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루이싱과 텐센트 간 협력의 시작점
지난해 AT(알리바바, 텐센트)의 대리전은 음료업계에서도 이어졌다. 스타벅스의 손을 알리바바가 들어주자 중국 내 스타벅스의 가장 큰 경쟁자인 중국 토종 브랜드 루이싱커피((瑞幸咖啡, Luckin coffee, 이하 루이싱)는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와 손을 잡았다.
루이싱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8년 1월 베이징과 상하이서 시범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이 브랜드는 1년 만인 올해 1월 중국 22개 도시에 2,073개의 매장을 선보였다. 이중 176 개는 배달만을 하는 키친형태의 전문 매장이다.
루이싱은 스타벅스를 연상시키는 제품군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스마트폰 앱 주문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넓혀왔다. 특히 70%가 30대 미만으로 주링허우, 바링허우 등 젊은층에 인기가 높다.
단순히 스타벅스 벤치마킹과 배달로만 어필했다면 현재와 같은 성장은 없었다는 평가다. 루이싱은 스타벅스 바리스타를 대거 스카웃하는 한편 최고급 커피머신을 도입해 제품군을 가다듬었다. 가격은 스타벅스보다 30% 저렴하게 책정했고, 양은 늘렸다.
루이싱이 지난해 판매한 음료는 컵 기준으로 약 8970만 개, 테이크아웃 비율은 2018년 4월 35%에서 12월 61%로 올랐다. 배달 시간은 평균 16분이었다. 루이싱은 그간 이용자를 모으고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왔다. 이를 위해 1년 간 투입된 자금은 8억 위안(약 1300억 원)에 달한다. 35위안 이상 주문시 배달비 무료를 55위안 이상으로 올리는 등 소소한 조정은 있지만, 3~5년 동안은 확장 방침이다. 스타벅스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루이싱커피의 가장 큰 특징은 앱으로만 커피를 주문하는 시스템이 기본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매장에 주문을 받는 직원이 따로 없다. 앱을 통해 주문한 뒤 배달을 받거나 매장에 들러 QR코드 인증을 통해 받아 가거나 매장에 자리를 잡고 마시면 된다. 줄을 설 필요가 없다.
루이싱의 오프라인 전략의 핵심 중 하나는 경쟁 업체가 진입할 수없는 장소에 매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유명 관광지나 박물관, 대학 내 다수의 거점을 열었다. 일례로, 스타벅스가 철수한 자금성에 1099번째 매장을 연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배달과 테이크아웃 위주의 픽업 모델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루이싱의 급성장은 올해 스타벅스와 중국 토종 브랜드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스타벅스는 자타공인 중국 음료시장 지배자다. 수성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영토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중국에서 향후 5년간 매해 600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2022년까지 230 개 도시에서 6,000 개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9월 베타테스트를 거쳐 배달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이는 루이싱을 비롯한 중국 토종브랜드의 성장에 맞대응 전략이다. 특히 루이싱은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루이싱은 중국서 외형적 급성장을 기록 중이지만, 지난해 적자 14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부담도 함께 안고가는 중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상승세는 향후 몇년 간 이어질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에는 2억달러(한화 2250억 원) 규모로 B라운드 투자를 유치하며 실탄도 채우는 중이다. 여기에 인터넷 강자 텐센트와도 손을 잡았다.
루이싱과 텐센트는 전략적 제휴를 맺은 후 ‘온라인 스마트 매장’ 운영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양사는 대륙의 시작페지이라 할 수 있는 위챗 플랫폼을 활용해 O2O 서비스 활성화를 추진중이다. 아울러 루이싱은 텐센트의 결제, 무인배송 등 기술을 매장에 적용중이다.
텐센트와 루이싱의 제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근 광둥성 선전 텐센트 본사 인근에 오픈한 ‘루이싱x텐센트QQ 커피전문점(瑞幸X腾讯QQ的咖啡店)이다.
지난달 25일 개장한 이 카페는 양사의 협력을 나타내는 동시에 오늘날 텐센트를 있게 한 QQ메신저 탄생 20주년을 기념하는 매장이기도 하다. 99년 당시 텐센트의 업무환경을 보여주는 책상 등 다양한 상징물이 카페 곳곳에 숨어있다. 내부 전경을 이미지로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