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인생은 더 길어졌고, 정년은 더 짧아졌다. 이런 시대에 창업은 누구나, 언젠가는 꼭 해야만 하는 인생의 과정이 되고 있다. 평생 한 번은 창업을 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정부가 올해 4월 발표한 ‘2019년 창업기업실태조사’를 보면, 2017년말 기준, 국내 창업기업은 총 174만8000개로, 이들 창업기업이 창출한 고용인원은 총 290만명, 매출액은 총 705조 5000억원에 달한다. 2015년말 기준 172만2000개였던 창업기업은 2016년말 기준 173만4000개, 2017년말 기준 174만8천개로, 2015년~2017년 동안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기업의 성장단계(업력)별 현황을 살펴보면, 창업 3년 이내의 초기기업이 전체 창업기업의 60.4%, 71.8%가 처음으로 창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스쳐 지나가버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잡아내 내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리고 누구는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성장하고, 누구는 생존에 목숨 거는 단계를 벗어나지 못할까?
많은 벤처캐피털(VC)이 스타트업의 IR 피칭을 ‘소개팅’에 비유한다. 소개팅의 목적이 두 번째 만남을 이끌어내는 것이듯,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한 스타트업도 같은 목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든 고객이든 ‘나를 한 번 더 보고 싶게’ 해야 스타트업은 살아남을 수 있다.
신간 ‘창업가의 생각노트(박지영 저, 가나출판사)’는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있는 국내외 스타트업의 기획법을 담았다. 아이디어가 비즈니스로 가는 과정을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한 것이다.
액셀러레이터로 활동하며 수백 팀의 창업가들을 만나온 저자는 국내외 스타트업들의 초기 기획서, IR 피칭 자료들을 분석하고, 기획서 이면에 있을 비하인드 스토리, 고민 지점, 행간의 숨은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창업가와 액셀러레이터, VC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인터뷰했다. 창업가들의 아이디어 발상법부터 프레젠테이션 기법까지 꼼꼼히 분석해 ‘어떻게 하면 나의 비즈니스를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 책의 목차는 스타트업의 사업 기획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리고 데모데이에서 흔히 볼 수 잇는 스타트업 IR의 정형화된 순서이기도 하다.
문제 인식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인가?”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 기회가 있다. 이 세상 누군가의 불편함 또는 문제를 찾아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나 좋은 비즈니스를 만든다. 해결하는 문제가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big problem’이며 ‘꼭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해결책 “MVP(최소가능제품)를 통해 시장을 검증하라”
“엄청난 아이디어야! 이렇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라고 만족할 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솔루션은 검증되기 전까지는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무작정 투자자를 찾아 나서기보다 베타 버전의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 또는 시제품 제작을 통해 목표시장의 고객 반응을 테스트한 후, 더 좋은 해결책을 마련하고 오류를 수정해나가야 한다.
시장잠재력 “시장의 흐름을 읽어 가치 혁신이 일어나는 시점 잡기”
기존 시장인 레드오션에서 경쟁사들과 함께 치열하게 싸우기 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때, 고객들에게는 문제점인데 시장에는 이를 위한 서비스가 없는 바로 그 때가 유니콘이 탄생하는 타이밍이다. 즉 주변의 반대에 부딪히는 그 시점이 스타트업들에게 ‘골든 타임(Golden Time)’이 될 수도 있다. 좋은 타이밍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면 ‘해결하려는 문제에 대하여 시장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가?’, ‘이 비즈니스는 성장하는 시장에 있는가?’,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서비스인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봐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작성해보자. 9가지 핵심 요소인 ‘고객 세그먼트, 가치 제안, 채널, 고객 관계, 수익원, 핵심 자원, 핵심 활동, 핵심 파트너십, 비용 구조’를 떠올리며 스토리를 만들다 보면 비즈니스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다.
경쟁 우위 “나의 핵심역량은 무엇인가?”
경쟁사와 비교하여 독특하고 차별적인 고객가치를 발견함으로써 탁월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나타나는 시대에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창업가들은 늘 ‘우리가 선택한 시장에서 우리 회사는 경쟁사에 비해 어떤 우월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성장 전략 “스타트업이 영향력을 확장하는 법”
처음에는 틈새시장, 즉 거점시장에서 시작하지만 이후에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과 계획이 있어야 한다. 사업 확장 전략은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스타트업 투자자들은 당장의 현금 흐름보다는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이다. 사업 확장 목표와 비전은 직원들에게도 열정의 원동력이 된다.
팀 역량과 미션 “꾸준히 해나가는 힘”
많은 투자자들이 스타트업 초기 투자 시 고려하는 요소 1순위를 ‘창업가와 팀’이라고 말한다. ‘우리 비즈니스가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가슴에 품고,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끈기와 도전정신을 가진 팀은 투자자와 고객을 감동시킨다.
이외 책에는 초보 창업가들이 케이스 스터디를 할 수 있도록, 에어비앤비, 우버, 고젝, 프론트, 샤잠, 핀터레스트, 오요룸즈, 비비노, 집카, 메이투안 등 해외의 유니콘들과 마이리얼트립, 캐치잇플레이, 잔디, 자란다, 센트비, 왓챠, 펄핏, 다자요, 디프트, 당신의과수원, 티킷, 핸디즈, 단비코리아, 루북, 슬라운드, 딥센트, 이너보틀, 옷딜, 엔씽, 컨텍 같은 주목받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초기 피치덱을 모았다.
특별한 사람만이 창업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언제든 탁월한 비즈니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 책은 누구나 살면서 하나씩은 가질 법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사업화시킬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론을 담고 있다. 저자는 ‘시장의 흐름을 예민하게 보고 있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창업가가 될 수 있다. 각자 마음속에 품고 있는 창업가의 유전자를 깨우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의 저자 박지영은 SK그룹, 삼성물산에서 신도시 개발 사업, 해외 투자 사업을 진행했고, 중국계 스타트업 레드로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허브팀 팀장으로 글로벌 콘텐츠 발굴, 초기 스타트업 투자 사업을 담당했다. 현재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센터 팀장으로서, 마루180에서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 발굴과 액셀러레이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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