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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人사이트] 연매출 1천억, 230개 국가에서 서비스되는 앱 ‘아자르’의 글로벌 마케팅 비결

접속하면 바로 외국인 친구와 대화할 수 있는 소셜 앱 ‘아자르’를 서비스 중인 하이퍼커넥트는 2014년 설립된 국내 기업입니다.

흥미롭게도 이들의 영상 기술 앱 ‘아자르’의 매출 95%는 해외에서 발생합니다. 이를 증명하듯 현재 230개 국가에서 19개 언어로 서비스 되고 있으며, 앱 누적 다운로드는 2억 건 이상이죠. 그 결과 최근엔 연매출 1천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하이퍼커넥트의 글로벌 진출 방식은 이렇습니다. 대부분 국내서 기반을 닦아 성장한 뒤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철저히 ‘데이터’를 보고 진출 국가 및 시장을 선택했습니다. 일반 스타트업처럼 적은 비용을 토대로 얻은 결과로 검토해 가능성이 보이는 곳엔 아낌 없이 투자해 유저를 늘려온 거죠.

기업에서 글로벌 사업개발2팀을 이끄 최희민 팀장을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 발견 및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마케팅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최희민 팀장이 인도 현지에서 보내온 사진. 오른쪽이 최희민 팀장, 나머지는 하이퍼커넥트 인도 부서 팀원/사진제공=하이퍼커넥트 

1년만에 대기업을 그만 두고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유, 그리고 하이퍼커넥트로의 입사 이유가 궁금합니다.

입사동기들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삶을 선호했지만 전 반대였어요. 학생때 창업을 해봤을 정도로 스타트업에 관심도 많았고요. 입사 후에도 꾸준히 스타트업 동향을 수집하다가 하이퍼커넥트가 여러 유명 투자사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 받았단 뉴스를 봤어요. 업계 관계자조차 잘 모르던 기업에게 대규모 금액의 투자 집행은 흥미로운 이야기였어요. 성장 가능성이 높고 저도 해볼 수 있을 게 많아 보여서 입사했습니다. 지금 보세요.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464억 원을 기록했어요. 아직도 성장 중인 기업에 다니고 있는 거죠.

위 질문을 다시 해볼게요. 이미 창업 경험이 있습니다. 재창업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스타트업에 입사해 일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솔직히 말씀 드리면 첫번째 창업 때 장렬히 망했어요. 그래서 다시 맨땅에 헤딩하기엔 두려워서 잘 하는 곳에서 일을 배워보기 위해 왔어요. 참고로 저희 대표님은 창업을 장려하는 타입이에요. ‘창업하고 싶다면 말해달라, 좋은 아이템이면 투자할 의향이 있다’며 얘기하시기도 하죠.

흥미롭네요. 내부에서 흔히 ‘사이드프로젝트’를 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그건 모르겠어요. 말 그대로 사이드프로젝트니까요. 물론 그런 의향이 있는 분들을 위해 ‘하이퍼엑스’라는 팀도 두고 있어요. 나가서 도전하느니 내부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만들도록 하는 거죠. 실제로 하이퍼엑스 내에서 런치한 것부터 개발중인 것 등 여러 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저도 사내에서 신사업을 직접 추진해본 사람 중 하나입니다평소 관심 있던 서비스 분야가 있었고, 본격적으로 발전시켜 보고 싶어 제안 드렸죠. 큰 비용을 지원 받아 시작했지만 잘 안됐습니다.

실패를 장려한다는 기업 문화가 독특합니다. 문제는 망하고 난 뒤인데, 정말 괜찮나요.

실패는 곧 경험이라고 보시는 것 같아요. 사내에서 팀장 자리만 3번을 옮겼어요. 프로덕트매니저 팀장, 신규사업팀장, 이후엔 지금 팀장으로요. 처음엔 제품을 잘 만들 수 있겠단 자신감이 있어서 신사업을 맡았습니다. 실제로 해보니 글로벌 마케팅에 전혀 이해가 없더라고요. 인도 시장에서 신규 유저 5만명을 모아야 할 때 비용은 얼마나 들며 모객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고객은 어떻게 유입시켜야 할 지 몰랐어요. 결국 글로벌 서비스를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대한 해답을 회사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거죠. 대표 및 여러 분들과 협의해 글로벌 사업개발2팀 팀장 자리를 맡게 됐고, 올해 1월부터 시작했습니다.

기업은 퍼포먼스 마케팅 역량이 뛰어난 걸로 아는데요.

그 위주로 해왔어요. 잘하는 것만 집중하다 보니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만 성장한 거죠. 다만 요즘 마케팅 트렌드는 페이스북이 저물고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성장하면서 숫자 마케팅과 인플루언서라는 정성적 마케팅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이에 해외 크리에이터와 함께 작업하며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마케팅을 한 거죠.

YouTube video

스페인 메가 인플루언서인 AuronPlay (구독자 1,195)가 역시 메가 인플루언서인 Wismichu (구독자 800)가 유저들과 함께 아자르를 즐기는 영상

해외 사업 개발에선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해온 일 모두 각각 접점을 이루는 건 아니어서 커리어를 쌓는 게 힘드셨을 것 같아요.

반대입니다. 내부에선 사업 개발과 마케팅을 같이 해요. 사업 개발 팀원이 각 국가 하나씩 맡아 운영하거든요. 그들에겐 각 국가별 채널에 할당되는 마케팅 비용을 제공합니다. 그걸로 브랜드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을 같이 해요.

참고로 국가별로 지급되는 마케팅 비용은 다른데요. 월 500만 원부터 많게는 수억 원까지 다양합니다. 일례로,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국가에서 월 수억 원을 쓰진 않죠. 일반 스타트업과 비슷한 예산으로 시작해봅니다. 이후 쓴 비용 대비 수익률이 높으면 당연히 할당되는 예산은 늘어나겠죠. 인도 시장이 그 예인데요. 최저비용으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수억 원 가량의 마케팅 비용을 씁니다. 이 부서의 장점이에요. 월 500만원을 쓸 때의 고민과 월 2억 원을 쓸 때의 고민도 달라지는 만큼 상황을 바라보는 통찰력도 달라지거든요. 마케터라면 한번쯤 꿈꿨을 커리어 흐름일 거라 생각해요.

전 세계 230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찾아낼 수 있었나요.

철저히 숫자로 찾습니다. A국가에 500만 원 정도 써봐요. 550만 원을 벌고, 그 뒤 1천만 원을 사용해 1,100만 원의 수익을 내면 2천만원을 씁니다. 그 뒤 마케팅 비용이 수억씩 쓰이는 국가는 문화를 알아야 성장할 수 있어요. 저희가 현지인을 채용하는 이유입니다. 일정 비용까진 분석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이 되면 모르니 알아봐달라고 하는 거죠. 이후 여러 의견을 듣고 앱 현지화 작업을 거칩니다. 만약 앱 현지화 이후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을 번다면 과감하게 투자하기도 해요.

오가닉 채널에 유입되는 유저를 보고 이번엔 ‘여기다’ 하는 감도 통하나요.

그것도 숫자로 판단합니다. 한달에 5만 원씩 모든 국가에 광고해봐요. 그럼 지표가 나오죠. 초기 자료 분석부터 시작합니다.

한국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할 때 믿는 건 숫자밖에 없어요. 다른 문화로 살아온 이들의 사고를 정서적으로 가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가별 공통 현지화 전략이 있다면요.

결론부터 말하면 없습니다. 기준을 세우기 전에 숫자로 판단해요. 처음 팀에 와서 당황한 게 그 때문이었어요. ‘이러면 좋아할 거야’하는 모든 생각이 전부 편견이더라고요. 해보기 전에 판단하지 말자는 게 이 사업을 해보며 느낀 결론입니다. 앱을 사용하는 이유도 국가, 문화와 생활상에 따라 전혀 다릅니다. 어쩌면 앱을 쓰는 이유를 추론하는 것도 편견에 가깝죠.

저희는 이렇게 의사결정을 해요. 가령 남인도-북인도 지역 유저 간 매칭 시간이 짧은 걸 확인합니다. 동시에 같은 지역 간 유저의 대화 시간이 긴 걸 알아내고요. 그러면 이들의 매칭이 더욱 잘 되도록 돕습니다. 앱 사용 목적에 따라 내용을 개선한다는 사고 과정과는 다르죠.

참고로 인도의 공용어는 영어와 힌디어에요. 그럼 어떤 지역에서든 영어가 통할 거라 생각하죠. 실제로 가보면 영어를 잘하는 이들을 찾기 힘듭니다. 전체 인구의 20% 정도만 영어를 써요. 게다가 현지어가 10개가 넘어요. 3천만 명 이상 쓰는 지역언어만요. 그러니 남인도-북인도 지역 주민간 말이 통할 가능성이 낮죠. 이렇듯 한 국가의 공용어는 국민 모두가 다 쓴다는 건 전형적인 한국식 사고과정인 걸 깨달았어요. 즉 현지화 전략은 숫자를 보고 판단한 뒤, 숫자에 맞춰 국가별로 셋업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숫자와 데이터만 보고 의사결정이 이뤄지네요.

그만큼 저희 회사에서 도출되는 숫자는 믿을 만하기 때문이라고 봐요. 페이스북에서 동영상을 보고 유입된 유저가 몇 명인지, 몇 일 썼는지, 비용을 얼마 썼는지 알 수 있는 스타트업은 흔치 않을 거라 봅니다. 높은 수준의 데이터 분석과 파이프라인을 요구하는 일이거든요. 하이퍼커넥트에선 그게 가능합니다. 의사 결정이 빠른 것도 그런 이유에요. 만약 500만 원을 써서 성공한 뒤 더 많은 비용을 쓰고 싶다고 말하는 게 몇 분 만에 결정돼요. 숫자가 있으니까요. 이 두 요인이 초기 세팅이 하나도 안 돼있는 국가에서 빠르게 성장시켜준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앱의 기본적인 수익모델은 특정 국가/성별 선택 외엔 외엔 앱 내 결제 유도 장치가 없는 등 단순한 구조로 이뤄져 있어요. 글로벌 사업인 만큼 언어적인 설명보다 직관적인 UI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건데, 이는 숫자와 데이터만으로 승부하는 기업의 철학에 기반한 거라고 봅니다.

데이터를 정확히 추출해야 보다 정확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합니다. 내부에 광고 측정 툴을 개발해 활용하신다면 어떤 부분을 강점으로 두고 만드셨나요.

광고와 내부 액티비티가 잘 연동되도록 만들었습니다. 특정 동영상을 보고 유입된 유저의 결제 유무 및 비용 외에 누구와 매칭했는지, 얼마나 했는지, 친구추가 및 소셜활동을 했는지 등 세부요인도 반영해 만들었어요. 그러면 보다 정확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해집니다. 그 툴을 통해 유저 A가 특정 국가를 선호하는 유저로 판명됐다고 합시다. 그가 접속했을 때 해당 국가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저희도 조치를 해둘 수 있는거고요.

팀장님께선 마케팅 및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어요. 여러 데이터 측정 툴을 공부해두는 게 업무 역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까요.

실무자에겐 필요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물론 대학을 졸업한 주니어라면 툴 사용 유무가 채용의 기준이 될 수 있겠죠. 그 외엔 숫자에 감춰져 있는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나와있는 지표를 보고 해당 캠페인의 문제, 보완점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게 우선일 듯 싶어요.

현재 연매출 1천억 원을 넘겼습니다. 유지와 성장을 같이 해야 하는 상황 중 어느 부분에 좀 더 주안점을 가지고 운영하고 계신가요.

성장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달리고 있습니다. 통제 불가능한 환율 이슈를 제외하면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요. 현재 230여 개국 중 지사만 5개,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국가는 20개가 채 안됩니다. 나머지 국가는 손을 못 대고 있는데, 영토를 확장하고 싶어요. 어떤 국가에 깃발을 꼽아야 할지 고민하며 지냅니다.

마지막 한 마디 부탁합니다.

저희 팀은 글로벌 사업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경험하기 매우 좋은 곳이에요. 사업 진출 국가에서 경험할 만한 모든 부작용을 빨리 배울 수 있거든요. 게다가 한 달에 한번씩 현지 출장, 앱 현지화 및 마케팅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은 손에 꼽힙니다. 해외 사업을 꿈꾸는 분들, 체력이 좋은 분들 환영합니다. 오셔서 꿈을 펼쳐주세요.

기자 / 인생의 최고 목표는 행복입니다. Stephanie Seo is a Editor of Platum. She covers a korea startup’s ecosystem with their team. She wants to watch the Korea startup growing into a great global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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