한 거라 생각했다. 문제는 개발이 그것에 맞춰 진행되지 않았다는 거다. 빠른 소통이 가능한 내부 개발자를 둬야 한다는 걸 깨달았고 올해 6월에서야 채용했다. 스타트업이라면 시장 반응에 유연히 대응해야 하는 만큼, 지금은 바로 적용 가능한 인력이 있어 든든하다.
한국에서 자리를 잡은 뒤 해외 시장 진출 니즈가 있나.
아시아, 중화권으로 확장을 검토 중이다. 이미 일본은 비슷한 서비스가 성행 중이다. 참고로, 중동 쪽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두바이 정보통신전 (GTEX)에 참가해서 두바이, 인도, 캄보디아 등 국가에서 우리 서비스를 관심 있게 봐줬다.
일반 소비자, 업주 고객 모두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라스트오더와 협력한다고 해서 즉각적인 효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두 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길 바란다. 소비자의 삶 속에 깊숙이 스며들 서비스라 자부한다.
아울러 매일 마트에 가서 습관적으로 마감할인 상품을 찾는 것처럼, 라스트오더가 생활앱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내년 상반기에 서울 전역, 3년 내로 전국구로 확장해 가치를 전달하는 서비스가 되겠다. 응원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