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삼성전자 오픈이노베이션은 스타트업 데모데이를 타고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씨랩(C-LAB)’은 최근 몇년 간 주목을 받은 스타트업 상당수를 탄생시키는 산파 역할을 했다. 2012년에 시작된 씨랩에서 6년간 250개 이상의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40개의 프로젝트는 스핀오프(분사창업)를 했다. 스핀오프 1호 기업인 이놈들연구소를 비롯해 웰트, 솔티드벤처, 망고슬래브, 모픽, 에바 등 촉망받는 기술 스타트업이 이 프로그램에서 탄생했다.
씨랩은 지난해부터 ‘씨랩 아웃사이드‘라는 명칭으로 사내를 벗어나 외부 스타트업에도 문호를 개방했다. 지원조건은 스타트업에게 우호적이다. 선발된 스타트업에게 최대 1억원의 사업 지원금,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 전용 업무 공간 및 협업 기회가 제공된다. 지원금은 지분 취득 등이 없는 말 그대로 개발 자금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라는 대기업과의 사업 협력이라는 문도 열려있다. 우수 팀은 CES 등 해외 IT 전시회 출품 지원도 한다. 올해부터는 모바일을 넘어 디스플레이, 라이프스타일, 미래 선행 기술로 선정 분야도 넓혔기에 여러 기술 스타트업이 이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렸다.
올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 ‘C랩 아웃사이드’ 소속의 서큘러스, 소브스, 렛시, 스무디 등 총 4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한 바 있다. 또,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 전시회 ‘MWC 2019’에는 모인, 브이터치, 네오사피엔스 등 총 9개의 스타트업이 전시했다.
26일 우면동 삼성 R&D 캠퍼스에서 씨랩 아웃사이드 팀의 성과를 소개하는 첫 데모데이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프로그램 졸업팀 10개팀의 서비스 소개와 현황 발표, 인터뷰 형식의 패널토론, 그리고 신규 선정된 18개 팀이 소개되었다.
삼성전자 CE 부문 대표이사 겸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김현석 사장은 “이젠 기술의 혁신만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어렵다. 소비자 만족은 결코 포화되지 않는다. 스타트업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빠르게 포착해 새로운 솔루션을 찾는데 적합하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조력자가 되겠다. 씨랩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벤처업계를 대표하는 유니콘, 데카콘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리서치 조승환 부사장은 환영사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는 이전과는 다른 성공 방식으로 가고 있다. 이러한 고민은 삼성전자도 하고 있지만 스타트업도 가지고 있을것”이라며, “씨랩아웃사이드는 같은 고민을 하는 스타트업과 삼성전자가 협력하는 프로그램이다. 혁신과 도전을 함께하는 생태계 구축이 이루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졸업기수로 이날 IR을 진행한 문관균 에그번에듀케이션 대표는 “스타트업의 알파와 오메가는 성장이다. 이 프로그램에 오기 전에도 어느정도 성장은 있었지만, 적자회사였고 성장률도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1년간 있으면서 세 배 이상 매출이 증가해 흑자회사가 되었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씨랩이 컨설턴트 역할을 해줬다. 성장 고민을 하니 그로스 프로그램을, 미국과 일본에 국한된 매출을 고민하니 베트남까지 확산시키는 것에 매개체 역할을 해줬다.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 것이 좋았다”고 평했다.
에그번에듀케이션은 자연어 처리기술 기반 인공지능 챗봇을 통해 언어를 가르쳐주는 AI튜터봇을 개발하고 있다. AI 봇이 언어 학습자와 대화를 하면서 배운 내용을 복습할 수 있도록 하고, 대화를 분석하여 문법, 단어 등의 오류에 적절한 피드백을 전달하거나 적합한 학습 컨텐츠를 추천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가능하며, 스마트기기를 통해 제약없이 학습할 수 있다.
프로그램 졸업기업 최예진 두브레인 대표는 “두브레인은 봉사활동에서 시작된 조직이라 부족한게 많았는데 삼성전자를 만나서 비즈니스 조직이 되었다. 과거 두브레인에 대한 정의는 팀원 모두가 달랐다. 하지만 기획스쿨 멘토링을 통해 각각 존재하던 회사가 하나의 브랜드 스토리가 되었다.”며 “이를 발판으로 4000여 개 스타트업이 참석한 스타트업 이벤트 슬러시에서 세계 3대 유망 벤처기업에 선정되었다”고 말했다.
AI 기반 유아 인지발달 솔루션을 개발하는 ‘두브레인’은 삼성전자에서 지원금 1억원을 받아 AI 개발 인력과 발달장애 치료 전문가 등 인력을 추가로 채용했고, 콘텐츠도 강화했다. 2월 정식으로 선보인 애플리케이션은 누적 다운로드 31만건 이상을 기록했고,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추가로 판매 채널도 만들었다. 또, 삼성전자 사회공헌단의 지원으로 교육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 두브레인은 지난 6월 캄보디아에서 삼성전자 임직원들과 현지 아동 300여명에게 태블릿으로 인지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시범 교육도 진행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 8월부터 진행된 ‘씨랩 아웃사이드’ 공모전에서 최종선발된 18개 신규 스타트업을 공개했다. 37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18개 스타트업은 AI·라이프스타일·VR/AR·헬스케어·영상기술 등 사업분야가 다양하다.
주요 스타트업은 K-Pop 댄스를 배우려는 일반인에게 1:1 온라인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카운터컬처컴퍼니’, 고양이용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골골송작곡가’, 자연어처리 기반으로 방대한 지문을 읽고 질문에 답하는 기계독해 플랫폼을 만든 ‘포티투마루’, 스마트폰 키보드를 캐릭터나 연예인으로 꾸밀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비트바이트’, 효과적인 대학 수업을 위한 학습관리 솔루션을 개발한 ‘클라썸’ 등이다. 특히, 대학생 창업 스타트업인 ‘클라썸’이 개발한 솔루션은 이미 일부 대학에서 활용되고 있다. ‘클라썸’은 ‘C랩 아웃사이드’ 지원을 통해 개발하고 있는 솔루션에 AI를 접목시켜 기업과 개인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편, 데모데이에서는 IR기업 포함 20개 스타트업들이 전시를 통해 그동안의 성과를 선보이고, 투자 유치에 나섰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스파크랩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 디캠프 등 영향력있는 스타트업 투자사 관계자 약 60명이 참석했다.
이하 씨랩아웃사이드 데모데이 IR기업 10개사(발표순)
픽셀디스플레이
모바일로 손쉽게 안구검사를 할 수 있는 AI 플랫폼 ‘키즈옵터’ 개발사이다. 스마트폰으로 생후 6개월이면 누구나 검사가 가능하며, 2회 촬영으로 근시, 난시, 약시 등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의료기기 허가 및 미국 FDA 승인 등 의료용 소프트웨어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회사는 국내를 넘어 인도 검안 시장도 노리고 있다.
써큘러스
서큘러스는 사용자와 감성적으로 교감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반려로봇인 ‘파이보’를 개발하고 있다.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과 음성/감정인식과 같은 인터랙션 기술을 통해 사용자와 교감하는 지능화된 로봇 디바이스와 함께, 웹 기반의 서비스 개발환경을 제공하여 다양한 서비스 제공자들이 손쉽게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비플렉스
비플렉스(Beflex)는 독자적인 바이오메카닉스(biomechanics) 기술을 활용해 러닝(running) 중 인체 변화를 감지하고 분석하는 ‘바이오메크엔진(BiomechEngine)’을 개발하고 있다. 비플렉스의 칩이 장착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사용하면 운동 중 보폭이나 고개의 각도 변화, 좌우 균형, 발이 벌어진 각도, 부상 위험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브이터치
브이터치는 제스처 인식 기반의 원거리 물체 가상 터치 기술 개발사이다. 그간 차량용 가상터치 기술, 스마트홈용 가상터치 기술을 선보여왔다.
피트
피트는 운동자가 자신의 체력수준에 최적화된 운동시간과 강도로 운동 량을 유지 또는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운동검사 알고리즘 및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병원에서 고가의 전문 장비를 통해서만 가능했던 운동검사를 피트니스 센터 운동기구와 개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쉽게 진행하면서 전문성있는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고 운동검사 데이터를 대사성질환 예방 등 사전 건강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스무디
영상·음성·문자 채팅을 동시에 지원하는 다자간 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무디’는 삼성전자에서 AR 이모지 기술을 지원받아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젊은 세대에 맞는 차세대 영상 커뮤니케이션 애플리케이션 ‘스무디’를 갤럭시 스토어에 등록했다.
체인파트너스
체인파트너스는 암호화폐 결제기술을 개발하여 실물경제와 크립토 경제를 연결하고 있다. 기존 서비스들은 복잡한 절차와 낮은 범용성으로 사용이 어려웠으나, 체인파트너스의 코인덕은 QR코드 스캔의 간편한 이용방식과 다양한 전자지갑도 이용 가능한 개방형 설계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러한 차별화를 통해 누적 가맹점 1000여개를 넘기고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에그번에듀케이션
에그번에듀케이션은 자연어 처리기술 기반 인공지능 챗봇을 통해 언어를 가르쳐주는 AI튜터봇을 개발하고 있다. AI 봇이 언어 학습자와 대화를 하면서 배운 내용을 복습할 수 있도록 하고, 대화를 분석하여 문법, 단어 등의 오류에 적절한 피드백을 전달하거나 적합한 학습 컨텐츠를 추천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가능하며, 스마트기기를 통해 제약없이 학습할 수 있다.
트래블플랜
AI 기반 여행 관련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트래블플랜’은 삼성전자의 문자메시지 기술인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를 통해 스마트폰에서 여행 상품 검색과 예약 챗봇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두브레인
두브레인은 의학전문가, AI 전문가 등 인력으로 구성된 스타트업이다. 전세계 아동 6명 중 1명은 발달 지연을 경험하지만, 높은 비용과 접근성의 한계로 90%가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인지연령 7세 이하 아이들을 위한 인공지능 기반 모바일 발달진단솔루션과 인지발달 프로그램을 개발, 스마트폰을 통해 쉽고 빠르고 합리적으로 인지발달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올해 C랩 아웃사이드 공모전에서 최종선발된 18개 신규 스타트업을 대표해 글라썸 이채린 대표가 발언을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