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륙도 ‘나혼자 산다’…밀레니얼 세대는 나에게 투자한다

지난해 중국 최대 음식 체인이자 상장사인 하이디라오(海底撈)에 이색 서비스가 등장해 소셜네트워크에서 큰 화제를 모았었다. 1인 방문자를 대상으로 한 이 서비스는 앞 자리에 큰 곰 인형을 비치해 식사의 외로움을 더는 것이었다.

중국 식당이나 편의점에서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은 드문 전경이 아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칸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46%가 하루에 한 번은 혼자 식사를 한다고 답변했다. 이는 전년보다 9% 늘어난 수치다. 응답자 중 16%는 혼자하는 외식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중국 독신 가구의 증가와 궤를 같이한다. 중국 민정부(民政部, Ministry of Civil Affairs) 통계를 보면 2014년 이후 매해 중국의 혼인신고는 감소 중이며 이혼율은 16년 연속 증가 추세다. 이는 1선 도시 등에서 도드라지게 보여진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자료에 따르면, 중국 도시 인구의 16%(약7700만명)가 혼자 생활하고 있다.

중국 도시에 거주하는 1인가구 통근자 중 상당수가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 등 대중교통 인근 음식점에서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점심과 저녁시간에는 배달음식을 선호한다. 줄 서서 먹는 방식보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먹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중국어로 ‘배고파’라는 의미의 ‘어러머(饿了么, Ele.me)’는 이러한 흐름에서 중국 최대 음식 앱 서비스이자 배달 플랫폼이 되었다. 전략컨설팅 회사 베인에 따르면, 2017년 중국 음식배달서비스 매출은 전년보다 44% 증가했다.

어러머 내 주문배달 통계를 보면 혼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어러머를 통한 주문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은 점심시간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1인분 메뉴였다.

이러한 소비자 성향에 따라 식음료 프렌차이즈도 다변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피자헛의 경우 어러머와 제휴를 맺고 1인 가구에 맞게 메뉴를 바꿨다. 이전까지 피자헛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였던 9인치 피자를 6인치까지 줄여서 제공하고 있다. 펑소우르(丰收日, Harvest Festival) 등 중국 음식 체인도 1인용 메뉴가 매출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다. 어러머 자료에 따르면 펑소우르는 1인용 메뉴를 출시한 뒤 월 매출이 63.1%나 증가했다.

나홀로 식사는 과거 외로움의 상징과 같았다. 하이디라오의 곰인형 서비스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하지만 현재 중국 젊은층에서 혼자먹는 식사는 더이상 고독을 뜻하지 않는다. 칸타 보고서에 따르면, 바링허우(80后·1980년대 이후 출생자)와 주링허우(90后·1990년대 이후 출생자) 등 밀레이얼 세대는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지만, 불안감은 이전 세대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베이징에서 다수의 식당을 운영하는 샤오 쟈샹씨는 올 겨울 자신의 식당에서 판매되는 1인 메뉴를 소개하며 “중국인이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주문해 혼자 식사를 하는 것은 일상이다. 그렇다고 저렴한 음식만 찾지 않는다. 2~3인분 메뉴보다 더 비싼 1인분 음식을 주문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중국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을 위한 지출에 인색하지 않다. 간편하고 효율적이면 적극적으로 구매하거나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

피자헛과 펑소우르처럼 1인 가구를 위한 기업의 전략도 다변화되고 있다. 중국 브랜드를 비롯해 해외 브랜드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음식을 저렴하게 사고 식사까지 할 수 있는 무인편의점과 음식점도 이러한 배경이 근간이 되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기업 알리바바의 솽스이(双十一, 광군제, 솔로의 날, 매년 11월 11일)이 연간 최대 이커머스 페스티벌인 것도 무관하지 않겠다.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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