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유니콘에서 데카콘으로 가는 교차로에 서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주도하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2세대 챌린저뱅크(Challenger Bank)를 표방하며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어제(27일)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신한금융 불참으로 위기론이 대두되었지만 한화투자증권과 베스핀글로벌 등이 주주로 합류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대주주로 60.8%, 한화투자증권 9.9%, 알토스벤처스 9%, 굿워터캐피탈 9%, 한국전자인증 4%, 베스핀글로벌 4%, 무신사 2%, 리빗캐피탈 1.3%의 지분 투자로 주주 구성이 되어있다. 여기에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가 토스뱅크와 손을 잡았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표방하는 챌린저뱅크는 금융위기 이후 기존 대형 금융기관 중심의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2009년 영국을 중심으로 출현한 것이다. 이 유형의 은행은 모바일,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은행으로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금융 시장 혁신에 중점을 두고 기존 은행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않은 틈새 영역을 전문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은행이다. 영국의 Monzo, Revolut, 브라질의 Nubank 등이 대표적인 챌린저뱅크다.
28일 강남 비바리퍼블리카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이승건 대표는 “토스뱅크는 고객중심적 핀테크 서비스에서 출발한 국내 최초 차세대 챌린저뱅크를 지향한다며,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되었던 개인 중신용자와 소공상인을 위한 정교한 신용평가모델 설계 및 개인화된 추천기반의 금융상품으로 구성될 것“이라 밝혔다.
또 그는 “기존 인터넷은행 모델을 넘어서 현재 금융 소비자가 가장 필요로하는 모델을 구현함과 동시에 이 목표에 동참해 함께 성공을 만들어갈 수 있는 최적의 주주들과 함께한다”며, “토스 및 주주사와 협력사 등의 방대한 고객 데이터 및 지난 4년간 토스를 통해 쌓아온 금융 고객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기존 시장에 없는 혁신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 이승건 대표와의 일문일답)
컨소시엄 타임라인을 보면 신한금융이 이탈한 뒤 몇 주만에 급박하게 현황이 바뀌었다. 신한금융이 컨소시엄에서 빠진 직접적인 이유는 뭔가. 지분률 갈등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한화투자증권, 베스핀글로벌 등과는 언제 협의한건가.
현재 구성은 새로운 컨소시엄이다. 우리가 이전 컨소시엄을 말하는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기사가 나간 시점 이전에 신한금융과 결론을 내린 상황이었다. 신한금융과 지분률, 지배구조에 이견은 없었다. 사업모델에 대한 이견이 결별의 이유다. 우리 전략에 공감한 대기주주가 합류했다. 주주들이 빠르게 결정을 내려줬다.
은행은 돈이 많이 들어간다. 앞선 인터넷 은행도 그 부분에서 고전 중이다. 어떻게 조달할건가.
자신있다. 우선 작년에만 1350억 투자유치를 했다. 준비법인 자금은 확보했다고 보면 된다 .주주구성을 보면 제대로 된 답이 있다. 해외 VC 주주 3군데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주요 주주로 이사회 멤버다. 토스의 주요주주가 토스뱅크에도 주주로 참여하는 거다. 만약에 우리가 1~2조 원 규모의 자금 확충이 필요하다면 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나타낸거다. 그들의 투자여력은 충분하다. 주주구성으로 커밋먼트(commitment)를 사실상 보여준거다.
지금 여력으로도 가능하지만,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올해 여려차례 자금유치 계획이 있다. 자본 증자 자신감이 없었으면 시작도 안 했을거다. 토스는 전세계 투자시장에서 위상과 저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자본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말로는 전달이 안 될거다. 향후 과정을 지켜봐달라.
증자를 한다면,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 하나, 아니면 토스뱅크에 하나. 증자가 이루어지면 지분구조는 어떻게 되나. 해외VC에게 투자를 받으면 해외 자본으로 운영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증자를 해도 토스뱅크 주주 지분률은 바뀌지 않는다. 해외 VC의 지분률이 내려가면 내려갔지 올라가지는 않을거다. 예비인가를 통과하면 1천억원의 자본금 규모의 준비법인을 설립할 예정이고, 본인가 통과 후 영업을 시작할 때 2500 ~ 3000억원 자본금 규모의 은행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중 1800억 정도를 증자해야 한다. 새로운 주주가 참여하기 전까지 해외 VC는 3000억 기준 20% 수준으로 유지될거다. 토스가 투자유치를 한다면 토스뱅크와 토스에 동시에 출자하는 구조가 될거다. 해외 VC는 둘 다 투자해야 한다. 토스뱅크의 증자를 같이 책임지는 구조라 이해하면 된다. 참고로, 경영에 참여하는 주주는 없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차세대 챌린저뱅크를 표방하고 있다. 의도는 좋은데, 지점없이 하기 힘든 구조라는 의견도 있다.
기존 지점을 많이 가진 은행도 챌린저뱅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제대로 하려면 데이터가 필요하다. 발로 뛰는 방식으로도 신용평가를 할 수는 있지만 전국적으로 스케일업하는 것은 힘들다. 전산화된 방식으로만 가능하기에 지점이 없는 IT 기업이 더 유리하다고 본다.
챌린저뱅크의 전산시스템 구축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초기 사업규모는 어느정도를 예상하나.
전산시스템은 걱정하지 않는다. 토스 자체에 이미 대규모 용량처리를 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상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전산구축은 토스모델을 중심으로 한다. 사업 규모가 처음부터 작게 시작할거라 보지는 않는다. 기존 인터넷 은행에 준해서 될거라 본다.
데이터 전략이 중요하다고 본다. 씬 파일러(Thin Filer·신용정보 부족으로 제대로 된 신용등급을 부여받지 못하는 금융소비자)’를 하려면 정교한 모델이 필요하다. 어느정도 수준까지 와 있나. 개인맞춤형 서비스는 어떻게 할건가.
시중에 많은 중금리 대출과 신용평가모델이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본다. 한국인 한 명 당 5.4개의 은행계좌가 있고, 카드는 3.2개를 보유하고 있다. 한 금융기관이 이런 소비자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힘들다. 주거래 은행은 월급내역은 알 수 있지만, 용돈 통장 등 세컨드 계좌를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우린 그걸 해결할 데이터 파워가 있다. 토스 이용자는 서비스에 모든 계좌를 등록해서 사용하기에 전체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아울러 기존 은행이 개인 자산과 현금흐름을 알기 어려운데 반해 우린 그 데이터도 보유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금융은 정답이 없다. 카드를 7개 넘게 쓰는 사람, 디자인이 좋은 카드만 쓰는 사람 등 파편화되어 있다. 사용자가 동의한다면 우린 각 개인에 맞는 선명하고 저렴한 상품에 접근하게 할 수 있다. 국내법상 가능한 부분이다.
토스는 젊은층이 많이 쓴다. 챌린저 뱅크를 하면 다른 연령대의 고객이 들어올텐데 어떻게 대응할건가. 금융주력자로 참여하지만 금융당국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분류할 가능성도 있다.
토스는 이미 신용조회, 환전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확장 중이다. 신규유저의 절반은 30대 이상이고, 고르게 유입되는 중이다. 새삼 새로운 연령대를 커버해야 될거라 보지는 않는다.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도 만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론칭 초기부터 중금리 대출이 원활히 이루어질거라 본다.
우린 핀테크 기업으로써 금융사업을 할거다. 비금융주력자로 판단될거라 보지는 않는다. 금융당국이 적절히 판단할거라 본다.
중금리는 기존 P2P업체가 나름 잘 한다고 평가되는데, 토스뱅크만의 차별점은 뭔가.
중금리 대출을 많은 곳에서 하지만, 사실상 금리가 높고 근본적 문제 해결은 아니라고 본다. 중등급자에 맞는 제대로된 개인신용평가모델이 있어야 한다. 이를 하려면 기술이 전제되어야 한다. 제대로된 신용평가 모델을 만든다는 것에서 타기업과 근본적인 방향이 다르다. 결국 한국 금융권 문제는 금리절벽이었다. 저신용등급자는 평가가 제대로 안 되서 최고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누군가는 나서서 적합한 신용대출을 해야한다고 봤다.
사업제휴를 체결한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은 특정 가맹점주가 얼마나 물건을 팔고, 원가와 결제가 얼마나 일어나는지 데이터가 있다. 토스에는 통장거래 내역 데이터가 있다. 대출 과정에서 이용자가 동의한다면 정확한 신용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 본질적인 것을 하려고 한다. 소상공인대출은 해외선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토스뱅크가 중금리 대출을 한다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고객 수는 얼마나 될꺼라 추산하나.
1200만에서 1800만 명이 대상이 될거라 본다. 도소매나 음식점, 이커머스 셀러는 충분히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음에도 평가가 잘 안 되어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경쟁자라 할 수 있는 키움 컨소시엄도 적극적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을 준비 중이다. 어떻게 보나.
인터넷 은행을 만들어 혁신을 하는 취지는 같다. 각자의 미션과 비전이 있다고 본다. 다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고객만족 방법을 찾는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예비인가 신청을 했다. 가능성은 어느정도 퍼센테이지로 생각하나.
그걸 우리가 말하는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혁신을 준비한 만큼 잘 되길 바란다.
은행에서 보안은 생명이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보안은 우리 생존과 관계가 있다. 보안은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쓸지 말지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다. 토스는 법으로 정한 기준보다 훨씬 높은 최고수준의 보안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가 취득한 관련 라이센스는 국내 카드사도 받지 못한 것이다. IT기업 중 최고수준의 인력과 기술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2위 업체에 비해 3배 이상의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지난해엔 정부가 수상하는 정보보호 대상을 받았다. 대기업과 IT기업이 받던 것을 핀테크 스타트업로서는 처음으로 수상한 사례다. 소비자들에게 안전하다는 것을 인지시키며 가려고 한다. 혹여라도 사고가 난다면 당연히 책임진다.
토스는 금융주력자로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지분도 비금융주력자일 때에 비해 높은 편이다. 토스가 금융주력사 신분이면 정부의 인터넷은행 취지와 다르게 간다는 지적이 있다. 케이뱅크의 KT 특혜논란과 같은 이슈가 생길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금융당국의 취지는 경쟁을 통해 혁신과 국민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라 본다. 지분구조는 부차적이다. 판단은 금융당국이 잘 할거다. 금융주력자로 지위를 변경한게 아니라 우린 기업 분류상 원래 금융주력자였다. 매출 상당수도 금융에서 발생한다. 인터넷은행도 은행이다. 은행은 은행법상 구조와 규제가 있다. 주주 구성과는 상관없이 법을 지킨다면 문제없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질거라 본다. 시중은행 중 70%가 해외 자본이다. 그럼에도 문제없는 건 현행법과 금융당국의 규정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지분률이나 주주구성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지주사를 할 계획은 없나.
지주사를 하려면 자산규모 5천억 이상이 되어야 한다. 금융지주회사법 규정에 맞고 지주사가 돼야한다면 못할 이유도 없다. 다만 아직은 말하기에 이르다. 아직 은행업 라이센스도 안 나왔다.
토스뱅크는 과거 고배를 마신 아이뱅크(1세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서 탈락)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당시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대출에 부실우려를 들어 탈락시킨 것으로 안다. 어떻게 차별화할건가.
토스와 우리가 제휴한 파트너사의 데이터로 실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르다고 본다. 언더뱅크드(Underbanked) 계층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 인터넷은행으로 금융서비스도 제공할거다. 모바일 역량은 당연히 갖추어져 있다.
토스와 토스뱅크는 어떤 관계로 가나. 두 개가 섞인다면 장점이 희석될 수도 있다. 또 토스에서 토스뱅크가 우대받는 일이 발생하진 않을까.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토스뱅크 운영사는 별도의 법인과 조직이 될거다. 토스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계속한다. 토스는 중립적 위치에서 미들맨으로 플랫폼 사업을 한다. 토스뱅크는 토스입장에서 다른 은행 파트너와 같은 위치다. 다른 은행보다 좋아야만 토스의 트래픽을 가져가는 구조로 간다. 토스뱅크가 특별 취급이 되지 않을거다. 토스의 비전과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가장 좋은 상품이 소비자에게 가게하는 것이다. 그게 미션이다. 토스뱅크는 그걸 담는 그릇이다.
토스의 큰 장점 중에 하나가 금융을 다루지만, 기존 금융기업과는 다른 업무구조와 문화다. 규모가 커지면 금융 등 다른 영역 인력이 들어오면 기존 인력과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 토스의 강점이었던 벤처DNA가 희석될 수도 있는거다. 이런 문제가 생길 때 어떻게 할건가.
토스나 토스뱅크나 애자일방식의 조직구성과 인재중심 신뢰문화가 바탕이다. 당연히 은행권에서 전문인력도 영입할거다. 다만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대비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다. 은행권의 수십만 명 뱅커 중에 우리와 맞는 인재가 없지는 않을거다. 높은 수준의 혁신을 하는 문화와 조직구조는 그대로 유지할거다. 그걸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뽑겠다.
증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나.
토스뱅크와는 별건으로 하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다른 자리에서 말할 기회가 있을거다. 인력과 자본 등을 갖춰가며 진행 중이다.
인터넷은행으로 허가를 얻는다면, 초기은행장은 누구를 생각하나.
나는 아니다.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