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협 토론회 개최 “구글 인앱결제 정책…콘텐츠 산업 미래가치 축소 우려”
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20일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정책 확대에 따른 콘텐츠 산업의 피해 추정 및 대응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온라인 생중계 된 이날 토론회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정책 확대가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전반적 영향과 경제적 피해 규모를 추정한 후, 각 계 전문가와 함께 문화 산업적·법적 관점 등에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첫 발제는 신영수 교수(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가 ‘구글의 수수료 및 인앱결제 정책 변화에 대한 공정거래법적 검토’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먼저 “30% 수수료는 시장가격이다”, “수수료는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 등의 구글 측 주장들을 분석하고 반박했다. 또한, 이번 정책변경이 공정거래법상 금지행위에 적용될 수 있으며, 약관규제법 상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과 ‘고객이 제3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 등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유병준 교수(서울대 경영대학)는 ‘구글 플레이 앱 수수료 인상에 따른 인터넷 콘텐츠 산업의 피해 추정 및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유 교수는 앱 통행세가 적용될 콘텐츠 산업의 거래액 등을 토대로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2021년 콘텐츠 산업은 연간 약 2조 1,127억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며, 이미 30%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는 앱스토어까지 고려한다면 총 3억 5,838억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2조 9,408억원의 생산 감소 효과와 18,220명의 총 노동 감소효과가 추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이에 콘텐츠 산업 보호를 위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며, 공급자‧소비자‧콘텐츠 산업‧사회적 효익 관점에서 구글이 수수료를 인하할 것을 제언했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황승흠 교수(국민대 법과대학)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정책 확대와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황 교수는 “인앱결제 강제정책의 확대로 콘텐츠 산업의 미래가치가 점차 축소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도 점차적으로 붕괴될 것”이라며 “콘텐츠 산업의 미래가치 확보를 위해서는 콘텐츠사업자에 특정 비즈니스 모델을 강요하지 않아야 하며, 수수료 부과 수준을 기간에 따라 단계별로 차등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회는 황창근 교수(홍익대 법과대학)가 좌장을 맡았고, 김동희 선임연구원(한국저작권위원회), 김현경 교수(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유재진 국장(한국음반산업협회), 정지연 사무총장(한국소비자연맹), 권헌영 교수(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오영석 글 작가(웹툰, 「독고」) 가 참여했다.
김동희 선임연구원은 “음원 전송서비스는 서비스사업자의 매출액 30~35%로 10%의 네트워크 유지비용과 현행 10~15%의 결제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고, 영상물 전송서비스의 경우 콘텐츠 수급비용과 네트워크 유지비용이 총 매출액의 70% 가까이 된다”며 “수수료를 30%로 인상할 경우, 사업자의 이익이 저해되고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어 결국 저작권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현경 교수는 “인앱결제 수수료는 국내 중소기업에게 영향을 끼치고, 이용자에게 비용 등이 전가될 수 있어 단순히 사적 계약의 영역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공정 경쟁을 독려해야 할 정부가 적절한 역할을 해야 하고, 정부의 역할에 대한 (국민·시장의)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영석 작가는 “우리나라 안에서 많은 콘텐츠가 생성되고 시장이 형성되어야 작가들도 양성되고 성장할 수 있는데, 과도한 수수료 부과로 그런 환경 조성이 어려워진다”며 “국회에서 인앱결제 방지법이 조속히 통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재진 국장은 음악산업계 이외 다른 콘텐츠 산업의 경우 앱 개발자‧콘텐츠 생산자의 이윤 압착 등을 야기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만약 서비스사업자가 전체 매출액 중 앱 마켓 수수료를 제외한 매출액 기준으로 사용료를 지급할 경우 30% 가량의 손해가 아티스트에 전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연 사무총장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84%가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 30% 인상이 과도하다 느낀다”며 “앱마켓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야 하며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권헌영 교수는 “현재 이 문제를 논의하면서 과학적인 근거 없이 논의하는 것이 문제를 흐지부지하게 만들지 않을지 우려 된다”며 “정부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데이터 축적을 해두어야 하고, 필요한 상황에서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인기협 박성호 사무총장은 “인터넷과 플랫폼이라는 자율적 도구는 그 효율성을 발휘하여 건강한 앱 생태계를 구축하고, 창작자와 소비자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공개되는 자료와 의견들을 통해, 인앱결제 강제정책의 확대를 전면 재검토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