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UP 2020] 김슬아 컬리 대표 “돈은 조직과 고객에 써야 한다”
글로벌 스타트업 이벤트 ‘컴업(COMEUP) 2020‘을 하루 앞둔 18일 저녁 7시 컴업 조직위원회 민간위원장인 컬리 김슬아 대표와 행사 사전등록자인 스타트업 대표들이 만나는 소통의 자리가 마련되었다.
컴업 2020은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개최되는 온라인 중심 행사로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를 표방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주요 스타트업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 개최되는 상황이기에 기획단계부터 온라인·비대면 중심으로 준비되어 왔다. 컴업 2020에선 코로나19로 인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둘러싼 산업과 삶의 변화가 논의된다. 인공지능, 디지털 헬스케어 등 12개 분야 학술대회와 ‘인공지능 챔피언십’, ‘도전 케이(K)-스타트업 왕중왕전’ 등 7개 특별행사도 함께 개최된다.
18일 소통의 자리에는 접수 완료한 5,600여명(16일 기준) 중 스타트업을 직접 경영하고 있는 대표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했고, 현장참석이 가능한 12명의 청년 스타트업 대표가 자리했다.
김슬아 대표는 조직위원장 입장에서 컴업의 기획의도와 함께 지난 5년 간 사업을 진행하며 겪은 경험을 이야기 했다.
김 대표는 “오늘 이 자리는 대면의 힘을 믿어서 마련했다.”며 “컴업 2020은 스타트업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다. 코로나19 위기는 스타트업의 장점이 발휘되는 시기가 될 수 있다. 스타트업 특유의 도전 정신, 해내고야 마는 정신이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가꾸어 나가는 동력이 된다고 본다. 스타트업이 컴업2020을 통해 용기와 비즈니스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깜짝만남‘은 조직위가 컴업 2020의 행사취지를 스타트업에게 직접 전달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지만, 스타트업 대표들이 유니콘 기업을 목전에 둔 선배 스타트업에게 기업 성장과정 경험과 노하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벤처 투자심리가 급감하는 상태에서도 컬리는 올해 2,000억 규모 시리즈 E 투자 유치(누적 4,200억 원)를 하는 등 준 유니콘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슬아 대표는 시장 진입 전략에 대한 질문에 “사업을 하며 멋있는 전략을 세운적은 없다. 전략보다는 문제정의를 하고 문제를 제대로 푸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문제는 품질만족이었다. 그전까지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경험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컬리는 온라인에서 경험을 좋게 하는 것을 잘게 쪼개서 고민하고 하나씩 풀어 나갔다. 그 과정에서 해야만 했던 것이 ‘새벽 배송’이었다. 고객만족이라는 대명제를 세우고 매일매일 작은 문제를 풀어가다보니 그게 쌓여서 차별화가 되었다. 조직이 커지면 커질수록 집중도가 높아야 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게 진짜 혁신이고 가장 좋은 전략이다. 그렇게 하면 무조건 경쟁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규제로 인한 사업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김슬아 대표는 “규제는 어느 분야에나 있다. 해결하는 방법은 규제를 배우고, 그게 안되면 사업모델을 고치는 방법밖에 없다. 정부와 싸우려고 사업하는 것이 아니면 바뀔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다른 기회를 찾아야 한다. 우리도 초창기는 잘 몰라서 실수도 많이했고 곤혹스런 경우도 있었다. 그럴때마다 빠르게 대응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어 새벽에 일하는 노동자의 처우와 관련된 질문에 김 대표는 “우리는 사회적 통념에 맞게 일을 제공하고 보상을 한다. 우리나라는 전체 식품 유통 전체가 새벽에 돌아간다. 그 시장에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적절한 보상을 못 받는게 현실이다. 그들은 고정적인 일을 원하고 예측가능한 소득을 올리길 원한다. 그래서 우린 업계 최초로 고정급제를 취했다. 처음에는 손해가 컸지마 지금은 균형이 맞춰지고 있다. 이러한 수요자들의 니즈를 잘 풀어가는 것도 비즈니스 모델이다.”고 말했다.
조직문화, 인사와 관련된 질문에 김 대표는 “마켓컬리에서 MD는 중요한 파트다. 컬리 내에서 리텐션이 가장 좋은 조직이 MD파트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사업을 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테크니컬 스킬 보유자보다 사업가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다 내가 면접해서 채용을 결정했다. 5년 전 창업시 함께했던 MD가 지금도 함께한다. 자유도도 충분히 부여한다. 그런 사람들은 내버려둬도 잘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사람이 업을 대할 때 다르게 일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고 본다. 컬리는 직원이 그런 욕구가 있는지 본다. MD처럼 내가 모든 직원을 고용할 수 없기에 그런 리더를 영입하고 그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뽑게 유도한다. OKR이나 성과보상 제도 등 시스템도 있지만, 회사가 잘 되는 방향으로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해 칭찬하는 문화도 있다. 그게 쌓이며 조직의 힘이 된다.며 “작은 혁신을 매일하는 조직 문화와 팀워크가 필요하다. 이상적으로, 교과적으로 사업을 해도 망하는 것이 더 많은게 스타트업이다. 망하고 망하지 않고 차이는 실행에 달려있다. 그걸 매일 하는 것, 규모가 커져도 작은회사처럼 빠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케일업 단계에서 주의할 점에 대해 김 대표는 “준비를 적게하면 당연히 문제가 되지만, 준비를 많이해도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거다. 확실한 건 투자를 받고 조직이 커지더라도 돈은 아끼는 걸 추천한다. 이정도는 써도 되겠지란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 우린 투자 받았다고 낡은 의자, 책상 안 바꿨다. 실제로 사업에 도움이 되거나 영업에 도움이 되거나 조직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의사 결정할 때 조직을 위한 투자인지 소비자를 위한 투자인지 검토하고 그게 아니면 안 쓰는게 좋다.”고 조언하며, “고객이 떠나는 순간은 문제가 해결 안 됐을 때다. 다시 그 고객을 데려오는 건 무척 힘들다. 스타트업은 사람을 뽑기 힘들다는 이야길 많이 한다. 초기 기업은 높은 연봉을 주고 인재를 데려오기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잘 못 뽑아서 문제지, 잘 뽑으면 연봉보다 더 잘 한다. 좋은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삼고초려를 하든 돈을 많이 쓰든 데려와야 한다.” 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편 김슬아 대표는 19일 컴업 2020 개막식서 키노트 연사로 나선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극복해 가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분야별로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선배 창업가 입장에서 후배 창업가에게 조언하는 ‘선배 창업자 간담회’에도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