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에서 재능마켓 ‘크몽‘을 더 나은 서비스로 만드려 노력 중인 박현호입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멤버들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창업자가 그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더욱 중요한 사안이고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그 역할을 재정의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 역시도 크몽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제 역할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제 과거를 반추해 이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2010년 추석즈음 서울에서 하던 일을 정리하고 무일푼이 되어 귀향한 저는 혼자서 여러 가지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1년 봄 크몽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일을 하다 보니 개발과 마케팅, 창업 등 다양한 일들을 병행해야만 했습니다.
그때는 내가 더 집중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개발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마케팅에 더 비중을 둬야 할지, 투자나 지원쪽에 더 신경을 써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었습니다.
우선 마케팅에 집중을 했는데요. 가시적인 성과도 성과지만 무엇보다 경쟁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다 보니 조바심이 나더라고요. 그렇다고 번듯한 홍보 대행을 한 것은 아닙니다. 그럴 예산도 없었고요. 그래서 일일이 Facebook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알렸고, 직접 개발한 광고프로그램들을 활용해 홍보를 했었죠. 하지만 이렇게 올린 트래픽은 얼마 후 다 빠져나가 버리더군요.
정부정책자금과 투자를 받는 창업방식은 고민해 보지 않았느냐고요? 왜 안해봤겠습니까만, 저는 이전 사업의 실패로 신용도가 안좋다 보니 어려웠어요. 무엇보다 초기 크몽 사이트는 오류들과 불편한 점이 많았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시장선점을 위해서 급조한 사이트다 보니 완성도가 낮았어요. 그래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사업과 개발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혼자 일하다 보니 그야말로 좌충우돌이어고 그날 기분에 따라 이일 저 일을 오가며 했습니다. 계획없는 하루하루 였지만, 그래도 다행히 크몽을 꾸준히 운영은 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2011년은 크몽에 대한 확신이나 비전도 없었고 단지 재미있는 것을 하나 만들어 새로운 희망이 생긴 것이 전부였을 따름이었어요.
다행스럽게도 2012년에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의 도움으로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하였고 같이 일할 멤버들도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개발자는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수도권 지역이 아닌 지역(진주)에서 개발자를 구하기가 여렵기도 하거니와 이름없는 작은 회사에 들어올 사람은 더욱 없었던 상황입니다.
그래서 개발자를 뽑는 것은 포기하고 제가 계속 개발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대신 개발 이외의 일은 다른 멤버들이 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배하였습니다. 하지만 개발에 집중하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대표로써 여러 가지 일들을 직접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12년 당시 크몽팀에는 개발자가 0.5명 이었다는 이야길 농담처럼 하곤 했었죠.
다행히 2013년이 되면서 크몽팀에 실력 있는 개발자들이 하나 둘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총 6명의 개발자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크몽팀의 조직구성은 아주 단순합니다. 개발자가 6명이나 있다보니 최근에는 제가 코딩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오더군요. 물론 제가 개발에 참여하면 어느정도 보탬이 되긴 하겠지만, 크몽팀에 더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회사가 올바르게 나가는 방향성을 잡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느꼈어요. 회사의 대표는 개별 단위의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보기보다는 회사 전체를 봐야 하는 위치이니까요.
그래서 제가 앞으로 할 일을 정리해보니 아래와 같았습니다. 창업 초기에 고민해야할 일들이지만 이제서야 실행이 가능해진 부분이기도 합니다.
- 사업전략과 경영
- 기업문화 만들기
- 인재 영입 및 육성
- 마케팅과 기획
위의 일들만해도 앞으로 할 일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유용한 서비스를 만드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이제 개발업무는 중단하지만 다양하고 좋은 서비스들을 많이 찾아보고 크몽을 더욱 개선하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회사가 발전하여 훌륭한 인재들이 더 들어오게 되면 저는 더 새로운 일들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이런 다양한 일들을 마음껏 접해볼 수 있는 것이 창업의 혜택이라고 생각합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