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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영화관이 아니라 온라인 OTT에서 개봉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이후 중국에서 대중이 모이는 시설에 대한 집합 금지 명령이 내려지고 사회적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며 대중의 동선이 이전과 달라졌다.

이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곳이 중국 영화관 산업니다. 대륙 전역의 극장이 수개월 간 문을 닫았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따라 극장 업계의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이 하락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시선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OTT(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등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은 급증하는 트래픽으로 활황기를 구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 내에서 서비스되는 스트리밍 플랫폼 일일 활성 사용자 수와 총 방문 횟수가 전년대비 증가했다. 업계 조사기관인 퀘스트모바일에 따르면, 춘절 연휴 동안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방문자가 하루 평균 3억1000만 명을 기록해 지난해 춘제 연휴에 비해 7.3% 증가했다.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의 트래픽 주역인 시트콤, 드라마 시리즈물은 전년 동기 대비 9% 트래픽이 증가했다. 1~3월 상반기 3개월 동안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에 신규 오픈한 전체 영상 중 시리즈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3%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포인트나 증가했다.

영화관이 폐쇄되며 오프라인 개봉을 포기하고 온라인에서만 공개되는 신작들이 늘어나면서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은 이전보다 더욱 분주해졌다. 박스오피스 조사 업체 마오얀의 보고서에 따르면, 춘절 연휴 기간 동안 온라인에서만 개봉된 26편의 영화 하루 평균 시청률은 전년 대비 100%나 상승했다.

1월 24일 공개된 ‘로스트 인 러시아’는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온라인 개봉으로 방향을 바꾼 최초의 장편 영화였다. 이 영화는 바이트댄스가 6억3000만 위안(8896만 달러)에 판권을 구입해 틱톡, 투타오 등 자사 플랫폼에서 무료로 제공되었다. 이 영화는 3일 만에 시청 수 6억 건을 돌파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뒤를이어 견자단이 주연으로 나온 리메이크 영화 ‘비룡과강’과 ‘더 위너스’ 등 영화들도 온라인으로 상영관을 옮겨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개봉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 영화 제작자들에게는 돌파구가 되었지만, 영화관 운영사들에게는 또다른 악재가 되었다.

중국 전역에 22개의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는 몐양 중환 문화 커뮤니케이션의 왕정 총지배인은 “제작사들이 영화관에서 개봉 일정을 철회하고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영화관 산업은 이중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기대작들이 온라인에서 상영되고 있기에 극장이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모객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총지배인은 “현재 상영관의 수입은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는 계속 지출되야 하기에 다수의 영화관이 고사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몐양 중환 문화 커뮤니케이션처럼 영화관 운영 사업을 펼치고 있는 다수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열외없이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최대 영화관 체인인 완다필름의 1분기 손실은 6억 위안(약 1036억 원)에 달했다. 화이브라더스도 1억 4300만 위안(247억 원), 관저우 진이 미디어는 1억5300만 위안(264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 웹사이트에서 트래픽은 돈을 의미한다. 중국 OTT 플랫폼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콘텐츠 구독 모델도 있지만, 게임사와 이커머스 기업의 광고이다. 사용자가 몰리면 플랫폼은 더 많은 광고주와 파트너를 끌어들일 수 있다.

중국 영상 플랫폼 빅3라고 할 수 있는 텐센트, 아이치이, 유쿠는 공식적으로 1분기 실적 자료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빅3 플랫폼의 1분기 수익 증가는 기정 사실이다. 분기 실적이 공개된 망고TV가 전년 동기 대비 17.24% 증가한 4억9000만 위안(845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빅3의 수익은 이를 한참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상 플랫폼들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시청자를 더 유입시키는 한편 이탈을 막기 위해, VR 등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재미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일례로, 중국판 프렌즈라고 할 수 있는 시트콤 ‘애정공우(爱情公寓)’의 경우 VR을 적용해 시청자들이 출연자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세트를 둘러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아울러 에피소드에 시청자가 참여해 다른 결말을 볼 수 있게 하는 게임적 요소를 가미해 락인효과를 노리고 있다.

한편 OTT 시리즈물이 인기를 얻으며 TV 방영물만 검토되던 어워드도 입장을 바꿨다. 중국 최고 TV 드라마를 시상하는 비천장(中国电视剧飞天奖) 측은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방영된 우수작도 시상할 계획이라 밝혔다. 웹드라마가 시상 대상으로 검토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모든 웹 시리즈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주최 측은 방영 플랫폼을 떠나 모든 후보작은 TV 방송 허가 기준에 부합되는 것이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는 웹 시리즈 제작사들과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에게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읽히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현장 중심으로 취재하며, 최신 창업 트렌드와 기술 혁신의 흐름을 분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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