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보다 더 많이 투자하는 인터넷 대기업
2007년 경 스마트폰이 등장한 뒤 중국 인터넷 기업, 유니콘 기업이 흐름을 이끌어 왔다. 대표적인 것이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이다. 이들 인터넷 기업은 중심의 구조적인 변화를 이끈 주역이다. 중국 정부가 바탕을 깔고 BAT라는 산업의 리더가 전면에서 발전을 이끄는 형태다. 세 기업은 새로운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며 자사 플랫폼과 동반성장을 유도해 성장했다. 특히 중국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업) 중 70%는 BAT가 투자한 회사다. VC 등 투자자도 BAT가 투자하는 곳에 함께하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다.
지난 20일 열린 텐센트투자(腾讯投资) 연례 회의에서 M&A를 총괄하는 류츠핑(刘炽平) 총재가 텐센트의 투자 데이터를 공개했다.
텐센트가 공식적으로 자사 투자 데이터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여년 전 설립된 텐센트 투자사업부는 그간 별다른 대외홍보를 한 적이 없었다. 이번 연례 회의도 비공개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류츠핑은 “투자는 텐센트의 전략 중 하나”라며 “중미 무역 갈등 등 경제 상황이 있지만, 올해도 대외 투자 규모는 유지될 것”이라 밝혔다. 아울러 “텐센트는 자사 이익보다 피투자회사의 이익을 중요시해왔다. 시장상황이 어렵더라도 창업자의 동반자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츠핑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텐센트는 설립 후 11년 동안 700개 기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그 중에 63개사가 상장됐고, 122개 회사가 시가총액 10억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됐다. 유니콘으로 성장할만한 스타트업에 투자한 측면이 있지만, 위챗 등 자사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성장시킨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2018년 한 해에만 포트폴리오 16개사가 IPO를 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대의 대표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는 2008년부터 투자, M&A 부서를 설립하며 성장 동력을 찾았다. 스스로가 잘 하는 분야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한편, 자사 역량을 펼치기 어려운 분야는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풀었다. IT쥐쯔(IT桔子)에 의하면, 지난해 텐센트는 163건의 투자를 집행했다. 이는 중국 전문 투자기관보다 더 많은 수치다. 초기 투자가 32%로 많았고 다음으로 전략투자(23%) 순이었다. 주로 엔터테인먼트, 기업서비스 그리고 전자상거래 등에 집중했다. 지난해 세 분야에 전체 집행자금의 60%를 쏟았다.
류츠핑은 중국 버블 등 경제 악화 우려에 “올해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인터넷 산업의 발전은 긍정적”이라 말했다. 그는 “시장상황이 어려울수록 우수한 회사들이 더욱 좋은 기술로 업무능력을 향상시길 것이고, 새롭고 창의적인 사업모델은 꾸준히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츠핑은 “투자는 텐센트의 전략 중 하나”라 강조하며, “대외 투자를 하기 전 텐센트의 사업영역 확장 중 일부는 인력과 자원 낭비가 있었다. 그걸 대외투자로 해소했다. 텐센트는 주력 모델에 집중하게 되었고, 나머지 산업 영역은 투자와 M&A로 해결했다. 적극적인 대외 투자가 있었기에 다양한 산업 생태계와 협업점을 연결할 수 있었고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텐센트가 모바일 결제 사업을 진행 중인 다수의 기업에 투자해 위챗페이가 온라인의 제한을 벗어나 범용 페이먼트 서비스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류츠핑은 이날 경제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집중해야할 방향성에 대한 조언도 곁들였다.
그는 ‘고객가치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한다고 강조했다. 깊이있게 사업을 파악해 고객에게 남다른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가치를 꾸준히 창출하는 것이 사업 확장을 도모하는 것보다 우선이라 말했다.
또 강한 응집력이 있는 팀을 구성하는 것이 창업자의 2번째 필요한 배경이라며 양질의 기업문화로 팀원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이루어져야 스타트업의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마케팅으로 인한 서비스 성장은 허수가 동반된다고 설명했다. ‘유치된 고객이 진성 고객이 아니면 보조금이 사라지는 동시에 재방문율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며, 고객 가치 창출 등 진짜 중요한 일을 놓치면 회사발전에 큰 손해가 따른다고 설명했다.
류츠핑은 투자자 선택도 신중하게 접근하라 말했다. 그는 “투자자는 창업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와 관계를 맺는 것”이라며, “투자금을 많이 준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투자자는 아니다. 투자자의 산업 통찰능력과 결단능력을 함께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창업자의 자기관리를 강조했다. 류츠핑은 “시장에 거품이 많아질 때 창업자의 심리 상태도 변화한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가 팀의 가치보다 자신의 이익을 더 중요시할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을 겪을수록 창업자들이 더 스스로를 다잡아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