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무척, 매우, 많이 활동적이며 낯을 가리는 4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넘치는 아이의 에너지를 평소에 부부가 함께 감당하고 있지만, 잦은 남편의 해외 출장이 종종 난관이 된다. 업무와 집안 일 모두가 멈추게 된다.
얼마전 일주일 출장이 예정되어 있던 남편이 안되보였는지 어린이 돌봄 매칭 서비스 예약을 해주고 갔다. 우리 매체에도 몇 번 소개된적이 있는 째깍악어란 서비스였다.
째깍악어는 모바일 앱을 통해 아이돌봄 교사와 부모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어플리케이션으로 원하는 지역, 시간을 입력하고, 교사 프로필 확인 후 원하는 선생님을 선택, 신청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교사 선발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서류를 통해 신원확인 후, 성범죄 이력 조회와 인적성 검사, 면접을 시행한다. 이를 통과한 지원자는 돌봄 역량, 놀이 콘텐츠 교육 등 학습과정을 거쳐야 활동 자격이 주어진다.
부모는 지원한 교사의 프로필을 볼 수 있는데, 앞선 돌봄 리뷰뿐만 아니라 소개영상도 있다. 사진만으로 알 수 없는 선생님의 분위기, 성격 등을 어림짐작으로 파악해 볼 수 있다.
기자의 예약 내용을 보고 두 명의 악어 선생님이 지원했다. 보육 교사 자격증이 있고 육아 경험이 있는 교사와 16살 차이 나는 어린 동생을 엄마처럼 돌봐본 대학원생 교사가 지원해주었다. 아이가 근래 부쩍 낯을 많이 가리는지라 두 선생님의 영상을 보여주고 정하게 했다. 아이가 선택한 것은 대학원생 교사였다. 리뷰에서 ‘공룡소리를 내면서 같이 신나게 놀았다’는 내용이 아이와 맞다고 생각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딱 하나. 아이가 신나게 놀고 낮잠을 푹 자는 것이었다.
아이돌봄 서비스가 진행되는 날, 아이는 처음 본 째깍 선생님을 낯설어했다. ‘역시나 쉽지 않겠다’라고 생각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아이의 관심사를 찾은 교사가 이것저것 말을걸자 아이도 금새 마음을 열었다. 이 아이가 내가 알던 그 부끄럼쟁이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교사는 아이 돌봄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아이의 말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아이의 시점에서 놀아주었다. 아이가 교사와의 놀이에 집중하다보니 서재에서 잡무를 볼 수 있는 시간까지 확보하게 되었다. 배변 시마다 기자를 찾던 아이가 스스로 볼일을 보고 손까지 씻고 왔다. 어린이집에서의 교육 덕분이겠지만 집에서는 못 보던 모습이다. 아이는 보육시간 동안 딱 한번 서재에 있는 기자를 확인한 뒤 다시 돌봄교사와 놀이에 열중했다.
예정된 시간이 다 되어 교사가 갈 시간이 되니 아쉬워 눈물까지 글썽였다. 선생님 손에 아끼던 장난감까지 선물로 쥐어줄 정도였다. 그걸 보고 있자니 아이가 낯가람이 있다는 것은 우리 부부의 착각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서비스 종료 후 교사가 작성한 돌봄 후기는 인상적이었다. 서재에서 소리로만 들어 정확히 어떤 놀이를 하는지 알지는 못 했는데, 후기로 파악을 할 수 있었다.
이 서비스는 부모에게는 시간적 여유를, 아이에게는 온전히 자신에게 맞춰주는 누군가를 찾아준다. 늘 이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집에서 급하게 할 일이 있을 때는 다시 한번 찾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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