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추싱은 중국 최대 차량 공유 기업으로 대륙을 대표하는 유니콘 기업 중 하나다. 중국 승차공유시장 내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독점적 사업자로 5억500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등록돼 있고 일 3100만 건 이상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공유경제 트랜드를 주도하며 독점적 위치를 점유한 디디추싱이지만, 한동안 위기론이 대두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40억 위안(약 5억8200만 달러)의 실손해를 보는 등 적자경영을 해왔다. 재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안전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적자경영은 예견된 것이었지만, 승객 안전으로 중국 정부가 개입하면서 셰어링 사업 전반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승객과 드라이버가 살해되는 사건으로 안전 이슈가 제기되었다.
디디추싱이 상황을 타개할 반전 카드를 못 내놓는 사이 강력한 대항마가 등장했다.
최근 중국 국영 자동차 기업 3사 중국이치(中国一汽, FAW), 둥펑자동차(东风汽车), 창안자동차(长安汽车)가 주도한 합작 모빌리티 기업 ‘T3’가 설립되었다. T3는 ‘TOP3’란 의미로 이 합작회사를 설립한 자동차 3사를 의미한다. T3는 자동차 3사 외 쑤닝, 알리바바, 텐센트 등 12개 인터넷기업도 이 연합군에 동참했다. 쑤닝 그룹이 17.42% 지분으로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고 3개 자동차 회사는 각각 16.39% 지분으로 2대 주주가 되었다. 자본금은 약 백억위안(한화 1조 6900억 원) 규모.
T3는 디디추싱과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자동차 제조기업이 모체인 만큼 디디추싱의 고르지 못한 차량 품질을 고급형 차량으로 균질화하고, 텐센트 등 협력 인터넷 기업들의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CRM(고객관계관리)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T3는 중국 빠르면 5월말 본사를 둔 난징지역에서 먼저 맞춤형으로 자체 제작한 5천여대 차량에서 서비스를 선보인 뒤 전국 서비스로 확장한다. 카쉐어링 외 향후 자율주행이 가미된 스마트 자동차 서비스까지 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디디추싱이 카카오택시라면 T3는 타다의 모델과 유사하다.
물론 중국 전역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자체차량만으로는 부족하다. T3측은 다른 차량을 통해서도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급형 차량으로 한정하고 서비스 교육을 받은 기사만 운행할 수 있게 할 것이라 부연했다. 특히 서비스의 편리성과 함께 고객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의 카쉐어링 산업 진출은 T3가 처음은 아니다. 상하이자동차(SAIC·上海汽车)와 지리자동차(吉利汽车)는 단독 카쉐어링 서비스를 출시했고, 벤츠, BMW, GM등도 중국에서 카풀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이는 소유에서 공유로 변하는 중국의 트랜드에 맞춘 업계의 전략적 선택이다. 관련 리서치에 따르면, 2030년 중국에서 차량판매와 AS 매출보다 카풀 등 부가 서비스에서의 매출이 더 높아질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2018년 중국 카풀 서비스 산업 규모는 2,301.44억위안(약 38조8,759억원 )규모였다. 이 시장은 여전히 성장세다. 업계에선 2020년 3,699.58억위안(약 62조 4,933억원)을 달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근래 ‘타도 디디’를 천명한 무림맹과 후기지수가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디디추싱(滴滴出行)은 가장 많은 유저 수와 데이터를 보유한 강호 최대 방파다. 2017년 이후 디디추싱과 타 서비스의 카풀 시장 점유율은 10:1 비율로 디디추싱의 천하다. 하지만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디디추싱이 정체된 사이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신규서비스로 향하고 있다.
중국 카쉐어링 산업 동향은 안전사고 이후 정부의 규제가 이전 대비 강해지는 추세다. 아울러 디디추싱이라는 압도적 사업자가 존재하고 중소규모 서비스의 경쟁까지 치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3와 같은 기업이 등장하는 것은 여전히 시장이 크고 상황을 반전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소비자로선 독점 구조보다 경쟁구조에서 얻는 이득이 크다. 전통 자동차 제조업과 인터넷 산업의 결합인 T3가 시장에 어떤 자극을 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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