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디자인 산책, 명품 디자인 탄생 배경 그 수수께끼 답을 찾다
디자이너들에게 “만약, 어느 나라로 디자인 여행을 떠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가장 선호할 것 같은 나라는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손꼽히지 싶다. 굳이 디자인에 관심이 깊지 않은 이들에게도 이탈리아나 프랑스는 패션과 디자인 두 개의 키워드가 직결될 만큼 아주 매력적인 곳이기 때문에 여행 버킷리스트에 꼭 오르내리곤 한다.
예술을 사랑한 도시국가 로마에 뿌리는 둔 이탈리아의 디자인은 무형식의 규범이라는 말이 있다. 디자이너 개인의 강한 에너지 속에서도 정통이라는 규범이 엿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이탈리아만의 강렬한 색채와 그속에서 빛나는 그들만의 예술적 면면을 재미있게 발견하고 싶지 않은가?
이탈리아는 다양한 소재와 기술력으로 명품을 잘 만들어 내는 나라이고 이탈리아 기업들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최고의 디자인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이러한 이탈리아 기업과 함께 한다는 강한 디자인 자긍심을 피력한 스테파노 조반노니의 말이 무색하지 않는 디자인 강국 이탈리아.
가구, 패션, 자동차, 조명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명품 디자인을 창조해 내며 세계 디자인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이탈리아 디자인의 진면목을 살펴 볼 수 있는 훌륭한 책 한 권을 읽고 그 소소한 느낌을 풀어 본다.
<이탈리아 디자인 산책>은 출판사 ‘나무: 수’가 내 놓은 디자인 산책 시리즈 중 핀란드 디자인 산책, 런던 디자인 산책에 이은 세번째 이야기이다.
저자인 임종애 님은 이탈리아 디자인 대학원 도무스 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이탈리아는 어떻게 전 세계가 원하는 디자인을 하고 그 역사와 전통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해 했고 또한 탐구욕이 강한 디자인학도였음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다.
<이탈리아 디자인 산책>은 저자의 그런 탐구욕이 바탕이 되어 도무스를 수학하던 시절 은사였던 세계적인 디자이너 ‘마시모 모로치’를 비롯, 이탈리아 주방명품 알레시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스테파노 조반노니 등 이탈리아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하고, 이탈리아 곳곳을 직접 누비며 이탈리아 디자인의 근원이 무엇인지 그 답을 찾아 엮어 낸 소중한 한 권의 책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디자인 산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스테파니 조반노니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하여 1부는 삶을 즐기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탈리아 디자인이 지금과 같이 확고한 입지를 갖추게 된 근본적인 모토가 되었음을 조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장인정신과 창조력 이야기로 이탈리아 디자인과 디자이너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조명하며 이탈리아 디자인의 역사와 전통이 오늘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풀어 내고 있다.
3부에서는 감각적인 색채의 도시 이야기를 통해 이탈리아 디자인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가며 이탈리아 디자인의 가치를 재해석 해보는 과정을 통해 전통성과 그들만의 문화 진열방식을 통해 이탈리아 디자인의 명품 인식이 형성된 배경을 조명한다.
해마다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전체적인 조망부터 세계적인 디자이너 한 명 한 명의 인터뷰가지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싶은 만큼 알찬 구성이 책을 펼치는 순간 놓치 못하게 만든다. 이탈리아 명품 디자인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통로가 되어 주는 것 같다.
저자는 이탈리언의 삶 속에 동화되어 그들과 함께 호흡하며 이탈리아 디자인의 진정한 가치와 매력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설렘 가득한 감성으로 우리에게 속삭이고 있다. 또한, 곳곳을 직접 누비면서 포장되지 않은, 소박하면서도 화려함이 녹아 있는 이탈리아 디자인 본연 그대로의 느낌을 전하고 있어 이탈리아 디자인에 대해 더 깊은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이탈리아 디자인 산책>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지금까지 명품 백, 축구 강국, 페라리 같은 슈퍼카의 본고장 같은 막연한 동경만 앞세웠던 스스로의 선입견에 부끄럼을 느끼게 했다. 이 책을 통해 죽기 전에 꼭 한번 다녀오고 싶은 나라 이탈리아를 새롭게 이해했고, 머지 않아 이탈리아로 디자인 투어를 떠날 때, 더 알차고 의미있는 경험의 수확을 거둘 수 있도록 디자인 산책 가이드를 제공하기도 했다.
만인이 동경하는 명품 디자인은 하루 아침에 결코 만들어 질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하나의 명품이 탄생하기 까지는 대를 이어 숱한 연구와 노력을 통해 발전시켜 온 장인들의 숨은 노력과 땀, 뜨거운 열정이 베여 있음을 실감케 한다.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라면 이론적 학문 연구만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다양한 문화와 디자인을 경험하고 견문을 넓히는 과정이다. 수 십권의 쇼케이스를 담은 포트폴리오북을 보며 느끼고 배우는 것과 달리 현실 공간에서 실제로 보고 만지며 오감을 통해 얻는 디자인 영감은 그 차원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도 지인들과 후배들에게 여건이 여유치 않더라도 자신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보고 느끼고 경험하라고 조언한다. 그것은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경제적 손실이 아니라, 돈으로 환산 할 수 있는 더 큰 깨달음과 배움 그리고 경험의 수확을 거둘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환경이 그러한 열망마저도 허락치 않는다면 저자가 직접 발품을 팔며 미처 볼 수 없었고, 접하기 조차 어려운 경험들을 소중하게 담아 내놓은 <이탈리아 디자인 산책>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간접적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면서 예비 디자이너들이 이탈리아 디자인에 신선한 영감을 구하고 창의본능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을 찾게 되길 기대해 본다.
[divide]
출처원문 : 이탈리아 디자인 산책, 명품 디자인 탄생 배경 그 수수께끼 답을 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