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카셰어링 플랫폼이 보험과 대출 서비스를 내놓은 이유
중국 최대 승차공유 업체 디디추싱이 드라이버와 승객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보험,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출시했다.
디디추싱은 새해 업무 첫 날인 2일부터 디디추싱 앱에 건강보험, 신용대출, 자산관리, 자동차금융서비스 등 상품을 선보였다.
디디추싱의 금융 서비스는 예견된 것이었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초 금융 서비스 전담부서를 설립한 뒤 온라인 소액 대출 등 금융 면허를 취득하며 사업자격을 갖춘뒤 충칭, 정저우 등 10개 도시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디디추싱 측은 “금융 서비스는 회사가 더 강력한 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폭제로, 라이드 셰어링이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생태계가 마련될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해 중국 내 양질의 모빌리티 환경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자 측면에서 이 서비스의 의의는 디디추싱 드라이버와 같은 비정규 노동자의 금융권 문턱을 낮췄다는데 있다. 공급자인 디디추싱 입장에서 이번 금융 상품 출시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방점이 있다.
쑤닝금융연구소 자오 이양 선임 연구원은 이번 금융상품 출시를 “디디추싱이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 평하며, “카셰어링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중국 공유경제 트랜드를 주도한 디디추싱이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만 40억 위안(약 5억8200만 달러)의 실손해를 보는 등 적자경영을 해왔다. 재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안전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적자경영은 예견된 것이었지만, 승객 안전으로 중국 정부가 개입하면서 셰어링 사업 전반에 제동이 걸렸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5월과 9월 승객과 드라이버가 살해되는 사건으로 안전 이슈가 제기되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승객 안전과 관련된 명확한 대처를 요구하며 지난해 11월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행정처분을 받은지 한 달도 안 된 12월 드라이버가 살해되는 사건이 다시 발생하며 위기론까지 대두되었다.
디디추싱의 금융 서비스는 안전과 재정 문제를 타파할 회심의 카드라 할 수 있다. 자오 이양 연구원은 “디디추싱은 5억 명에 달하는 드라이버와 사용자가 이용하는 견고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금융 서비스를 통해 자동차 구입, 렌탈서비스, 소비 등 다양한 상품이 파생될 것”이라 예상했다. 또 그는 “디디추싱의 가장 큰 강점은 빅데이터다. 드라이버와 승객의 행동을 분석해 신용등급을 매길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온디멘드 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은 디디추싱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 최대 음식 플랫폼 기업 메이퇀 디엔핑(美团点评)은 지난해 11월 50억 위안(약 8,183억 원) 규모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발표하며 전문적으로 소상공인들에게 대출을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틱톡(TikTok),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 운영사로 널리 알려진 바이트댄스 역시 보험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한편, 디디추싱은 중국 최대 차량 공유 기업으로 대륙을 대표하는 유니콘 기업 중 하나다. 중국 승차공유시장 내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압도적 시장 1위 사업자로 5억500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등록돼 있고 일 3100만 건 이상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디디추싱은 전신 디디다처 시절까지 포함해 총 18차례(시드, 엔젤투자 제외)의 투자유치를 했으며 누적 조달 금액은 240억 달러(한화 25조 4천 억 원)에 달한다. 투자에 참여한 기업 및 투자자만 100여 명에 달한다. 중국에서 난관을 맞이했지만, 호주, 일본, 중남미 지역에서 우버와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